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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맨유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일낼 수도 있어 보인다. 험난한 조 편성 속에 16강 진출이 불가능할 거라는 예측과는 다르게 벌써 2승을 거뒀다. 그것도 PSG에 이어 이번엔 라이프치히를 꺾었다.


맨유가 지난 29일 새벽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 라이프치히와의 맞대결에서 5-0 대승을 거두며 이변을 일으켰다. 경기 전만 하더라도 맨유가 대승을 거둘 거라는 예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맨유는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고, 조 1위로 올라서면서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이날 맨유는 라이프치히를 상대로 4-2-3-1 대형을 꺼내 들었지만, 실질적으로 선수들은 다이아몬드 4-4-2 대형처럼 움직였다. 마샬과 그린우드가 투톱으로 나섰고, 반 더 비크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했다. 포그바와 프레드가 중앙 미드필더로 좌우에 위치했고, 마티치가 홀딩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다. 루크 쇼와 완 비사카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매과이어와 린델뢰프가 중앙 수비로 출전했다.


이는 의도가 분명했다. 솔샤르 감독은 상대의 변칙 스리백에 강도 높은 압박을 진행하고, 아울러 중원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가겠다는 계획이었다. 여기에 더해 라이프치히의 측면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중도 포함됐다.



먼저 솔샤르 감독은 마샬과 그린우드 투톱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반 더 비크까지 세 명의 선수에게 상대 후방 빌드업을 저지할 것을 주문했다. 일대일 형태로 압박을 가하는 형태. 이는 주효했다. 라이프치히는 변칙 스리백을 가져갔으나 평소와 다르게 후방에서부터 빌드업을 통해 풀어 나오는 데 고전했다. 실제 이날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는 우파메카노는 패스 성공률 85% 그쳤다. 이는 우파메카노가 올 시즌 리그 평균 90.4%의 성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저조한 수치였다. 비단 우파메카노만이 아니다. 코나테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엇보다도 라이프치히는 후방 빌드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다 보니 짧은 패스보다는 롱 패스를 통해 전방으로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많았다. 이렇다 보니 제대로 공격이 전개되지 못했고, 자연스레 슈팅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날 라이프치히는 슈팅 9회, 유효 슈팅은 2회가 전부였다. 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슈팅 18.8회, 유효 슈팅 6.4회를 때려냈던 것과는 확실히 적은 숫자다.



솔샤르 감독은 전방에서 3명의 선수에게 후방 빌드업 저지를 요구했다면, 미드필더 3명(마티치-프레드-포그바)에겐 상대 중원을 묶어낼 것을 주문했다. 특히 미드필더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요구했다.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형태. 이 역시 적중했다. 마티치-프레드-포그바는 상대 미드필더와의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효율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기여했다.


특히 포그바의 역할이 지대했다. 포그바는 왼쪽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가운데 메짤라 역할을 수행하며 공수에 걸쳐 영향력을 과시했다. 실제 그는 86%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으며, 공격 진영으로의 패스 횟수가 무려 15회로 최다였다. 이 과정에서 포그바의 발끝에서 선제 득점이 터졌고, 맨유는 효율적인 역습을 펼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그는 가로채기 3회, 걷어내기 2회, 태클 1회를 성공시키면서 수비적으로도 헌신하는 모습이었다.


프레드와 마티치 역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는 데 이바지했다. 프레드는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미드필더 전 지역을 커버했고, 마티치는 홀딩 미드필더에서 포백을 보호하며 밸런스를 잡았다. 프레드는 걷어내기 3회, 가로채기 3회를 기록했고, 마티치는 태클 2회, 걷어내기 2회, 가로채기 1회를 성공시켰다. 프레드는 세 번째 골 당시 강한 압박으로 상대 공을 뺏어내면서 득점의 기점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한편 라이프치히는 맨유와의 중원 싸움에서 밀리자 공격을 풀어내는 데 어려웠다. 그렇지 않아도 후방 빌드업에서 고전한 만큼 중원에서라도 볼 소유를 늘려갔어야 했으나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실제 이날 중앙에 위치한 은쿤쿠, 포르스베리는 패스 성공 각각 23회, 25회가 전부였다. 결국 은쿤쿠는 후반 20분 공격수 쇠를로트와 교체되어 나와야 했다. 그나마 올모가 공격에서 실마리를 풀어내고자 했지만, 밀집된 중원에서 고전하며 무려 20번이나 볼 소유를 잃어버리는 우를 범했다. 패스 성공률도 75%에 그쳤다. 나겔스만 감독이 후반 18분경 헨리치 대신 자비처를 투입하며 중원에 숫자를 더한 이유를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맨유는 솔샤르 감독의 두 가지 전술이 완벽하게 적중한 데 이어 마지막 전술적 선택도 맞아떨어졌다. 솔샤르 감독은 마샬과 그린우드, 후반에는 교체 투입된 래시포드를 측면에서 넓게 움직임을 가져갈 것을 요구했다. 이는 라이프치히의 측면 윙백들이 상당히 전진하는 만큼 뒷공간이 생기는 점을 공략하려고 한 것. 이는 성공적이었다. 마샬과 그린우드, 래시포드는 측면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공격 기회를 계속 잡았다. 이 과정에서 그린우드가 측면에서 안쪽으로 들어오면서 선제골을 뽑아냈고, 두 번째 골을 터트린 래시포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어서 맨유는 라이프치히가 측면 공간을 커버하는 과정에서 생긴 스리백에 균열을 공략하면서 골 잔치를 열었다. 후반 42분 마샬이 페널티킥을 얻어내면서 직접 득점을 뽑아냈고, 추가시간에는 래시포드가 해트트릭을 완성시키면서 5-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맨유 선수들의 평균 움직임(왼쪽)


이렇듯 맨유는 전술의 변화를 통해 라이프치히를 효과적으로 공략했고, 무려 5골을 넣으면서 완벽한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지난 PSG와의 1차전에 이어 이번에도 다이아몬드 4-4-2 대형이 효과를 톡톡히 본 솔샤르 감독의 전술적 완승이었다. 이날 맨유가 전술 변화 속에 승리를 거머쥐면서 앞으로 또 어떤 전술을 바탕으로 달라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강동훈

사진=맨유 공식 SNS, UEFA 공식 홈페이지, BT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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