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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페르세폴리스전 2-1 역전승

▲ 울산, 점유율 43대57로 열세였지만 슈팅 12대9, 유효슈팅 5대2로 우위

▲ 울산, 중립지역 카타르에서 재개 이후 9경기 전승

▲ 구단 역사상 두 번째 ACL 무패 우승(9승 1무)


울산 현대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리그와 FA컵 준우승의 설움을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울산이 19일 카타르 알 자노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페르세폴리스와의 2020시즌 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와 함께 울산은 이 대회에서 9승 1무의 성적으로 무패 우승을 달성하게 됐다. 이는 2012년에 이어 두 번째 무패 우승 대기록이다.


울산은 올 시즌 실패한 시즌이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안타까움의 연속이었다. 리그에서는 줄곧 선두를 달리면서 15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올라서는 듯했으나, 막바지에 라이벌 전북에 선두 자리를 뺏기면서 2시즌 연속 역전 우승의 희생양이 됐다. FA컵에서라도 리그 준우승의 아픔을 만회하고자 했지만, 또다시 전북에 무릎을 꿇으면서 아픔을 배로 느껴야 했다.


이에 울산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마지막 남은 희망을 모두 내걸면서 우승을 다짐했다. 그러나 주전 골키퍼 조현우가 A대표팀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합류하지 못했고, 이동경은 훈련 과정에서 부상으로 국내로 다시 돌아오는 등 팀 상황이 생각만큼 온전치 못한 울산이었다.


하지만 울산은 모두의 예상과는 다르게 결승까지 진출하는 과정에서 매 경기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조별리그에서 5승 1무(14득점 5실점)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진출을 확정 지은 데 이어 16강, 8강에서는 까다로운 상대로 꼽혔던 멜버른 빅토리와 베이징 궈안에 무실점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어서 4강에서는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비셀 고베마저 무너뜨리며 결승에 안착했다. 특히 울산은 결승까지 올라오는 과정에서 매 경기 2골 이상을 넣는 파괴력을 보여줬고, 1골 이상을 실점하지 않는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페르세폴리스와의 결승전은 단순 스코어만 놓고 보면 울산이 가장 고전한 경기라고 할 수 있겠다. 선제 실점을 내준 것은 물론이고, 경기 주도권 자체에서도 밀린 가운데 접전 끝에 2-1 역전승을 거두었다. 다만 경기 내용 면에선 울산이 승리할 자격이 충분했다.


먼저 울산은 점유율에서는 43대57로 뒤처졌지만, 슈팅 숫자와 유효슈팅 숫자에서 각각 12대9와 5대2로 우위를 점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슈팅 숫자 역시 8대5로 3개 더 많았다. 즉 울산이 더 효율적인 공격을 시도하면서 결정적인 득점 찬스들을 만들어냈다는 걸 방증한다고 할 수 있겠다. 뿐만 아니라 태클 성공률은 81.8%로 페르세폴리스(50%)에 30% 이상 더 높았고, 가로채기도 14대13으로 근소하게 앞섰다.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더 안정적이었다.


울산이 공격에서 압도할 수 있었던 데에는 주니오의 역할이 크게 좌우했다. 그는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슈팅(6회)과 유효슈팅(3회)을 기록한 가운데 2골을 넣으면서 최전방 공격수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게다가 그는 최다 드리블 돌파 성공(2회)에 더해 최다 공중볼 경합 성공(5회)을 달성하고, 키패스 1회, 피파울 2회, 걷어내기 1회 등 다방면에 걸쳐 활약하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주니오의 맹활약에 페르세폴리스 수비진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분위기였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윤빛가람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중원에서 공수 조율에 힘쓰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찬스메이킹(2회)을 기록했고, 태클 성공 3회, 공중볼 경합 승률 100%를 달성하면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얻어내면서 팀의 동점골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2차례의 슈팅을 가져가며 상대를 위협했으며, 1차례의 크로스를 성공시키면서 득점 찬스를 제공했다. 볼 경합 싸움에서도 4번이나 승리를 거두면서 그야말로 중원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서 인상을 남겼다.


윤빛가람의 이번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활약상은 화려함 그 자체이다. 그는 이번 시즌 조별리그 2경기를 제외하고 전부 선발 출전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뛰면서 그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득점 기회 창출(22회)을 기록했고, 최다 크로스 시도(51회)를 한 데 이어 최다 크로스 성공(17회)을 달성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4골 3도움으로 높은 득점 생산성을 자랑했다. 더 놀라운 건 그는 FC 도쿄와의 조별리그에서 멀티골을 넣으면서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고, 고베와의 4강전에서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면서 중요 순간 특급 도우미 역할을 담당했다는 데에 있다. 이에 그는 대회 MVP를 수상하는 영광을 떠안았다.



전방에서 주니오와 윤빛가람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면 후방에서는 불투이스의 활약이 빛났다. 불투이스는 이 경기에서 팀 내 최다 가로채기(4회), 최다 걷어내기(3회), 최다 블록(2회)를 기록한 데 이어 태클 2회를 성공시켰다. 이와 함께 그는 이번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가로채기 21회를 기록하면서 이 부분 1위를 기록했다. 여기다 2번의 볼 경합 싸움 전부 이겼으며, 공중볼 경합 싸움에서도 4번이나 승리했다. 파울은 한 차례도 범하지 않으며 안정적인 수비력을 자랑했다.



그 외 결승전에선 다소 부진했으나 대회에서 2골 2도움을 올린 김인성과 위기의 순간마다 해결사로 등장한 비욘 존슨(5골 1도움), 베테랑으로서 팀의 사기를 끌어 올리는 데 앞장선 이청용과 이근호가 공격에 힘을 실어주었다. 미드필더 라인에서는 주장으로서 항상 팀의 중심을 잡아준 신진호(2도움)와 홀딩 미드필더에서 공수 밸런스를 잡아준 원두재(1골 1도움)가 윤빛가람과 함께 안정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버팀목이 되어줬다.


수비진은 김기희가 불투이스 파트너로 출전하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경험 많은 김태환, 박주호가 공수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 밖에도 정동호, 데이비슨, 설영우, 박정인, 이상헌, 고명진, 김성준, 김민덕 등 백업 선수들도 기존의 주전 선수들과 좋은 호흡 속에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팀의 우승에 이바지했다.


마지막으로 수문장 조수혁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조수혁은 올 시즌 붙박이 주전 수문장 조현우에게 밀려 리그와 FA컵에서 단 한 번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조현우가 대표팀에 갔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합류하지 못한 가운데 출전 기회를 잡았고, 팀의 최후방을 든든하게 지켜내며 우승의 1등 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대회 최다 세이브(26회)에 더해 3차례 클린시트를 달성했다.



이렇듯 울산은 팀의 척추라인을 담당하는 주니오, 윤빛가람, 불투이스가 맹활약하고, 전 포지션에 걸쳐 가장 약점이 적은 모습을 보이면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무패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이뤘다. 이와 함께 울산은 2012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무패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무패 우승을 2번 이상 경험한 팀은 울산을 포함해 4팀에 불과하다. 다만 마카비 텔 아비브, 에스테글랄 테헤란 FC, 알 힐랄 FC가 무패 우승했을 당시에는 경기수가 10경기가 채 안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울산의 2차례 무패 우승은 실로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글=강동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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