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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너, 공식전 10경기 667분 출전 무득점

▲ 베르너, 슈팅 20회 중 유효슈팅 8회 & 기대 득점 0.42골

▲ 베르너, 좌측 윙 포워드에서 능력 반감


올여름 큰 기대를 걸고 영입된 첼시의 주전 공격수 티모 베르너가 시간이 지날수록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득점을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베르너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벌써 공식전 10경기에서 무득점이다. 리그만 놓고 봤을 때 7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자연스레 팀의 부진과도 직결되면서 베르너의 무득점 행진에 대한 해결책이 시급해지고 있다.


베르너가 누구인가? 올여름 독일 라이프치히를 떠나 이적료 4750만 파운드(약 719억 원)를 기록하면서 첼시로 이적해 한껏 기대를 모은 공격수다. 그는 지난 4시즌 동안 라이프치히에서 159경기를 뛰면서 95골 40도움을 올리며 주포로서 활약했고, 분데스리가 올해의 팀에 선정되는 등 최고의 주가를 올렸다. 특히 지난 시즌 모든 대회 통틀어 34골 13도움을 기록했으며, 리그만 놓고 봤을 때 최다 공격포인트 2위(36개)에 올랐다. 이런 활약 속에 첼시로 이적한 그를 향해 기대감은 자연스레 높아진 것.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베르너의 초반 활약은 좋았다. 개막전에서 도움을 기록하고, 리그컵 토트넘전에서 4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뜨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후 기세를 탄 그는 사우샘프턴전 멀티골에 이어 공식전 4경기 연속 득점(번리, 셰필드, 크라스노다르, 스타드 렌)으로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 올렸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로 베르너의 득점포는 끊기더니 어느덧 10경기째 무득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만났던 상대를 살펴보면 토트넘, 세비야, 에버튼, 아스날 등 상위권 팀들이 포함됐다는 걸 고려해야 한다. 다만 출전시간을 고려했을 때 득점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문제점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베르너는 이 기간에 2경기를 제외하고 전부 선발 출전했고, 그중 5경기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총 뛴 시간은 667분으로 경기당 66.7분이다. 경기당 70분 가까운 충분한 시간을 부여받았는데도 득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베르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슈팅이 부정확하다는 데에 기인하고 있다. 베르너는 10경기 동안 슈팅 20회로 경기당 2회를 유지하고 있으나, 정작 유효슈팅은 경기당 0.8회에 그쳤다. 특히 2차례 슈팅을 제외하고는 모두 페널티 박스 안에서 때려낼 만큼 기회가 충분했는데도 득점은 고사하고 유효슈팅으로도 제대로 연결하지 못한 셈이다.



더 자세하게 들어가서 기대 득점(슈팅 지점과 상황을 통해 예상 스코어를 산출하는 통계)을 살펴봐도 부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다. 베르너는 10경기 평균 기대 득점이 0.42골밖에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최소 1골조차도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슈팅 시도 횟수를 떠나 결정력 자체에서 문제가 있었던 베르너다.


그렇다면 베르너의 문제점이 뚜렷하게 드러나면서 부진이 길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건 선수 스스로 부담감을 느끼며, 자신감이 많이 하락한 데에 있다. 아무래도 높은 이적료를 비롯하여 프랭크 램파드 감독이 강력하게 원했던 영입, 팬들의 기대감이 자연스레 부담감으로 이어졌고, 부담감을 못 떨쳐내자 자신감이 하락하면서 본연의 플레이를 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인터뷰를 통해 밝힌 것처럼 새로운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 체력적으로 지친 부분도 빼놓을 수 없다.


다만 그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꼽히는 건 램파드 감독의 베르너 활용에 있다. 베르너는 왼쪽 측면과 중앙을 오가면서 폭넓게 움직임을 가져가는 유형의 공격수로 알려져 있다. 물론 대부분 플레이가 왼쪽 측면에서 많이 이루어지긴 하지만, 돌파력이 부족해 단순한 윙 포워드 역할보다는 동료를 활용해 하프 스페이스 혹은 페널티 박스 안쪽을 직접적으로 타격하는 역할에 능하다. 때문에 라이프치히 시절 뛴 159경기 중 좌측 윙 포워드로 뛴 경기가 9경기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베르너는 첼시에서 센터 포워드로 나선 경기가 6경기이고, 나머지 16경기는 전부 좌측 윙 포워드로 출전하고 있다. 지난 10경기만 놓고 봤을 때는 한 경기를 제외하고 전부 좌측 윙 포워드로 나섰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 세비야전도 올리비에 지루를 대신해 6분만을 센터 포워드로 뛰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10경기 전부 좌측 윙 포워드로만 뛰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베르너가 좌측 윙 포워드로 나섰다고 해서 측면에만 한정된 움직임을 가져가는 건 아니다. 라이프치히 시절처럼 안쪽으로 좁혀들어오는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그러나 움직임 자체가 확실히 측면에 좀 더 치중되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측면에서 고립되는 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정확한 슈팅을 가져갈 수 있는 기회도 반감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베르너 본인이 잘할 수 있고,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역할과 환경을 조성해주지 못하면서 자연스레 부진에 빠졌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베르너 본인 스스로도 심기일전해서 반등을 마련해야 하며, 램파드 감독은 베르너의 역할에 대한 해결책을 새롭게 제시해서 효율성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지금 같은 모습이 이어진다면 첼시 구단 역사상 실패한 공격수 계보에 포함되지 않을 거라고 보장하지 못할 것이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 스쿼카, 골닷컴, Sofascore, ESPN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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