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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교체 지시를 거부한 케파의 행동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했다. 일어났어도, 일어나서도 안 될 일이었다. 선수가 경기를 계속 뛰겠다며 감독의 교체 지시를 거부했다. 과연 이게 말이나 되는가?


한국 시각으로 오늘 새벽에 열린 잉글랜드 리그컵 결승전 첼시와 맨시티 경기에서 케파가 사리 감독의 교체 지시를 거부했다. 연장 후반 막바지에 케파가 통증을 느끼자 사리 감독은 카바예로를 교체 투입하려고 준비했지만, 케파는 계속 뛰겠다며 교체 지시를 거부했다. 결국 케파는 남은 시간을 뛰었고, 첼시는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다. 참고로 케파는 승부차기에서 한 차례밖에 선방하지 못했다.

케파의 교체 지시 거부로 인해 최근 경질설에 휘말렸던 사리 감독의 권위는 더욱더 실추됐고, 첼시는 더 이상 감독의 권한이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오히려 선수들이 감독 위에 올라서려는 걸 스스로 드러낸 경기였다. 그동안 첼시 감독들은 매번 경질설이 나올 때 마다 선수단 태업논란이 계속되어왔는데, 비로소 이번에 확실히 감독과 선수단의 문제가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이날 케파의 행동은 명백하게 잘못되었고, 도를 넘은 행동이었다.


이날 케파의 행동은 절대적으로 잘 못 되었다.


요즘 시대가 아무리 수평적 관계로 변해가고 있고, 감독이 모든 권한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감독은 선수단을 이끌어가는 사람이다. 이런 감독의 지시를 불이행하고 제멋대로 하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감독에게는 적어도 선수단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예를 들어 훈련방식이나 선수들의 식단, 여가시간 등에 대한 규율을 정해놓고 선수들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그뿐만 아니라 전술, 라인업, 교체 카드 등에 대한 기본적인 플랜도 감독의 권한이다. 물론 규율과 경기 플랜이 부적절하여 성적이 잘 안 나오면 감독에게 책임이 뒤따른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감독의 지시에 제대로 따르는 조건하에 책임이 발생한다. 오늘같이 선수가 감독의 지시를 거부한 채 패배한 건 감독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노릇이다.


분명 사리 감독은 맨시티를 상대로 전술적 대응을 완벽하게 해내면서 접전을 보여주었다. 케파의 부상과 더불어 승부차기까지 갈 걸 대비해서 카바예로를 준비시키기도 했다. 이를 생각하면 사리 감독은 충분히 감독으로서 제 역할을 해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케파가 선수교체 불이행을 하면서 모든 게 엇나갔다. 절대적으로 케파 한 명 때문에 패배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케파의 이런 행동으로 팀의 분위기가 가라앉은 건 사실이고,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분이 흔들렸다. 더군다나 긴장감이 상당한 결승전 무대 그리고 승부차기까지 간 걸 고려하면 분명 케파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


교체 거부로 인해 불만을 표출한 사리 감독


사실 사리 감독이 최근 성적 부진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경질설에 휘말린 건 맞다. 전술적인 부분에서 유연성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분명 사리 감독의 잘못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 무리뉴 감독 이후로 끊임없이 계속되는 태업논란을 보면 분명 선수단에게도 잘못은 있다. 더군다나 오늘 같은 일이 벌어지면서 태업논란은 심화되는 게 당연하다.


선수들은 감독의 전술, 훈련, 통제방식 등이 마음에 안 들면 개인적으로 불만을 표출할 수 있다. 선수들도 본인들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악의적인 마음을 품고, 감독을 내쫓고자 여러 명의 선수들이 합심하는 행동은 절대적으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 본인들이 그렇게 감독을 내쫓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오히려 한번 시작한 태업은 다음 감독이 와도 반복되기만 할 뿐이다. 이런 선수단을 어느 감독이 이끌고 싶어 하겠는가?


물론 첼시 선수들이 태업했다고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동안 감독마다 선수들과 갈등이 지속되었고, 경기력이 나빴던 건 사실이다. 이번 케파 사건으로 첼시의 분위기 그리고 사리 감독의 운명은 어찌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한 가지 조언하고 싶은 건 첼시 선수들은 더 이상 감독 위에 올라서려는 행동은 그만해야 한다. 케파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사리 감독을 존중하고, 태업논란에서 이제 그만 벗어나야 되지 않나 싶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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