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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전에서 전술적 변화가 늦었던 에메리 감독


최근 몇 년간 아스날은 변화에 익숙지 못했다. 벵거 감독은 생각보다 변화를 두려워했고, 바꾸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선수들의 교체에 있어서만큼은 많은 비난을 받을 정도로 적극적이지 못했고, 적절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아스날은 다르다. 에미리 감독이 새로 부임한 아스날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에메리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로테이션, 빠른 교체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면서 팀을 이끌고 있다. 실제로 올 시즌 아스날은 후반전에 변화를 통해 경기력을 바꾸면서 승리를 거두는 모습이 많았다. 아스날은 올 시즌 전반전 성적만 놓고 봤을 때 4승 15무 5패다. 승률을 계산해보면 17%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리그 성적은 14승 5무 6패이다. 상당히 대조되는 성적이다. 이러한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건 아스날이 후반전에만 33골(전체 득점에 65%에 달하는 수치)을 넣으면서 역전승을 일궈냈기에 가능했다. 다시 말해, 아스날은 변화를 통해 달라질 수 있었고,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에메리 감독의 용병술, 그게 바로 올 시즌 아스날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지난 새벽에 열린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경기에서는 에메리 감독의 용병술을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경기 흐름은 전반전까지만해도 팽팽했지만, 후반전에 두 골을 실점한 뒤 아스날은 별다른 힘도 못 써보고 그저 패배를 넋 놓고 바라만 봐야 했다. 후반전에 이렇다 할 변화를 못 가져간 에메리 감독으로서는 아쉬운 패배였다.



후반 66분에 나온 아스날의 첫 번째 교체카드


경기를 끌려가고 있는 팀이, 더군다나 전술적인 측면에서 무기력한 팀이 후반에 변화를 빠르게 꾀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남은 45분 동안 공격력을 극대화하고, 팀의 분위기를 바꾸면서 승리를 쟁취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지만, 아스날이 올 시즌 좋은 분위기를 탈 수 있었던 이유도 빠른 변화를 가져가는 에메리 감독의 용병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번 시즌 아스날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하거나 50분대 교체가 가장 많다. 이는 에메리 감독 본인이 들고나온 전술의 잘못된 점을 빠르게 인정하고 부족한 부분과 내용이 좋지 못한 선수들을 종합해 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바꿔나가기 위함이다. 에메리 감독의 과감한 승부수 기질을 엿볼 수도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날 새벽 맨시티전에서 에메리 감독이 처음 꺼내든 교체카드는 66분에 나왔다. 이미 3골을 헌납한 상황이었고, 경기 내내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선수들이 있었지만 에메리 감독의 변화는 평소보다 늦었다. 팀 전체적인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선수들에게 의욕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반전을 보여줄 수 있는 카드를 꺼내야 하는데, 에메리 감독은 그러지 못했다.


그중에서도 이날 양 팀 통틀어 최저 평점을 받은 이워비는 전반전 내내 몸이 무거웠고, 실점까지 제공할 정도로 가장 워스트였다. 후반 66분 교체되기 전까지 드리블 돌파 시도는 2번뿐이었고 슈팅이나 결정적인 패스는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에메리 감독은 평소와는 다르게 이워비를 빠르게 교체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띄우지 못했다. 물론 상대가 맨시티인 만큼 신중을 가하면서 교체카드를 사용해야 하는 건 맞지만, 변화를 늦게 가져가면서 팀의 패배를 바라봐야만 했다.


맨시티와 아스날의 전술적 움직임


이날 경기 시작 전, 아스날의 포메이션은 스리백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경기에 들어선 아스날은 4-4-2 대형을 가져갔다. 몬레알이 왼쪽 풀백으로 나서고 콜라시나츠가 왼쪽 윙어로 나선 형태였다. 스리백을 들고나온 맨시티의 측면을 공략하기 위함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콜라시나츠와 이워비는 측면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면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고자 했다. 특히 콜라시나츠는 중앙으로까지 들어오는 등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실제로 유효슈팅 1개를 기록했고, 득점상황으로 연결된 코너킥도 콜라시나츠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끝까지 달려들면서 만들어냈다.


하지만 아스날의 측면공격은 거기까지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수비 시에 페르난지뉴를 내리면서 포백 형태를 가져갔고, 아스날의 측면을 완벽히 묶어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맨시티는 공격 시 페르난지뉴를 위로 올리고, 다시 스리백을 유지하는 변형 스리백을 선보였다는 점이다.


맨시티는 페르난지뉴가 중원에 합류함으로써 다비드 실바, 데 브라위너, 귄도간 총 4명이 중원을 장악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는 2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배치한 아스날 중원을 상대로 압도적인 수적 우위를 점하기 위함이었다. 실제로 아스날은 중원을 완전히 내주었고, 귀엥두지, 토레이라는 앞으로 공을 전달하지 못하면서 공격 전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라카제트와 오바메양 두 선수가 90분 동안 때려낸 슈팅 수는 단 한 개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유효슈팅으로 기록되지 못했다.


사실 이렇다 보니 에메리 감독의 전술 변화가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나올 줄 알았다. 특히 지난 23라운드 첼시를 잡을 때 사용한 다이아몬드 4-4-2 전술이 더욱 생각이 났다. 아무래도 맨시티와 첼시 모두 중원에서 점유율을 높이면서 경기를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스타일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메리 감독은 전술적인 변화를 크게 가져가지 않았고, 교체카드를 활용한 다에도 마찬가지였다. 교체 투입된 램지와 수아레즈 모두 교체되기 전 선수들과 비슷한 위치에서 뛰었다. 설상가상 공격에 변화를 주면서 마지막까지 맨시티에게 도전하고자 했던 에메리 감독의 계획은 무스타피가 부상을 당하면서 물거품이 돼버리고 말았다.


결국 그동안 전술적인 부분이나 선수교체에서 빠른 변화를 통해 팀의 분위기를 반전시켰던 에메리 감독의 판단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가 되고 말았다. 물론 현재 아스날의 부상자 수가 많고 선수층이 얇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이번 라운드에서의 패배는 변화가 늦었던 에메리 감독의 아쉬웠던 선택들이 주원인이지 않았나 싶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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