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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지휘봉을 잡은 무리뉴 감독이 퍼거슨 전 감독의 명성에 도전한다. 


2016-17시즌 프리미어리그가 개막했다. 이번 시즌은 개막하기 전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선수 이적은 물론이고 새로운 감독들의 부임으로 화제를 모으며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맨유, 맨시티, 첼시, 사우샘프턴이 감독을 교체하면서 새롭게 시작했다. 맨유는 무리뉴,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첼시는 콘테, 사우샘프턴은 퓌엘을 선임했다. 기존에 클롭, 벵거, 포체티노 등 이름만 들어도 대단한 감독들이 있는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새로운 명장들이 모여들었다. 감독 명성만 놓고 보면 감히 유럽 리그 중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프리미어리그는 변수가 많은 리그인 만큼 각 팀 감독들은 어떻게 준비하고 나올지 기대가 된다. 명장들의 치열한 지략 대결도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라리가 시절 많은 맞대결을 펼친 무리뉴 감독과 과르디올라 감독


2009-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부터 시작된 두 감독의 신경전은 이번 시즌에 또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엘 클라시코'가 아닌 '맨 더비'로 말이다. 사실 전적 상으로 비교하면 과르디올라 감독이 7승 6무 3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라리가 시절 맞대결에서 더 많은 승리를 쌓아 올린 게 주요했다. 하지만 2009-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승리하면서 결승으로 간 점, 2010-11시즌 스페인 국왕컵 결승에서의 승리한 점, 2011-12시즌 바르셀로나를 꺾고 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점을 생각해보면 무리뉴 감독도 역대 전적에서는 밀리지만, 좋은 승부를 선보였고 쉽게 물러서지는 않았다는 걸 증명한다.


물론 지난 시즌 첼시에서 어려움을 겪은 무리뉴 감독이기에 다소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스페셜원'이다. 믿고 기다리면 좋은 성과를 거둬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번 시즌 맨유 지휘봉을 잡은 만큼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완벽하게 팀을 만들어서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면 '티키타카' 전술로 바르셀로나를 최정상에 올려놓았고 뮌헨의 전성기를 이끈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에서도 점유율 축구를 성공시킨다면 그를 끌어내릴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 기대가 된다. 아니 기대를 할 수밖에 없다. 두 감독 모두 많은 우승경험이 있고 전술적으로도 뛰어난 감독이기 때문에 이번 시즌 맞대결이 기대된다.


2014년 10월, 맞대결 간에 신경전을 벌이는 무리뉴 감독과 벵거 감독


무리뉴 감독과 벵거 감독 간의 맞대결을 생각만 하면 흥미진진하다. 매번 치열한 신경전을 보여주는 두 감독은 팬들에게는 재미있는 요소 중 하나였다. 역대 상대 전적은 무리뉴 감독이 7승 6무 1패로 압도적으로 앞서있다. 지난 시즌 무리뉴 감독이 첼시에서 경질되면서 두 감독의 맞대결이 여기서 끝인가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맨유의 지휘봉을 잡은 무리뉴 감독은 벵거 감독에겐 다시 악몽으로 다가왔다. 아마 무리뉴 감독이 맨유와 계약했다는 기사를 봤을 때 절망했을 것이다.


21살 차이가 나는 두 감독은 성격,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 오직 승리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리뉴 감독.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벵거 감독. 그래서일까 항상 맞대결에서 벵거 감독은 승부에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2년 전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경기는 벵거 감독에게 있어서 역대 최악의 경기였을 것이다. 아스날을 이끌고 1000번째 경기를 치르게 되는 벵거 감독의 상대는 프리미어리그로 다시 돌아온 무리뉴 감독의 첼시였다. 맞대결을 앞두고부터 두 감독은 옥신각신했다. 과거에 화제가 됐던 '관음증 환자' 발언부터 시작해서 '실패 전문가'까지 두 감독의 전쟁이 시작됐다. 경기 결과는 6-0 첼시의 완승. 경기가 끝나고 역시나 두 감독은 악수하지 않았고 벵거 감독은 기자회견장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심지어 무리뉴 감독이 더 얄미웠던 점은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에 벤치를 떠나 터널 안에서 벵거 감독을 기다렸다가 1000번째 경기를 축하한다고 말했다는 점이다.


이와같이 두 감독의 설전도 프리미어리그의 볼거리 중 하나다. 무리뉴 감독은 "내가 실패를 두려워한다면, 벵거 감독은 실패 전문가" "아스날 선수들 좋은데, 왜 우승을 못 할까?"라며 벵거 감독을 향해 독설을 거침없이 내뱉어왔다. 벵거 감독은 매번 맞대결에서 패배하면서 무리뉴 감독의 도발에 제대로 응할 수가 없었다. 이쯤 되면 정말 벵거 감독이 안타깝다. 이번 시즌은 첼시가 아니라 맨유를 상대해야 하는 벵거 감독이다. 험난하고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벵거 감독이 무리뉴 감독을 극복해냈으면 한다.


