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캐슬과 계약이 종료된 베니테즈 감독
한국 시각으로 지난 24일 뉴캐슬이 베니테즈 감독과 결별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뉴캐슬은 발표문을 통해 ‘6월 30일부로 계약이 해지되는 베니테즈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하였다. 그동안 계약 연장을 위해 오랫동안 대화를 이어나갔지만 아쉽게도 베니테즈 감독과 최종적으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뉴캐슬은 베니테즈 감독과 함께 왔던 코칭스태프 역시 함께 계약 만료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뉴캐슬은 ‘새로운 감독을 찾아 나설 예정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기대되는 구단으로 발돋움하겠다.’라고 말하며 팬들에게 기대감을 내비쳤다.
사실 이렇게 보면 뉴캐슬과 베니테즈 감독이 서로 결별을 알고 있었고, 합의된 상태로 보인다. 팬들 역시 베니테즈 감독이 계약 기간이 끝나 떠나는 걸로 되면서 아쉬워만 했다.
뉴캐슬의 애슐리 구단주
하지만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았다. 베니테즈 감독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전개였고, 뉴캐슬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을 모르는 듯했다. 실제로 현지 언론에서는 베니테즈 감독이 친구를 통해 계약 해지 소식을 들었다고 보도했을 정도이다. 베니테즈 감독은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있었고 계약 협상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믿고 있었다가 뒤통수를 얻어맞은 셈이다.
이에 대다수의 언론과 팬들은 뉴캐슬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에 ‘감독에 대한 존중이 없는 구단’, ‘무례하고 비상식적인 구단’이라고 비판하기 시작했다. 한편 뉴캐슬 측은 “베니테즈 감독과 최종 협상을 진행하는 중에 베니테즈 감독 측에서 답변을 주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일방적인 통지가 아니라는 반박을 했다. 하지만 베니테즈 감독 측에서 곧바로 “우리는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뉴캐슬 측에서 최종 오퍼를 주지 않았다.”라고 재반박 하면서 동시에 뉴캐슬이 잘못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베니테즈 감독은 구단에서 제시한 연봉(한화 약 90억 원)을 기준으로 1년 연장 계약을 동의하는 대신, 이적 예산 증가 및 선수 영입 권한 등 몇몇 옵션을 추가해달라는 제안을 새롭게 했다고 한다. 하지만 뉴캐슬은 베니테즈 감독 측의 역제안에 제대로 된 답변을 주지 않았고, 그냥 본인들 마음대로 계약을 해지했다. 물론 뉴캐슬 입장에서는 최근 들어 구단 재정이 그렇게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 많은 돈을 쓸 수 없기에 베니테즈 감독이 새롭게 제안한 조건을 무시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보여온 뉴캐슬의 애슐리 구단주의 행보를 생각하면 뉴캐슬 측이 더 잘못했다고 보인다.
애슐리 구단주는 구단의 수익에 있어서 철저하게 흑자 운영을 중요시하는 인물이다. 어떻게 해서든 수익을 내는 방향으로 재정관리를 하다 보니 감독의 연봉 협상에서도 일정 부분 이상을 넘어서면 과감하게 포기하고, 선수 영입 및 판매에서도 이적료가 원하는 대로 합의되지 않으면 가차 없이 협상을 중단한다. 이런 애슐리 구단주의 운영 아래 있는 한 베니테즈 감독의 제안은 당연히 무시당할 수밖에 없었고, 뉴캐슬은 베니테즈 감독과 제대로 된 상의 없이 계약을 해지한 셈이다.
뉴캐슬에서 3시즌 반동안 최선을 다해준 베니테즈 감독
베니테즈 감독 입장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구단이 흑자 운영을 한다고는 하지만 베니테즈 감독이 지난 3년 동안 보여준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무리한 요구를 한 것도 아니다.
베니테즈 감독은 2부 리그로 강등 된 뉴캐슬에 끝까지 남아서 챔피언십 우승을 일궈내면서 다시 팀을 승격시켰고, 승격한 첫 시즌에 10위 그리고 지난 시즌에 13위를 달성하면서 준수한 성적을 냈다. 특히나 지난 두 시즌 간 뉴캐슬은 프리미어리그 구단(두 시즌 모두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살아남은 구단 기준) 중에서 4번째로 적은 이적료 지출을 냈다. (뉴캐슬은 두 시즌 동안 쓴 이적료가 약 1억300만 유로로 한화 약 1360억 원이다)
이는 다시 말해 선수 영입이 그만큼 적었고, 본인이 원하는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베니테즈 감독 개인 역량으로 좋은 성적을 낸 셈이다. 하지만 이런 능력 있는 감독을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내보낸 건 분명히 뉴캐슬 구단의 실수이고, 잘못된 판단이다.
변화해야 하는 뉴캐슬
이렇게 협상을 마음대로 중단하고, 계약을 해지하여 감독을 떠나보낸 뉴캐슬은 계속 이런 식의 행보를 보이면서 동시에 매 시즌 투자 없이 본인들이 하고 싶은 대로 구단을 운영한다면 분명 앞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애슐리 구단주의 말도 안 되는 철학은 현시대의 흐름에서 더 이상 인정받을 수 없다는 걸 인지해야만 한다. 아무리 구단의 재정을 생각한다고는 하지만 팀 성적을 위해서라면 아니 1부 리그에서 살아남겠다면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서도 지금 같은 모습에서 변화하지 않는다면 결코 어떠한 감독도 뉴캐슬 지휘봉을 잡기는 꺼릴 것이고, 뉴캐슬은 새 감독 찾기에 있어서 쉽지 않은 행보를 가져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팬들의 마음 역시 돌리기 쉽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이번 베니테즈 감독 사태로 그동안 악명 높았던 뉴캐슬 구단의 이미지는 더욱더 실추되었다. 뉴캐슬로서는 두번 다시 이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구단주의 생각과 행동부터 달라져야 한다. 그리고 더욱더 신중한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한다. 더 이상은 같은 일들이 벌어지지 않도록 말이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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