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K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팀으로 뽑히는 대구
이번 시즌 K리그의 가장 뜨거운 팀을 뽑자면, 생각지도 못한 3연승으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1위에 올라있는 상주, 지난 시즌 부진과 상반되는 성적을 내고 있는 2위 서울, 새롭게 부임한 모라이스 감독이 있는 전북,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던 머치를 영입한 경남 등이 있다.
하지만 오늘은 위에 언급한 팀들이 아닌 다른 팀을 언급하고자 한다. 바로 대구이다.
올 시즌 초반 대구의 분위기는 상당히 뜨겁다. 그동안 떠올렸던 대구와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실제 대구의 성적도 주목할 만하다. 아직 3라운드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현재 1승 2무로 3위에 올라있다. 지난 시즌 강등권에서 머물다가 시즌 끝날 때쯤 무렵 반등을 일궈내면서 7위로 시즌을 마무리한 성적치고는 대조되는 성적이다.
이번 시즌 완전히 달라지면서 성적뿐만 아니라 흥행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낸 대구, 그렇다면 유난히 뜨거운 대구, 대구의 열풍은 어떻게 생겨난 걸까?
㉮ 새로운 경기장
대구가 새롭게 홈구장으로 개장한 DGB 대구 은행 파크
올 시즌 대구의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경기장이다. 이번 시즌 대구는 그동안 사용해오던 대구 스타디움에서 새롭게 단장한 DGB 대구 은행 파크로 홈구장을 이전했다. 팬들이 찾기 어렵고, 축구 관람에도 불편한 대구 스타디움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팬들이 찾기 수월하고 관중석과 경기장의 거리도 가까운 DGB 대구 은행 파크를 새로운 홈구장으로 채택한 거다.
홈구장 이전은 자연스레 팬들의 유입 증가로 이어졌고, 이번 시즌 K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구장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실제 통계수치만 봐도 개막 이후 리그에서 두 경기를 치르는 동안 대구 홈구장에는 23,461명의 관중이 들어섰다. 이는 지난 시즌 개막 이후 대구 홈구장에서 펼쳐진 2경기와 비교했을 때 8460명이나 차이가 날 정도로 확실히 증가폭이 큰 수준이다.
또한, 이번 시즌 대구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참가중인데, 조별예선 1차전 광저우 헝다와의 경기에서도 11,164명의 관중이 채워지면서 DGB 대구은행파크가 빛이 났다.
새로운 구장과 함께 다시 태어난 대구, 뜨거운 열풍이 시작된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다.
㉯ 안드레 감독의 축구
안드레 감독의 축구는 대구를 살려냈다.
대구의 열풍을 일으킨 건 안드레 감독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지난 시즌 7위로 마친 데 이어 올 시즌도 초반 3위에 이름을 올리는 대구의 1등 공신은 안드레 감독이지 않나 싶다.
지난 2017년 감독 대행을 시작으로 감독 지휘봉을 잡은 안드레 감독은 3시즌 째 팀을 이끌면서 대구에 확실한 팀컬러를 입혀냈다. 특히 안드레 감독은 과감하고 뛰어난 용병술을 통해 팀의 승리를 일궈냈고, 부진했던 선수들을 살려내면서 팀을 새롭게 만들어나갔다. 대표적으로 측면 미드필더에서 뛰던 정승원을 중앙으로 옮기면서 선수의 부활은 물론 팀의 중원도 살아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어냈고, 유망주로 불렸던 김대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기용하면서 공격에 활기를 되찾았다. 또한, 부상으로 측면수비 자원이 없을 때 중앙 미드필더 황순민을 윙백으로 기용하는 실험을 했는데, 이 역시 신의 한 수로 거론될 만큼 안드레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이처럼 안드레 감독의 용병술은 선수들의 의욕과 승리에 대한 열망을 불태우기 충분했고, 공격적인 전술은 팬들을 충분히 매료시킬 만했다. 대구의 상승세, 안드레 감독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 조광래 단장의 역할
대구를 위해 헌신한 조광래 단장
대구는 지난 2014년 조광래 전 감독을 단장으로 앉힌 뒤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홈구장 이전부터 구단 마케팅 및 홍보, 선수단 개편 등 여러 분야에서 과거와 비교했을 때 달라졌다. 그리고 조광래 단장이 취임한 후, 달라지기 시작한 대구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FA컵 우승을 기록했고, 이를 통해 처음으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에도 성공했다.
사실 이런 대구의 달라진 변화 뒤에는 조광래 단장의 고군분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구는 2003년에 K리그 무대에 처음 참가했지만, 사실 인기가 많은 구단은 아니었다. 월드컵 직후 잠시나마 흥행이 있었지만, 이후 좀처럼 뜨거운 열기를 찾지 못했다. 더욱이나 2000년대 초중반과 2010년대 초반 대구 지역은 삼성 라이온즈(프로야구 구단)가 큰 인기를 끌면서 많은 이들이 축구보다는 야구 쪽으로 기운 상태였다.
하지만 조광래 단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대구의 축구를 살리기 위해 계속해서 시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설득했고, 끝내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이 시민운동장을 리모델링하기로 약속했고, 곧바로 프로젝트를 시행한 끝에 지금의 DGB 대구은행파크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 DGB 대구은행파크는 대구의 가장 뜨거운 장소가 되었고, 주변 상권도 살아났다. 조광래 단장의 집념과 노력 그리고 구단에 대한 헌신이 대구의 축구를 살려냄과 동시에 대구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데 큰 공헌을 하게 되었다.
과거 오랜 침체기를 겪으면서 어려움이 많았던 대구가 다시 빛을 보게 되면서 K리그에는 또 다른 재미요소가 추가되었다. 조광래 단장부터 시작해서 안드레 감독과 대구 선수단 그리고 팬들이 모두 함께 만들어낸 성과인 만큼 이보다 더 뜻 깊을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아직 더 지켜봐야하고, 현재의 열기가 앞으로 쭉 이어져야겠지만 분명한건 대구의 열기가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 같다.
앞으로 대구의 뜨거운 상승세가 계속 되면서 동시에 K리그의 다른 구단 모두가 상승세를 맞으면서 K리그에 다시 부흥기가 찾아왔으면 좋겠다.
글=강동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구 FC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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