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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간 리버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그 어떤 리그보다 뜨거웠다. 우승 경쟁은 물론이고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싸움과 7위 싸움(맨시티가 FA컵 우승을 하게 되면 7위 팀은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얻게 된다)까지 뭐하나 빼놓지 않고 치열한 싸움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그 뜨거움은 유럽대항전(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에서도 계속 이어졌고, 프리미어리그 4팀이 올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모두 올랐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리버풀은 바르셀로나를 꺾고, 토트넘은 아약스를 꺾고 결승에 오르면서 맞대결을 앞두고 있으며, 유로파리그에서는 첼시가 프랑크푸르트를 꺾고, 아스날은 발렌시아를 꺾고 결승에 오르면서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프리미어리그 팀끼리 맞붙는 것은 2007-08시즌 맨유와 첼시의 대결 이후 11년 만이며, 유로파리그는 1971-72시즌 토트넘과 울버햄프턴의 결승전 이후 47년 만이다.


추가로 동일리그 4팀이 유럽대항전 양대 리그 결승전을 독점한 건 역대 유럽의 모든 리그를 통틀어 놓고 봤을 때 처음 있는 일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우승팀을 한 시즌에 모두 배출하는 것은 1983-84시즌 한 차례 있었다) 그만큼 프리미어리그 4팀이 이번 결승전을 독차지 한 건 이례적이며 가치 있는 일이다. 실제 현지에서도 "이제 유럽 축구는 잉글랜드가 선두 주자이다." "유럽 축구의 수도는 런던으로 넘어갔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간 토트넘


지난 5시즌을 놓고 봤을 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팀 중 프리미어리그 팀은 리버풀(2017-18시즌 준우승)이 유일했다. 그동안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레알 마드리드가 4차례 빅이어를 들어 올렸고, 바르셀로나가 1차례 빅이어를 들어 올렸다. AT 마드리드와 유벤투스는 각각 2번의 결승 무대를 밟았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사실상 스페인 라리가 클럽이 지난 5년간은 챔피언스리그 무대는 독점을 하다시피 한 셈이다.


유로파리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5시즌 동안 유로파리그 결승에 오른 프리미어리그 팀은 맨유와 리버풀, 그 중 맨유는 2016-17시즌 아약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프리미어리그의 명성을 조금이나마 회복시켰다. 하지만 나머지 대회에서는 세비야가 3차례 결승에 올라 모두 우승컵을 가져갔고, AT 마드리드가 우승컵을 한 번 들어올렸다. 유로파리그 역시 챔피언스리그와 마찬가지로 스페인 라리가 클럽의 독무대인 셈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두 리그의 양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그동안 8강에 밥 먹듯 올라섰던 스페인 라리가(지난 5시즌 동안 챔피언스리그 8강에는 라리가 팀들이 항상 3팀 이상 올랐었다)는 이번 시즌 8강에 단 한 팀(바르셀로나)밖에 오르지 못했다. 반대로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4팀이나 8강에 진출했다. 이는 지난 5시즌을 놓고 봤을 때, 가장 많은 숫자이다. 지난 5년간 프리미어리그는 8강에 이름을 올린 팀 수가 3팀 이상을 넘지 못했으며, 가장 많았던 시즌이 2017-18시즌(리버풀과 맨시티)이었고, 2014-15시즌에는 단 한 팀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유럽대항전에서 고전을 일삼았던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반란이 시작되면서 모든 축구 팬들의 관심은 프리미어리그로 쏠리고 있다. 그렇다면 프리미어리그는 어떻게 해서 다시 황금기를 맞았을까.


지난 몇 년간 프리미어리그에는 수 많은 명장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몇 년간 수많은 명장들이 프리미어리그 클럽 감독 지휘봉을 잡으면서 잉글랜드 무대에 도전해왔다. 과거 첼시를 이끌고 우승을 경험했던 무리뉴의 복귀부터 시작해서 과르디올라, 클롭, 반 할, 콘테, 포체티노, 라니에리, 페예그리니, 베니테즈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감독들이 프리미어리그 무대로 몰렸다. 그리고 올 시즌에도 사리, 에메리 등 이름을 날린 전술가들까지 합류하면서 프리미어리그는 감독들끼리의 지략대결이 상당하다.


명장들이 몰리면서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전술적인 부분과 경기력이 자연스레 발전했고, 그에 따라 리그의 수준 또한 상승했다. 이것이 프리미어리그가 과거처럼 유럽 무대에서 다시 활약을 이어나갈 수 있게 만들었고, 동시에 축구의 메카로 새롭게 발돋움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2010년 이후 선수 투자에만 얼마를 쓰면서 유럽 통틀어 1위를 기록한 맨시티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프리미어리그가 선수 영입에 쏟아부은 돈은 무려 10억 4000만 유로(한화 약 1조 4000억원)를 넘어섰다. 이는 유럽 5대 리그 통틀어서 가장 많은 액수이며, 그만큼 프리미어리그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리그를 성장시켜나갔다고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맨시티가 압도적이었는데, 맨시티는 2010년 이후 13억 1000만 유로(한화 약 1조 7400억 원)를 쏟아부으면서 선수를 영입했고, 현재 막강한 스쿼드를 구축해냈다.


이렇게 비싼 금액을 주고 선수들을 데려오기 시작하면서 탑 클래스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로 유입이 잦아졌고, 선수들끼리의 경쟁이 불가피해지면서 동시에 클럽 간의 경쟁도 과열되었다. 그에 따라 리그의 수준 역시 한 단계씩 상승했고, 프리미어리그가 유럽의 다른 리그를 넘어서면서 우뚝 올라서는 단계까지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아스날은 유로파리그 우승을 해야지만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할 수 있다.


이렇게 프리미어리그가 황금기를 맞으면서 많은 팬들의 관심사는 한 가지 더 생겼다. 관심사라기보다는 궁금증이라고 보는 게 맞겠다. 유럽대항전 양대 리그 결승이 프리미어리그 팀들로만 채워진 상황에서,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은 어떻게 되는 걸까?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은 그대로 4장이 주어진다. 이는 UEFA 규정에 따라서 유럽 4대 리그는 상위 4팀만이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는 규정을 따른다. 하지만 한 가지 변수는 있다.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 우승팀이 나오는 경우다. 이 경우에는 그에 맞는 규정이 둘로 나뉜다.


첫 번째는 챔피언스리그 혹은 유로파리그 우승팀이 리그 최종 순위 4위 안에 들 때이다. 이때의 경우에는 프리미어리그의 최종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은 그대로 4장이 된다. 5위 팀에게 한 장의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추가적으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 우승팀이 포함된 상위 4팀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다. 두 번째는 챔피언스리그 혹은 유로파리그 우승팀이 리그 최종 순위 4위 밖으로 시즌을 끝마쳤을 때다. 이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런 상황이 나오게 되면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한 장 늘어난다. 상위 4팀과 챔피언스리그 혹은 유로파리그 우승팀까지 더해서 최대 5장까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5위 아스날이 위의 두 번째 상황에 해당된다. 만약 아스날이 이번 시즌을 5위로 마친 상황에서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한다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아스날이 유로파리그 우승에 실패한다면 다음 시즌에도 유로파리그에 참여하게 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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