티스토리 뷰

반응형


▲ 독일, 스위스전 3-3 무승부

▲ 독일, 최근 8경기 연속 실점 허용

▲ 독일, 월드컵 직후 21경기 27실점, 경기당 평균 1.28실점


전차군단 독일이 여전히 수비 불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가운데 스위스에 3실점을 내주면서 무승부를 거두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독일이 14일 오전 3시 45분 쾰른에 위치한 라인 에네르기 슈타디온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2020-21시즌 UEFA 네이션스리그 A시드 그룹4 조별 리그 네 번째 경기에서 3-3 무승부를 거뒀다. 이와 함께 독일은 1승 3무로 조 1위 탈환에 실패했고, 오히려 3위 우크라이나와 승점이 동률이 됐다.


이 경기에서 독일은 4-2-3-1 대형을 들고 나왔다. 티모 베르너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고, 레온 고레츠카를 중심으로 세르주 그나브리와 카이 하베르츠가 좌우에 위치하며 2선에서 공격 지원에 나섰다. 토니 크로스와 조슈아 키미히가 더블 볼란치를 형성했고, 로빈 고젠스와 루카스 클로스터만이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으며, 안토니오 뤼디거와 마티아스 긴터가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췄다. 골문은 주장 마누엘 노이어가 지켰다.


독일은 이전 경기들에서 스리백을 활용해온 것과는 다르게 이번엔 포백을 택했다. 그동안 수비 불안 문제를 해결하고자 스리백을 활용했으나, 이는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고, 다시 포백으로 돌아왔다. 대신 요하임 뢰브 감독은 포백 앞에 두 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하면서 수비 안정화에 신경 쓰는 모양새였다.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독일의 전술 변화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독일은 이전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수비에서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고, 오히려 더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3골을 내줬다. 무엇보다도 선제득점을 내준 데 이어 두 번째 실점까지 연이어 헌납하면서 승리의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찬 꼴이 됐다.


먼저 전반 4분경, 독일 수비진은 제르단 샤키리 맨마킹을 놓치면서 유효슈팅을 허용했고, 결국 이어지는 코너킥에서 실점을 내줬다. 코너킥 상황에서 공을 걷어낸 이후 수비에서 끝까지 집중하지 못한 가운데 문전 앞으로 침투하는 마리오 가브라노비치를 놓치면서 실점을 허용한 것.



이어서 14분엔 노이어가 위험한 실책을 범하면서 유효슈팅을 내줬고, 독일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또다시 실점을 내줬다. 26분경, 하프라인 인근에서 크로스의 어이없는 패스 미스가 나왔고, 스위스의 재빠른 역습을 저지하지 못하면서 레모 프로일러에게 두 번째 실점을 내준 것. 이 과정에서 독일 선수들은 볼이 끊긴 이후 빠르게 패스의 길목을 차단하지 못하며 무너졌다. 독일은 28분경에 베르너의 만회골이 터졌지만, 기쁨을 느끼지 못한 채 전반전을 마쳐야 했다.


후반전에도 독일은 어김없이 수비에서 문제가 발생하며 세 번째 실점을 내줬다. 후반 10분경, 수비 뒷공간 침투 패스를 저지하지 못하면서 하리스 세페로비치에게 유효슈팅을 허용했다. 노이어의 두 차례 슈퍼세이브로 간신히 위기를 넘겼지만, 세컨볼 상황에서 다시 집중력 문제를 드러내며 결국 가브라노비치에게 실점을 헌납했다. 수비 뒷공간을 허용한 것부터 시작해서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 집중력이 무너지기까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의 독일 수비였다. 무엇보다도 동점골을 넣은 지 1분 만에 실점을 내주게 되면서 더 큰 문제로 다가왔다.


이에 뢰브 감독은 실점 직후 곧바로 고젠스를 빼고 마르셀 할스텐베르크를 투입한 데 이어 32분엔 긴터 대신 엠레 찬을 넣으면서 수비의 안정화를 찾고자 했다. 다행히도 독일은 선수 교체 이후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았고, 후반 15분 그나브리의 동점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춘 걸 종료 직전까지 지켜내면서 3-3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사실 독일 수비 불안 문제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었다. 그동안 수비를 지탱해주던 페어 메르테사커, 베네딕트 회베데스가 은퇴하고, 제롬 보아텡, 마츠 훔멜스는 뢰브 감독이 세대교체를 이유로 발탁하지 않은 가운데 수비라인에 갑작스러운 변화를 맞이해야 했다. 이에 대표팀 경험이 적고, 호흡을 맞춘 시간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나오자 불안함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실제 독일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80년 만에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하는 수모를 겪은 이후 수비에서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월드컵이 끝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21경기에서 27실점을 기록, 경기당 평균 1.28골을 실점했다. 이는 세계적인 강호 독일 입장에서 놓고 봤을 때 상당히 저조한 성적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21경기 동안 클린시트 경기는 7경기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7경기 중 6경기는 러시아, 벨라루스, 에스토니아, 북아일랜드와 같이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팀에게 기록한 것이었다. 독일이 무실점을 기록한 상대 중 피파 랭킹 30위 안에 든 국가는 프랑스가 유일했다.



더 큰 문제는 수비 불안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 데에 있다. 독일은 올해 들어 치른 5경기에서만 9실점을 내주며 경기당 1.8골을 실점하고 있다. 상대가 스페인, 스위스, 터키 등 강호인 걸 고려해야 하지만,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물론 이번 경기에서 뢰브 감독은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포백을 택하며 전술 변화를 가져간 건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낳으며 불안감만 더 가중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지울 순 없어 보인다. 특히 스리백에 최적화 되어 있는 고젠스를 포백으로 활용한 실험과 올 시즌 소속팀 첼시에서 출전하지 못하면서 경기 감각이 부족한 뤼디거를 기용한 건 큰 오판이었다.


뢰브 감독으로선 공격진들의 좋은 활약 속에 패배는 면할 수 있었다곤 하지만, 해결책을 찾는 데 어려움의 연속이라면 위기가 더 커질 뿐 문제를 극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세대 교체하는 과정에 있어서 과도기를 거쳐야 하는 건 맞으나 갑작스러운 변화가 좋은 선택만은 아니다. 수비의 무게 중심을 잡고자 한다면 아직은 베테랑 수비수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글=강동훈

사진=UEFA 공식 SNS, 독일 축구협회 공식 SNS, DW Sports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피드백 환영합니다. 공감 많이 눌러주세요.

반응형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방문자수
  • Today :
  • Yesterday :

축구를 좋아하는, 칼럼리스트를 꿈꾸는 대학생의 블로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