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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런던 더비에서 아스날과 무승부를 거둔 토트넘


토트넘이 또 승리하지 못했다. 벌써 3경기째 승리가 없는 토트넘이다. 사실상 우승경쟁은 이미 물 건너간 상황에서 4위 싸움마저도 위태로워졌다. 지난 라운드 상대 첼시와 어젯밤 상대 아스날이 모두 라이벌팀들인 만큼 승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이해할 수 있지만, 27라운드 번리전 충격적인 패배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경기력이 좋지 못한 건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특히 지난 밤 북런던 더비에서 오심으로 얻어낸 페널티킥과 후반 막판 페널티킥을 선방한 요리스가 없었다면 승점 1점도 획득하지 못했을 만큼 토트넘은 최악의 경기력을 드러냈다. 마지막까지 리그 우승에 희망을 걸어볼 만한 상황을 스스로 걷어차고, 이제는 4위권 싸움을 해야 될 상황까지 추락했다.


그렇다면 그동안 리그뿐만 아니라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상승세를 달리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토트넘이 급격하게 무너진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보자.



㉮ 마이너스가 된 케인


토트넘은 케인이 복귀한 뒤로 오히려 부진하고 있다.


그동안 케인은 항상 제 몫을 해주었고, 많은 득점을 통해 팀에 승리를 안겨다 주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부상으로 아웃된 케인이 없는 동안 한참 잘나가던 토트넘이 케인의 복귀와 동시에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


토트넘은 케인이 부상으로 없는 동안 리그에서 4연승을 달렸고, 유럽대항전에서도 도르트문트를 꺾는 등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케인 복귀 이후 현재까지 성적은 1무 2패다. 물론 절대적으로 케인 한 명 때문에 토트넘의 부진이 어진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팀의 전술적 변화와 동시에 공격의 다양성을 잃은 건 사실이다. 이전까지 토트넘은 손흥민, 요렌테, 에릭센, 모우라, 라멜라 등이 다양한 공격 변화를 일궈내면서 승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케인이 복귀함과 동시에 전술이 케인에게 집중되기 시작했고, 당연히 효율적이지 못한 공격만 보여주면서 공격력이 확 떨어졌다. 실제 이번 시즌 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5번의 유효 슈팅을 때려낸 토트넘은 어제 3번밖에 못 때렸고, 지난 첼시전에서는 단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4경기 연속 득점을 한 손흥민은 움직임에 제약을 받게 되었고, 또다시 조력자 역할로 돌아가면서 공격 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케인에게 집중된 전술로 인해 공격력을 잃으면서 토트넘의 부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제 같은 경우도 페널티킥을 제외하면 슈팅 한 번 기록하지 못한 케인을 빼는 과감한 승부수를 보여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 에릭센의 위치


앞선에서 활발했던 왓포드전의 에릭센(왼쪽), 하프라인까지 내려온 아스날전 에릭센(오른쪽)


사실 토트넘의 공격력이 부진한 건 케인에게 집중되는 것도 문제지만, 에릭센의 위치에도 문제가 있다. 최근 들어 에릭센의 위치는 전방보다는 후방에서 움직임이 많다. 이는 팀의 전반적인 연계와 공격 전개를 맡고 있는 에릭센이 하프라인 혹은 그 밑까지 내려가 플레이하면서 팀의 공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에릭센의 패스가 공급이 안 되면서 케인과 손흥민이 자연스레 고립됐다는 뜻이다.


에릭센은 높은 위치에서 앞선에 위치한 공격수에게 짧고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하면서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데 유용한 선수이다. 물론 후방에서 중, 장거리 패스도 뛰어나지만, 보다 전방에서 공격적으로 움직일 때 빛을 발하는 선수이다. 더군다나 알리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공격의 연결고리를 해줄 선수는 에릭센 혼자인 만큼 전방에 더 머물러야 하지만 최근 계속해서 후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지난 라운드와 어제 경기 모두 상대의 강한 압박과 집중 견제에 의해 에릭센은 하프라인까지 내려갔고, 당연히 짧은 패스보다는 긴 패스 비중이 늘어났다. 물론 패스 성공률도 자연스레 떨어졌다.


토트넘으로서는 공격을 풀어 줄 에릭센의 위치가 후방으로 처져 2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격력은 감소했고, 그에 따라 성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 풀백들의 부진


어젯밤 최악의 모습을 보여준 로즈


부진한 공격력을 뒤로하고, 최근 토트넘의 가장 큰 문제점을 뽑으라고 하면 당연히 풀백이다. 근래 토트넘 풀백들의 활약은 상당히 저조하다. 왼쪽 풀백의 로즈나 데이비스, 오른쪽 풀백의 트리피어나 오리에 모두 제 실력을 찾지 못한 채 불안감을 계속 노출하고 있다. 부상의 여파도 있지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면서 흔들리고 있다.


