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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리그 우승을 들어 올린 아자르, 이제는 첼시를 떠날 준비를 마쳤다.


첼시 팬들에게는 유독 심경이 복잡한 날이 되지 않을까 싶다.


첼시가 오늘 새벽 유로파리그에서 아스날을 4-1로 대파하면서 6년 만에 유로파리그 정상을 탈환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경기력, 완벽한 하모니를 바탕으로 아스날을 무너뜨렸다. 첼시 팬들로서는 올 시즌 무관에 그칠뻔한 상황 속에서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기에 이보다 더 기쁠 수는 없다. 더욱이나 지난 2월 리그컵 결승에서 이미 한 차례 쓴맛을 봤기 때문에 오늘의 승리로 기쁨은 배가 될 거다.


하지만 기쁨을 뒤로하고, 이날 첼시 팬들에게는 아쉬움과 슬픔이 더 컸을 수도 있겠다. 그 이유는 바로 첼시의 에이스, 아자르가 첼시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는 게 기정사실로 되면서이다. (아자르는 올 시즌을 끝으로 첼시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을 결심했고, 실제 첼시와 레알 마드리드는 이적료 협상만을 남겨 놓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더욱이나 이날 아자르가 보여준 활약은 더도 없이 완벽했기에 첼시 팬들의 아쉬움과 슬픔은 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우승을 차지하면서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던 아자르가 첼시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경기라는 걸 생각하면 아쉬움과 슬픔이 동반된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아자르


결승전을 앞두고 아자르는 "첼시를 반드시 우승으로 이끌겠다."라는 말을 남기면서, 결승전에서 아스날을 이기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리고 이날 직접 완벽한 경기력을 바탕으로 증명하면서 왜 그가 프리미어리그 측면 공격수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지, 왜 그가 월드클래스인지를 보여주었다.


이날 첼시의 공격을 주도하는 핵심 그 자체였던 아자르는 공격이 시작되면 항상 공을 소유하면서 상대 수비를 휘젓고 다녔고, 상대 진영에서 끊임없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말도 되지 않는 엄청난 플레이로 경기를 지배한 셈이다. 정말이지 이날 만큼은 양 팀 선수들 모두를 통틀어 놓고 봤을 때 한 수 위에 있다는 표현을 꺼내고 싶을 정도였다. 아자르는 첼시의 4골 중 3골에 관여했다. 본인이 직접 넣은 두 골뿐만 아니라 페드로의 골을 도왔다. 슈팅, 패스, 드리블, 공 키핑 그리고 전개까지 그냥 모든 게 완벽했던 셈이다.


아자르의 플레이가 더 인상적이었던 건 그의 위치와 볼 지배 능력 때문이었다. 아자르는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면서 상대 진영에 상당히 많이 머물렀는데도 불구하고 좀처럼 공을 빼앗기지 않았다. 아스날의 오른쪽 라인에 위치한 메잇랜드-나일스, 토레이라 그리고 소크라티스가 에워싸면서 강한 압박을 해도 아자르는 버텨냈다. 실제 아자르는 양 팀 모든 선수 통틀어 가장 많은 볼 터치(80회)를 기록했고, 45번의 패스를 시도하면서 7번째로 많은 패스 시도를 기록했다. 그러면서도 아자르는 87%에 달하는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웬만한 공격수는 아자르처럼 높은 위치에서, 거센 압박이 들어오는 상대 진영에서 저렇게 많은 볼 터치와 패스를 기록하기도, 또 높은 패스 성공률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아자르는 달랐고, 이날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아자르는 직접 마무리하는 슈팅의 정확도도 놀라웠다. 아자르는 이날 때린 3개의 슈팅 모두를 유효슈팅으로 기록했을 정도로 엄청난 순도를 과시했다. 때리는 족족 아스날 골문을 크게 위협한 셈이다. 물론 페널티킥 골이 포함된 슈팅 기록이긴 하지만, 어찌 됐든 간에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유효슈팅을 기록했고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켰다는 건 아자르의 슈팅 정확도가 대단하다는 걸 말해준다.


이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첼시 유니폼을 벗게 될 아자르


지난 새벽 인상 깊은 아자르의 활약을 넘어서 많은 이들은 이적을 결심한 아자르가 떠나면 앞으로의 첼시가 어떻게 될지를 가장 먼저 걱정했을 거다. 그동안 아자르가 첼시에서 보여준 상당한 활약들을 생각하면 걱정이 배가 됐을 수도 있다.


아자르는 지난 2012년 첼시로 건너와 7시즌 동안 뛰면서 352경기에 출장해 110골 92도움을 기록하는 엄청난 활약을 선보였다. 여기에 이번 유로파 리그 우승컵까지 포함하면 총 6번의 우승 트로피도 들어 올렸다. 그동안 매 시즌 치열함을 보여주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첼시가 강팀으로 존재할 수 있었던 건 사실상 아자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도 감히 말하고 싶을정도다.


하지만 다음 시즌부터 첼시는 이런 아자르 없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물론 절대적으로 아자르가 없다고 해서 첼시가 순식간에 무너진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아자르를 누가 대체할 것인가, 대체자가 아자르만큼의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에 걱정이 앞서는 거다. 더욱이나 첼시는 현재 FIFA(국제축구연맹)로부터 이적 징계를 받으면서 선수를 영입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 다행히도 지난 1월에 풀리시치를 미리 영입하면서 아자르가 떠날 걸 대비했다고는 하지만, 풀리시치 한 명에게만 모든 기대를 걸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제 감독직을 한 시즌 수행한 사리 감독마저 다음 시즌 유벤투스 지휘봉을 잡게 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첼시는 아자르 공백에 대한 걱정을 넘어서 팀 전체가 위기에 놓일 수 있는 걱정을 해야 되는 순간에 놓이게 되었다. 첼시로서는 아자르는 잡지 못하더라도, 사리 감독을 믿고 남겨두면서 동시에 선수 영입을 통해 새로운 이적생들과 기존에 페드로, 윌리안, 허더슨-오도이 등이 다함께 뭉쳐 아자르의 공백을 지워내야만 할 것이다.


첼시 그리고 모든 축구 팬들은 떠나는 아자르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과연 첼시가 다음 시즌부터 아자르의 공백을 전술적으로 어떻게 채워낼지, 떠날 아자르 대신 어떤 선수를 데려오면서 극복할지 관심을 갖고 이제부터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게 된 첼시, 그들의 앞날을 관심 있게 지켜보면 흥미롭지 않을까 싶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첼시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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