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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데뷔전을 치른 백승호


지난 11일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선수는 백승호였다. 스페인 지로나에서 뛰는 백승호가 A매치 데뷔전을 치렀기 때문이다. 백승호는 지난 3월에도 대표팀에 발탁되긴 했지만, 당시에는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A대표팀 경기에 나서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백승호는 이란전에 4-1-3-2 대형에서 ‘1’에 위치하면서 아래로 내려앉은 위치의 수비형 미드필더에 홀로 포진했다. 이는 백포라인 바로 앞에서는, 최근까지 대표팀 기둥의 한 축이었던 은퇴한 기성용의 자리로서 우리 대표팀이 골머리를 앓고, 끊임없이 대체 선수를 찾고자 한 자리였다.


또한 벤투 감독의 전술상 여러 능력이 요구되는 위치기도 하다. 백포라인 앞에서 상대 공격을 1차적으로 저지를 해줘야 하는 만큼 수비력이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하며 후방 빌드업 즉, 공격의 시작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패스, 볼 키핑, 탈압박이 뛰어나야 한다. 다시 말해, 대표팀이 최근 계속해서 알맞은 선수를 찾고자 하는 만큼 상당한 부담감이 따르기에 심적으로 여유와 안정감이 있어야 하며, 전술적으로도 핵심으로 꼽히는 자리인 셈이다.


그리고 이날 이런 중요한 자리를 본인의 자리인 마냥 백승호는 주어진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내면서 대표팀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을 가져다주었다.



중원에서 맹활약을 펼친 백승호


백승호는 A매치 첫 경기, 데뷔전인데도 전혀 긴장하는 여력 없이 놀라운 활약을 이어나갔다. A매치를 처음 뛰는 새내기가 아닌 경험 많은 베테랑같이 차분하게 그리고 안정적으로 후방에서 경기를 풀어나갔다. 실제 백승호는 이란전에서 팀에서 가장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백승호는 48번의 패스를 시도해 95.8%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면서 100%에 육박하는 성공률을 보여주었다.


이는 백승호가 후방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볼을 배급해주면서 동시에 경기를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갔음을 증명해준다. 물론 대다수의 패스가 중앙 수비수 혹은 좌우 풀백들에게 공급되었고, 백패스의 숫자도 많았다는 점은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는 데 있어서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3차례의 전진 패스, 1차례의 전환 패스와 침투 패스를 모두 성공시켰다는 점은 백승호가 꼭 효율적이지 못한 패스만 했다고 말할 수 없다.


백승호는 후방에서 안정적인 볼 배급을 통해 차분하게 경기를 운영했을 뿐만 아니라 수비적으로도 뛰어났다. 사실 백승호는 수비형 미드필더보다는 중앙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나 측면에서 자주 뛰어왔기에 수비적인 부분에서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백승호는 이란전에서 13번의 볼 차단(이는 중앙 수비수 김민재가 기록한 19회 다음으로 많은 수치이다)을 기록하면서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좋은 인상을 남겼다.


정말이지 공, 수 양면에서 대단한 활약을 보여준 백승호는 대표팀에 새로운 중원의 사령관 등장을 알린 경기였다.


백승호는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된다.


이란전에서 백승호의 뛰어난 활약이 나오자 많은 축구 팬들은 앞으로의 기대감을 내비쳤다. 특히 백승호가 이제 만 22세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은 그 기대감을 배로 더했다.


벤투 감독 역시 “백승호는 원하는 바를 보여주었다. 백승호는 기술과 전술적으로 중앙에서 진가를 발휘했고, 피지컬에서도 강한 면을 보여줬다. 특히, 볼을 가지고 있을 때 플레이가 좋았다. 이란을 상대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 백승호는 앞으로도 대표팀에 이점으로 작용할 것 같다”라고 말하며 앞으로도 백승호를 향한 기대감과 본인의 전술에 있어서 핵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 또한 열어놓았다. 이제 갓 A매치를 데뷔한 백승호가 첫 경기 만에 그동안 대표팀 기둥의 한 축이었던 기성용을 대체할 선수로 급부상한 셈이다.


다만 백승호에게 있어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은 이제 첫 경기를 치른 선수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떠안겨주다가 자칫 안 좋은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특히 다음 A매치 경기에서 조금이라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어떤 비난과 질타가 쏟아질지 모르기에 그 걱정은 배가 된다. 그런 부분에서 팬들은 그저 선수와 대표팀을 믿고, 한 경기 한 경기 시간적 여유를 갖고 응원하면서 기다려 줬으면 한다. 그게 축구 팬으로서 선수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된다.


백승호 역시 너무 많은 스포트라이트에 부담감을 갖지 말고 평상시 하던 대로 좋은 폼을 유지하여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그뿐만 아니라 다음 시즌부터는 소속팀에서도 입지를 잘 다져나가면서 동시에 한층 더 성장하여 대표팀의 핵심 선수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앞으로 밝은 미래를 펼쳐나갈 백승호를 기대해보며 그의 앞날을 응원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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