첼시의 콘테 감독이 프리미어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탈리아 세리에 무대에서 성공을 거두고 온 콘테 감독도 눈여겨볼 만하다. 콘테 감독은 2011-12시즌부터 유벤투스를 이끌었다. 당시 여론은 암흑기에 접어든 유벤투스를 다시 일으키기는 힘들다고 평했고 팬들도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팀과 선수들에게 맞는 전술로 상승세를 거두며 무패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세 시즌 연속으로 리그 우승 타이틀을 차지했고 2013-14시즌에는 최다 승점으로 우승을 했다.


특히 스리백 전술을 도입하면서 황금기를 가져다주었고 칼치오 폴리 사건으로 침체돼있던 유벤투스의 부활을 알림과 동시에 콘테 감독도 세계적인 감독으로 주목받게 되었다. 이후 이탈리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지난 2016년 유럽축구 선수권대회에서 8강 진출까지 이뤄냈고 암흑기를 걷던 이탈리아 대표팀을 부활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콘테 감독은 이탈리아 축구협회와 마찰을 빚게 되었고 첼시와 3년 계약을 통해 올 시즌부터 첼시 감독으로 부임하게 되었다.


첼시 감독직에 부임한 콘테 감독의 이번 시즌 목표는 우승보다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일 것이다. 일단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이기도 하며 지난 시즌 10위까지 추락한 첼시이기 때문에 급할 필요는 없다. 천천히 재정비해서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아직까지 콘테 감독은 스리백 전술은 꺼내 들지 않았지만, 곧 스리백을 사용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1라운드, 2라운드 두 경기 모두 실점을 하면서 힘들게 승리를 거두었다. 두 경기 다 수비 문제가 드러났고 경기 내내 콘테 감독도 수비진들에게 화를 내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수비의 안정화를 중요시하는 만큼 불안한 수비라인을 재정비한다면 충분히 스리백 전술도 나올 수 있다고 본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콘테 감독의 전술이 통할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고 대처능력도 유연한 감독이기 때문에 충분히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그 앙에 속한 니스에서 사우샘프턴 감독으로 부임한 퓌엘 감독


유럽 4대 리그로 손꼽히는 프리미어리그, 분데스리가, 세리에, 라리가는 각자의 개성이 있고 특징이 있는 리그들이다. 거칠고 속도가 빠른 직선적인 프리미어리그. 힘과 조직력을 앞세운 분데스리가. 탄탄한 수비를 기본으로 하는 세리에. 기술과 세밀한 패스가 중심인 라리가. 프리미어리그로 새롭게 넘어온 감독들은 초반에 전술을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하면 리그에 적응하기 어렵다. 실제로 지난 시즌까지 두 시즌 동안 맨유를 지휘했던 판 할 감독은 적절하지 못한 전술을 사용하면서 실패로 끝이 났다. 빠르고 공격 중심의 축구보다는 어울리지 않는 점유율 축구를 했고 여론과 팬들은 전술의 변화를 원했지만,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하면서 결국 스스로 제 무덤을 파버렸다. 맨유 레전드 퍼디난드도 "맨유는 빠른 축구, 보다 공격적인 축구를 해야 한다. 하지만 판 할 감독은 그렇지 못했다."라고 말하며 판 할 감독의 전술에 불만을 토했다.


이처럼 리그마다 특성이 있고 전술의 장단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감독 본인만의 선호하는 전술을 활용하는 게 가장 좋은 건 맞다. 하지만 리그와 전혀 어울리지 않고 팀에도 맞지 않는 전술이라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억지로 전술을 입히려고 하면 당연히 경기에서 이기기가 힘들다. 전술적으로 유연하게 접근하여 선수에게 어울리는 전술, 팀에 맞는 전술을 활용하는 게 최선의 판단이다. 물론 감독 전술에 맞는 선수를 영입해서 팀을 운영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선수를 영입할 금전적인 여유, 조직력을 끌어올릴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야지 가능하다. 프리미어리그는 냉혹한 승부 세계이다. 오래 기다려주지 못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또한, 빡빡한 일정으로 알려진 프리미어리그를 생각하면 감독들은 선수단 체력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전반기가 끝나면 휴식기를 갖는 분데스리가, 세리에, 리그앙과는 달리 프리미어리그는 오히려 12월과 1월에 더 바쁘다. 바로 '박싱데이'가 있기 때문이다. 과르디올라, 콘테퓌엘 감독은 '박싱데이'를 아직 겪어보지는 못했지만, 선수들에게는 상당히 힘든 일정이다. 기존의 프리미어리그 감독들도 '박싱데이' 때문에 불만을 많이 표출해왔다. 감독들은 일정을 고려해서 충분한 로테이션과 주전 선수들의 체력관리가 필요하다. 이번 시즌은 감독들도 새로 바뀌었고 다양한 전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감독들 간의 지략 대결이 기대된다. 우승팀은 시즌이 다 끝나고 최종 순위가 나와야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고르기가 어려운 시즌이다. 사소한 실수 하나하나가 순위를 좌우하고 감독마다 전술적으로 색깔이 강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감독들의 활약 그리고 기존의 감독들과의 대결 구도도 기대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우샘프턴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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