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라이언킹' 이동국, K리그의 영원한 레전드로 기억되다 [강동훈의 펄스나인]

▲ 이동국, 23년 간의 프로 생활 마치고 은퇴 선언

▲ 이동국, K리그 통산 547경기 228골 & K리그 우승 7회

▲ 이동국, K리그 신인왕, 득점왕, 도움왕, MVP 그랜드슬램

▲ 이동국, K리그 최초 70-70클럽 & 최초 공격포인트 300개 달성

K리그의 레전드이자 라이언킹으로 불리며 국내 축구계를 호령했던 이동국이 23년 간의 선수 생활 은퇴를 선언했다.

이동국은 지난 26일 개인 SNS를 통해 은퇴를 알렸고, 이어서 오늘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은퇴 소식을 전했다. 이동국은 내달 1일 대구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K리그 무대와 작별할 예정이다.

지금으로부터 22년 전, K리그는 새로운 대형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항제철고를 졸업한 이동국은 곧바로 프로 무대에 뛰어들면서 데뷔 첫해부터 24경기 11골로 두각을 드러냈다. 당시 활약을 바탕으로 이동국은 최연소 대표팀 발탁 기록까지 세우면서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다만 이동국의 축구 인생은 수많은 기대와는 달리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이른 나이부터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수많은 경기를 소화하다 보니 부상이 이어졌고, 슬럼프까지 오면서 하락세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실제 이동국은 2000년부터 2002년까지 14골을 넣는 데 그쳤다. 독일 브레멘 임대 시절 6개월을 제외하더라도 상당히 적은 골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도 그는 2002년 월드컵 최종 명단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후 상주와 포항에서 재기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인해 또다시 좌절을 맛봤다. 2007년엔 미들즈브러 이적을 통해 해외 진출에 도전하지만, 실패로 돌아가면서 1년 만에 K리그로 복귀하는 수순을 밟아야 했다.

하지만 K리그로 돌아온 게 오히려 그에겐 제2의 전성기 시작이었다. 이동국은 전북에서 첫 시즌부터 22골로 득점왕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알렸고, 팀의 리그 우승까지 견인했다. 이후 9시즌 동안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그는 전북에서 리그 우승 6회의 영광을 함께했고, AFC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들어 올리면서 그야말로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이런 활약 속에 이동국은 K리그에서 기록들을 새롭게 경신했다. 우선 그는 통산 228골을 넣으면서 K리그 최다 득점자 1위에 올랐다. 이는 2위 데얀보다 30골이나 더 많은 기록. 여기다 전북 구단 최다 득점(164골) 기록도 수립했으며, 2011년엔 K리그 최초로 신인왕, 득점왕, 도움왕, MVP까지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동국은 2017년에 K리그 최초로 '70골-70도움 클럽'에 가입했으며, 지난해에는 개인 통산 공격포인트 300개(223골 77도움)를 달성하면서 K리그의 살아있는 레전드로서 위상을 드높였다. 그가 걸어온 길이 곧 한국 프로축구의 역사였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이 기간에 대표팀에도 발탁되면서 12년 만에 고대하던 월드컵 무대를 다시 밟게 됐고, A대표팀 센추리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참고로 이동국은 대한민국 A매치 최다 출전 8위(105경기)이며 최다 득점 4위(33골)에 올라있다.

당연히 전북 구단에도 이동국은 각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하기에 전북은 이동국이 은퇴를 발표한 이후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 "이동국은 K리그의 레전드이자 전북 현대의 레전드다. 그동안 함께해서 기뻤다. 그의 활약은 잊지 못할 겁니다."라는 글로 이동국의 은퇴를 기념해줬다.

이제 선수로서 뛰는 이동국의 모습은 올해가 마지막이지만, 그는 K리그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는 전설로 기억될 것이다. 끝으로 그라운드에서 찬란했던 그의 모습을 다시 떠올리며, 은퇴 소감을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아쉬움과 고마움이 함께 했던 올 시즌을 끝으로 저는 제 인생의 모든 것을 쏟았던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은퇴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오랜 생각 끝에 내린 결정입니다. 2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라운드 안팎에서 수많은 분들의 격려와 사랑으로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글=강동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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