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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캐슬에 역전패를 당하면서 승점획득에 실패한 맨시티


단체 스포츠의 축구에서 조직력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다. 조직적으로 잘 갖춰지지 않은 팀은 성공하기가 어려운 법이다. 특히나 수비 조직력에 있어서는 더욱더 그렇다. 수비는 개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오랜 시간 함께 맞춰 온 호흡이 전술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과거 맨유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퍼디난드, 비디치 조합은 무려 7시즌을 함께했고, 아스날을 무패우승으로 이끈 '벵거표' 최고의 센터백 조합 캠벨, 투레 조합도 4시즌을 함께했다.


물론 함께 오래 호흡을 맞춘다고 다 잘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수비수들끼리 최소 1년 이상을 함께 뛰면서 호흡을 맞춰봐야지 안정감 있는 수비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 수비 조직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실점이 증가하는 건 기본이고, 팀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공격 또한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다. 다시 말해, 수비 조직력이 탄탄해야지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으며, 그만큼 수비 조직력은 축구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뜻이다.


올 시즌 맨시티는 후반기에 들어서자 수비 조직력에 문제가 생기면서 실점 빈도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지난 16라운드 첼시전 0-2 패배, 18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전 2-3 패배, 19라운드 레스터 시티전 1-2 패배 그리고 오늘 새벽에 열린 24라운드 뉴캐슬전 1-2 패배를 보면 알 수 있다. 특히나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역전패를 당한 건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맨시티로서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직 남은 경기 수가 많기 때문에 우승에 실패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사실상 맨시티의 2년 연속 우승은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수비 조직력의 불안이 계속된다면 맨시티의 우승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맨시티의 수비 조직력은 왜 흔들리는지 살펴보자.



㉮ 선수단의 변화


론돈에게 실점한 이후 오프사이드를 제기하는 맨시티 선수들의 모습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후 골키퍼를 포함해 수비 보강에 쏟아부은 금액만 해도 무려 한화 4000억 원이 넘는다. 8명의 선수가 새로 들어왔고, 7명의 선수가 떠났다. 사실상 골키퍼와 포백라인 전부를 교체한 셈이다. 이렇다 보니 수비진들이 제대로 호흡을 맞춰본 시간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더군다나 올 시즌 주축으로 나서는 스톤스와 라포르테는 함께한 지 이제 겨우 1년 되었다. 여름 휴식기 및 로테이션 혹은 부상으로 못 나왔던 걸 고려하면 정작 같이 경기에 나선 건 1년도 안 된다는 소리이다.


실제로 첼시전 선제 실점과 레스터 시티전 동점 골을 허용한 장면을 보면 수비진들끼리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실점을 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물론 과르디올라 감독이 최대한 신경을 기울이면서 수비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고는 하나 이는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게 아니다. 위에서도 말했듯, 적어도 1년 이상을 함께 해야지 안정적으로 자리가 잡히기 마련이다. 결국 지난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비에 많은 변화가 생긴 맨시티로서는 선수들이 함께 맞춰본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조직적인 측면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 왼쪽 풀백의 고민


이날 왼쪽 풀백으로 나선 다닐루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 시즌 맨시티 수비에 있어서 가장 큰 고민은 왼쪽 풀백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기도 하고, 칠웰, 알바 등 왼쪽 풀백 영입설이 계속 나오는 이유도 다 여기에 있다. 이번 시즌 맨시티의 왼쪽 풀백은 어느 누구 하나 주전으로 낙점받지 못하면서 4명의 선수가 로테이션을 통해 나설 만큼 상황이 좋지 못하다. 


주전으로 낙점받았던 멘디는 지난해 11월 무릎 부상으로 아웃되면서 올 시즌 리그에서 9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결국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델프가 빈자리를 대체하게 되면서 8경기에 출전하고는 있지만, 레스터 시티전 퇴장을 비롯해 전반적인 경기 내용 면에서 좋지 못하다. 어쩔 수 없이 과르디올라 감독은 진첸코와 다닐루를 기용하면서 변화를 줬지만, 이 둘도 과르디올라 감독을 만족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진첸코는 애초에 풀백 포지션이 아니고 아직 나이가 어리다 보니 경기마다 실수가 잦다. 20라운드 사우샘프턴전에서 진첸코의 실책으로 연결된 실점 장면을 보면 알 수 있다. 다닐루의 경우 오른쪽에서 뛰던 선수인지라 왼쪽에서는 다소 미흡한 장면이 노출됐고, 기량도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다. 실제로 이번 라운드에서 왼쪽 풀백으로 나선 다닐루는 팀 내 최저평점을 받을 정도로 실수가 많았고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맨시티로서는 자주 바뀌는 왼쪽 풀백 자리에서 확실한 대책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비 안정화를 찾기는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


페널티킥을 내주게 된 페르난지뉴의 반칙 장면


4-3-3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맨시티는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을 배치하는 전술을 사용한다. 양쪽 풀백들이 중앙으로 들어오면서 세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생길 때도 있지만, 풀백들이 측면에서 공격과 수비를 오가는 걸 생각한다면 사실상 수비형 미드필더 혼자서 중원에 머무는 경우가 더 많다.


올 시즌 맨시티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페르난지뉴가 리그에서 2경기를 제외하고 전부 선발로 뛰었다. 이 자리에 뛸 수 있는 마땅한 선수가 없고, 우수한 위치 선정, 커팅 능력, 판단력 그리고 패싱력까지 두루 갖춘 페르난지뉴를 과르디올라 감독이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반기에 들어서 페르난지뉴는 잦은 선발 출전으로 체력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후 3시즌 동안 121경기(약 80% 출전비율)를 뛰었으니 당연했다. 더군다나 미드필더에 배치되는 다비드 실바, 베르나르두 실바, 데 브라위너는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아니다. 페르난지뉴 혼자 수비 커버를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그렇다 보니 체력적인 부분이나 동료들의 도움 적인 측면을 종합해봤을 때 과부하가 걸리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실제로 이날 페르난지뉴는 후반 32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공을 빼앗겼고 결국 상대에게 반칙을 범하면서 페널티킥을 내주고 말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으로서는 페르난지뉴가 실수를 범했음에도 그동안 많은 고생을 한 걸 알기에 뭐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마땅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고, 페르난지뉴 혼자서 계속해서 뛰다 보니 맨시티의 수비력 또한 떨어지는 상황까지 초래하게 됐다. 맨시티로서는 하루빨리 지금의 문제점들을 해결해야지만 마지막 희망의 끈을 붙잡고 우승 레이스를 계속 이어나지 않을까 싶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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