특히 어제같이 스리백을 들고나온 토트넘은 윙백들의 활약이 상당히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손흥민과 케인 투톱 체제는 박스안에서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양측을 넓게 벌려줄 선수가 필요한데, 그게 바로 윙백의 역할이다. 이때 윙백은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 수 모두 가담해야 하고, 공격 시에 좌, 우에서 끊임없이 흔들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내야만 한다. 하지만 지난 밤 토트넘의 윙백은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어제 왼쪽 윙백으로 나선 로즈는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로즈는 어제 드리블 성공과 크로스는 각각 2회에 그쳤고, 상대에게 무려 4번이나 공을 빼앗겼다.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별로 좋지 못했는데, 클리어링은 1회, 태클은 3회, 가로채기는 0회였다. 사실상 윙백으로서 공, 수 모두 부진했다고 볼 수 있다.


그나마 오른쪽 윙백으로 나선 트리피어는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지난 라운드 자책골을 비롯해 좀처럼 예전 폼을 찾지 못하는 건 사실이다. 풀백들의 부진은 토트넘이 하루빨리 극복해내야 할 과제이다.


㉱ 산체스의 수비 불안


선제골을 내준 상황에서 실수를 보여주고, 페널티킥까지 내준 산체스


어젯밤 로즈의 저조한 활약에 가려져서 그렇지 산체스의 수비 불안도 토트넘의 문제점에서 빼놓을 수 없다. 포체티노 감독은 어제 아스날을 상대로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스리백 전술과 중원에 시소코와 완야마까지 배치하는 강수를 두었지만, 스리백 중심에 위치한 산체스가 결정적인 실수 두 차례를 비롯해 여러 차례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면서 수비가 흔들렸다.


실제 어제 첫 실점 장면에서 산체스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이 뒤로 흐르면서 아스날에게 골을 내주었고, 후반 막판에는 오바메양을 밀면서 페널티킥까지 내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스탯적인 부분에서도 태클은 한 차례도 성공하지 못했고, 클리어링 3회, 가로채기 2회가 전부였다. 팀 내 최저평점도 당연히 산체스에게 돌아갔다.


포체티노 감독으로서는 다이어가 못 나오는 가운데, 중앙 수비자원이 없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산체스에게 기회를 계속 부여하고는 있지만, 뜻대로 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됐다. 최근 계속해서 불안감을 노출하는 산체스의 모습이 자주 나오는 이상 앞으로 스리백은 내려놓고, 산체스 기용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 얇은 선수층


얇은 선수층으로 잘 버텨냈지만, 이제는 포체티노 감독도 더는 무리다.


여름 이적시장과 겨울 이적시장 때 선수 영입이 단 한 명도 없는 토트넘이 시즌 후반기에 들어서면 고비가 찾아라는 전망은 사실 어찌 보면 당연했다. 매 시즌 치열한 혈투를 벌이는 리그에서 선수층이 얇은데 우승경쟁을 하라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사실 맨시티, 맨유, 리버풀, 첼시, 아스날 상위권 팀들은 모두 전력보강을 착실하게 하는 데 반면 보강 없이 여기까지 온 것도 어떻게 보면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이제는 토트넘 그리고 포체티노 감독에게도 한계에 도달했다. 더 이상은 포체티노 감독의 용병술이 먹히지 않는다. 실제 최근 토트넘의 경기들을 보면 비기거나 지고 있는 상황에서 역전을 일궈낼 변화를 줘야 하지만 선수층이 턱없이 부족하면서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다. 결국 별다르지 않은 전술과 라인업, 똑같은 선수교체가 반복되다 보니 성적도 자연스레 떨어졌다. 리그 우승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상황에서 토트넘은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못했고, 스스로 기회를 발로 찬 셈이다. 특히 레비 회장의 소극적인 영입 정책이 부른 결과이기도 하다.


이렇게까지 된 이상 토트넘은 달라져야 하지 않나 싶다. 레비 회장을 비롯한 토트넘의 보드진은 잘 생각해야 한다. 과거 중위권에서 머물던 팀이 아니라 이제는 우승을 향해 도전하는 팀이 되었다. 경쟁팀들은 모두 선수 영입을 위해 혈안인데, 본인들만 가만히 있는 건 바보 같은 짓밖에 더 되지 않는다. 기존 선수들과의 계약 문제도 빠르게 해결하고, 새로운 선수들을 보강하면서 스쿼드의 폭도 넓혀 우승에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야만 한다. 자칫 잘못하면 주축 선수들 그리고 포체티노 감독마저 팀을 떠나는 최악의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이제는 투자를 통해 확실한 우승컵을 들어 올릴 때이다. 더 이상 미루다가는 이도 저도 안 되는 상황만 반복될 게 분명하다.


남은 기간 토트넘이 문제점을 잘 해결해서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다음 시즌부터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냈으면 한다. 꼭 변화가 찾아오는 토트넘을 두 눈으로 보고 싶다. 앞으로의 토트넘을 기대하며 응원해본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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