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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우라의 극적인 결승골로 대역전승을 거둔 토트넘


이게 말이나 되는가? 정말 놀라움의 연속이다. 온몸에 전율이 돋을 정도로 믿을 수 없는 순간이다.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말도 안 되는 극적인 승부가 또다시 연출됐다. 이번에는 토트넘이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암스테르담의 기적을 써냈다. 토트넘이 보고도 믿기지 않는 대역전승을 일궈내면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어제 새벽 리버풀이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보여준 기적보다 더 기적 같은 일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토트넘의 역전승은 대단했다. 


토트넘은 1차전을 0-1로 패배한 상황에서 이날 실점하지 않고 두 골을 넣어야지만 결승 진출이 가능했다. 혹여라도 실점을 허용하면 두 골 이상을 넣어야 하는 불리한 조건이 토트넘에게는 따랐다. 불리한 조건 탓인지 토트넘은 초반부터 홈 팀 아약스의 거센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흔들렸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전반 5분만에 실점을 허용했다. 사실상 승부의 균형은 아약스 쪽으로 기울어져 갔고, 전반 35분 아약스의 두 번째 득점이 나오면서 토트넘의 결승 진출 꿈은 점점 사라져갔다. 1, 2차전 합산 스코어 0-3. 토트넘은 추가 실점 없이 3골을 넣지 못하면 탈락하는 위기에 놓일 만큼 불리한 상황이었다. 실제 현지에서도 전반전이 끝난 뒤 "올 시즌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여정은 여기서 끝이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토트넘에게는 사실상 가망이 없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모우라가 극적으로 헤트트릭을 완성시키면서 모두가 불가능할 거라는 결과를 뒤집어냈다. 더욱이나 그 결과를 뒤집어 낸 시점이 정규 시간이 다 지나고 추가 시간마저 다 끝난 시점에서 나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기적을 만들어낸 토트넘은 구단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무대에 오르게 되었고, 포체티노 감독과 토트넘 선수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면서 이날 승리를 만끽했다.



요렌테로 변화를 준 포체티노 감독


이미 전반전에만 두 골을 실점하면서 합산 스코어 0-3을 뒤집어내기란 토트넘에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무리 손흥민, 에릭센, 알리, 모우라로 이어진 공격라인이 후반전에 제 모습을 찾는다고 할지라도 아약스를 뚫어내는 일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었다. 더욱이나 올 시즌 리그에서 최소 실점 2위에 올라있고, 데 리흐트가 버티고 있는 아약스였기 때문에 그 어려움은 배가 되었다. 그렇다면 토트넘은 어떻게 해서 극적으로 아약스를 뚫어내면서 경기를 뒤집었을 수 있었던 것일까.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토트넘의 포체티노 감독이 꺼내든 승부수는 요렌테 카드였다. 포체티노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완야마를 빼고 최전방 공격수 요렌테를 투입하면서 전술을 더욱더 공격적인 태세로 전환했다. 이는 두 골을 실점한 채 전반 내내 끌려다닌 토트넘이 후반전에 달라지지 않으면 승산이 없는 싸움이었고, 특단의 조치를 내리지 않으면 사실상 결승 진출의 꿈은 좌절될 위기에 놓여있었던 만큼 아약스에게 중원은 내주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남은 45분 동안 따라잡겠다는 포체티노 감독의 의도였다.


요렌테 투입 전(왼쪽)과 후(오른쪽) 전술 비교


토트넘은 요렌테의 투입으로 기존에 4-2-3-1 전형에서 4-1-4-1 혹은 4-1-2-3 대형으로 바뀌면서 전술적으로 변화를 가져갔다. 시소코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혼자 세우고, 전방에 요렌테를 중심으로 좌, 우에 배치된 모우라와 손흥민이 공격을 주도하고 바로 밑에 알리와 에릭센이 공격을 연결해주는 형태이다. 다시 말해 요렌테가 공중볼을 따내서 공을 연결해주면 알리와 에릭센이 2선에서 찬스를 만들어주거나, 손흥민과 모우라가 페널티박스로 침투하여 골을 노리는 전술이다. 실제 이날 요렌테는 최전방에서 데 리흐트와 블린트를 상대로 계속 경합하면서 공중볼을 따낸 뒤 동료들에게 연결해주었고, 상대 수비에게 부담감을 계속 안겨주었다. 요렌테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되면서 경기가 끝날 때까지 무려 13번의 경합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었는데, 이는 이날 양 팀 모든 선수 통틀어 가장 많은 횟수이기도 했다.


