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약스에게 패배한 토트넘
아약스와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을 앞두고 현지 언론에서는 토트넘이 홈경기인데도 불구하고 아약스를 뚫어내기 힘들거라는 전망이 대다수였다.
데 리흐트, 블린트 그리고 오나나가 버티는 아약스의 최후방은 올 시즌 리그에서 최저 실점 2위를 기록하는 중이며, 챔피언스리그 10경기 동안 10실점, 즉 경기당 1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이는 다시 말해 아약스의 견고한 수비라인 때문에 토트넘이 고전할 거라는 의미였다.
그와 더불어 토트넘과 아약스의 스쿼드, 일정, 최근 경기에서의 폼 등을 비교했을 때도 토트넘이 뒤처졌다. 그중에서도 토트넘의 핵심 공격수 케인이 부상으로 못 나오는 가운데, 그다음으로 공격을 이끌어줄 손흥민마저 경고 누적으로 1차전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던 점은 토트넘이 아약스에게 패배할 거라는 예상을 더 가중시켰다.
홈에서 실점을 한 토트넘
그리고 결국 현지에서 예상했던 것과 팬들이 우려했던 일은 현실이 됐다.
토트넘이 홈에서 치른 1차전에서 아약스에 0-1로 무너졌다. 홈에서 득점 없이 패배를 맞이한 셈이다. 이는 공격진에서 전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으며, 좀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날 아약스를 상대로 요렌테, 모우라를 투톱으로 구성된 공격진을 내세웠다. 이는 요렌테의 제공권과 모우라의 스피드를 활용하여 아약스의 골문을 뚫어내겠다는 포체티노 감독의 의도였다. 하지만 그보다는 토트넘이 꺼내 들 수 있는 어찌 보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우선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케인과 손흥민은 나올 수 없었고, 그나마 공격자원이었던 얀센은 챔피언스리그 로스터에 등록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렌테와 모우라의 투톱은 생각보다 위력적이지 못했고, 결국 한 골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실제 요렌테는 이날 슈팅 1회가 전부였고 유효슈팅은 기록하지 못했다. 모우라 역시 유효슈팅은 없었고, 슈팅 2회(유효슈팅 0회)가 전부였다. 결국 공격에서 터져주지 못한 토트넘은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채 패배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마땅한 공격수가 없어 공격진에 변화를 주지 못한 토트넘
사실 이날 토트넘의 씁쓸한 패배, 부진한 공격을 뒤로하고, 먼저 이야기하고싶은 건 이런 토트넘의 빈약한 스쿼드이다. 지난 새벽 토트넘의 벤치를 보면 참담하다 못해 그저 안타까움만 가득하다.
골키퍼를 제외하고 토트넘의 후보명단에는 벤 데이비스, 포이스, 피터스, 스킵, 다이어, 시소코가 포함됐다. 통산 챔피언스리그 3경기 뛴 포이스, 2경기 뛴 피터스 그리고 출전 경험이 전무한 스킵까지 사실상 2군에 가까운 선수들도 선수들이지만, 공격자원으로 활용할 선수가 한명도 없는 걸 보면 토트넘이 이번 시즌 얼마나 힘든 시즌을 보내는지 알 수 있다. 이는 이번시즌 단 1명의 선수도 영입하지 않은 결과물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날 공격진에 변화를 주고 싶어도 주지 못하는 포체티노 감독의 심정을 이해한다면 정말이지 어떻게해서든지 선수를 보강해주고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이런데도 불구하고 토트넘 구단 그리고 레비 회장은 주축 선수들을 판매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구단의 수익을 내기 위해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토트넘은 더이상 과거처럼 선수를 키워서 파는 구단이 아니다. 오히려 이제는 리그 우승을 놓고 충분히 싸워볼 수 있는 클럽이자 매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비롯하여 이번 시즌에는 4강까지 진출해낸 구단이 됐다. 그런데도 선수단 보강은커녕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는 건 절대적으로 있을 수 없다. 구단의 능력, 규모 그리고 가능성은 점점 발전해가고 있는데 운영 방식과 투자 방식이 예전과 똑같다면 이는 절대적으로 잘못된 일이다.
토트넘으로서는 달라지지 않는다면 같은 악순환은 반복될 거고, 결국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 되어버리고 말 거다.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꾸고, 적극적인 선수영입을 통해 팀을 운영해나가야만 한다.
남은 2차전 손흥민을 믿어야 한다.
이런 악순환 속에서 토트넘은 결국 남은 2차전에 손흥민에게 모든 걸 거는 수밖에 없다. 케인이 부상회복이 빨라 잘하면 나올 수 있다고는 하지만, 몸 상태가 온전하지 못하기에 손흥민에게 먼저 시선이 쏠린다. 실제 이날 현지에서도 토트넘의 공격이 잘 풀리지 않고, 경기에서 패배하자 손흥민을 계속해서 언급하는 등 손흥민의 결장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물론 손흥민이 최근 리그에서 최상의 폼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분명 한 방이 있는 선수이고, 챔피언스리그에서만큼은 좋은 득점력을 유지하고 있기에 기대를 내걸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더욱이나 이번 시즌 들어서 온 더볼, 오프 더볼 가리지 않고 어느 위치에서든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그 기대감은 더한다.
아약스가 원정에서 한 골만 기록했기에 토트넘으로서는 아직 가능성이 있고, 손흥민 역시 아약스를 상대로 충분히 득점을 뽑아낼 수 있다. 지난 8강전 맨시티를 상대로 도합 3골을 기록한 손흥민, 그가 아약스를 뚫어내고 팀을 결승으로 이끌어내는 환상적이고 기적같은 스토리를 기대해봐도 좋을 거 같다.
토트넘으로서는 남은 2차전에서 모든 걸 쏟아부으면서 동시에 손흥민 역시 좋은 모습을 통해 구단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 기쁨을 누리는 장면을 기대하며, 토트넘의 앞으로 행보를 응원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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