요렌테의 투입과 동시에 귀신같이 공격적으로 돌변한 토트넘은 전반전과는 전혀 다른 움직임을 가져갔고, 후반 10분 만에 모우라가 첫 득점을 쏘아 올렸고, 이후 4분 만에 추가 득점이 나오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후반 36분 이후 양 팀의 대형


후반 시작과 동시에 승부수를 띄우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다시 가져온 토트넘은 동점까지 만들어냈고, 한 골만 더 넣으면 결승 진출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또 다른 변화가 필요했다. 아약스가 더 이상의 실점을 내주지 않기 위해 미드필더 쇠네와 반 더비크, 공격수 돌베르를 빼고 수비수 벨트만, 싱크하벤, 마가샨을 투입하면서 뒷문을 걸어 잠그는 작전으로 갔기 때문에 변화가 더욱더 요구됐다.


이에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36분 트리피어를 빼고 라멜라를 투입하는 말 그대로 극단적인 공격 전술을 꺼내 들면서 아약스의 전술적 변화에 대응했다. 이는 수비를 강화한 아약스를 상대로 수비 숫자를 줄이고 마지막까지 맹공격을 퍼부으면서 득점을 성공시키겠다는 포체티노 감독의 굳은 의지였다. 그리고 이런 포체티노 감독의 전술 변화는 토트넘이 주도권을 계속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아약스를 몰아붙일 수 있었다. 실제 후반전 45분만 놓고 봤을 때 토트넘은 65%의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18번의 슈팅과 5번의 유효슈팅을 기록하는 등 경기를 완전히 압도했다.


이날 혼자 맹활약을 펼치면서 날아다닌 모우라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날 '미친' 활약을 선보인 모우라가 있었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모우라는 손흥민, 에릭센 그리고 알리가 집중견제를 받는 동안 보다 자유로운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공격에서 활기를 띠었다. 모우라는 본인의 장기인 스피드와 드리블 돌파를 활용하여 아약스의 수비진들을 괴롭혔고, 요렌테와 함께 페널티박스 안에 머무르면서 날카로운 공격을 선보였다. 지난 새벽 모우라는 총 5번의 슈팅을 때려내면서 3번의 유효슈팅을 기록할정도로 순도 높은 결정력을 과시했고, 2번의 결정적 패스를 비롯하여 6번의 드리블 돌파 시도 중 4번이나 성공하면서 공격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모우라는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좋은 폼을 계속 유지했고, 후반 추가시간이 다 끝날 무렵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수비를 보여주는 아약스방심한 틈을 타 알리의 패스를 이어받아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내면서 토트넘을 역전승으로 이끌었다. 모우라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면서 토트넘은 0-2 스코어에서 3-2로 뒤집으면서 이날 경기를 승리로 가져갔고, 1, 2차전 합산 스코어 3-3에서 원정 다득점 우위를 점하면서 결승으로 가게되었다.


두 번의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면서 전술적 변화를 성공적으로 일궈낸 포체티노 감독, 그의 뛰어난 용병술과 판단력이 토트넘을 결승으로 이끄는데 발판을 마련했고, 이날만큼 메시, 호날두 부럽지 않을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펼 모우라가 토트넘을 결승으로 이끌었다고 감히 말하고싶다.


토트넘은 기적같은 승부를 연출하면서 결승에 올랐다. 이제 빅이어를 들어올리기까지 단 1경기, 리버풀전만 남았다. 믿기지 않는 스토리로 결승에 올라온 만큼 토트넘이 마지막 경기까지 후회 없는 승부를 보여주기를 응원하며, 그들의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마지막 여정을 기대해본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UEFA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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