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김신욱


대표팀이 9월 5일, 정확히는 9월 10일부터 시작되는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있다. 대표팀은 5일 이스탄불에서 조지아와 평가전을 치른 뒤,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본격적인 일정에 들어간다. 사실 2차 예선인 만큼 같이 조 편성된 상대 팀들 모두 우리 대표팀보다 한 단계 아래에 있기에 손쉬운 승리를 기대한다. 물론 언제까지나 방심은 금물이기에 대표팀이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를 응원하는 바이다.


벤투 감독은 9월 평가전 및 예선을 앞두고 대표팀 구상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아직 2차 예선에서 대표팀 구상을 어떻게 하겠다는 공식적인 의견을 내놓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바를 생각하면 아마 큰 틀에는 변화를 주지 않고 몇몇 구성원만 새롭게 발탁하면서 바뀔 가능성이 있다. 벤투 감독이 중요시하는 중원, 그중에서도 2선의 변화가 제일 없을 것으로 예상이 되며, 수비 라인에도 크게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공격에는 변화가 생겨나지 않을까 싶다.


벤투 감독은 부임 이후 지금까지 공격수 발탁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황의조, 지동원이 주로 발탁되었고, 지동원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석현준, 이정협이 기회를 잡았다. 확실히 벤투 감독은 본인만이 추구하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스타일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전까지 대표팀에 자주 불렸었던 김신욱은 단 한 번도 발탁되지 않으면서 본인의 전술을 확고히 했다. 하지만 그런 벤투 감독에게 고민이 생겼다. 어쩌면 최전방에 변화를 줘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올여름 보르도로 이적한 황의조


벤투 감독 부임 이후 가장 많은 기회를 받았던 황의조가 올여름 J리그를 떠나 프랑스 무대로 진출했다. 황의조는 현재까지 2경기 선발로 나서면서 총 129분을 소화했지만, 아직은 골이 없다. 새로운 무대, 새로운 환경, 새로운 팀원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적응하고 있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황의조를 두고 벤투 감독이 대표팀 명단에 반드시 포함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현재 대표팀에서 황의조만큼 좋은 득점 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가 없는 만큼 벤투 감독이 제외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황의조는 벤투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 최다골(7골)을 기록 중이다. 황의조 다음으로 많은 골은 넣은 선수는 남태희, 이재성, 김민재가 2골씩이다. 확실히 득점 면에서 황의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황의조에게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하고자 이번에는 대표팀에서 제외할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아무래도 이제 팀에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기회를 잡으려는 선수를 부르는 건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데다가 새로운 무대로 옮긴 만큼 선수의 팀 적응은 향후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데 있어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황의조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보르도에 온 지 이제 한 달 됐으며, 천천히 적응해나가고 있다. 아직은 더 배우면서 적응해나가야 한다.”라고 말하며 팀에 적응하는 게 관건이라고 의견을 밝힌 바가 있다. 대표팀에 잠깐 불렸다고 적응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표팀 감독으로서 이제 갓 적응하는 선수에게 작은 배려를 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다음으로 대표팀에 이름을 많이 올린 지동원은 현재 무릎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프리시즌 때부터 계속 출전하지 못하면서 경기 감각도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다. 아마 이번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이번 대표팀에는 최소 1명, 최대 2명 이상의 공격수가 새롭게 발탁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게 된 셈이다.


본인만의 스타일을 확실히 해온 벤투 감독


벤투 감독은 앞서 말했지만, 본인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추구하면서 대표팀을 유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 역시 해당하는 부분이다. 벤투 감독은 기본적인 득점능력이 있다는 가정하에 최전방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좌, 우측면까지 폭넓게 움직이는 공격수 유형을 선호한다. 여기에 2선 미드필더와 끊임없이 스위칭하면서 다양한 연계플레이, 배후 침투 등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황의조, 지동원이 꾸준하게 발탁된 이유도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석현준과 이정협이 발탁됐던 이유도 별반 다르지 않으며, 이번 9월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개막전에서 마르세유를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준 석현준의 발탁은 유력해 보인다. 한편 이정협의 경우는 K리그 챌린지에서 11골을 기록하면서 득점 3위에 올라있지만, 최근 경기만 놓고 봤을 때 5경기 동안 1골만 넣으면서 골 감각은 부족하기에 좀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 이 밖에도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박용지, 주민규, 정승원 등이 있지만. 이 역시도 최종 발표가 있을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


결국, 벤투 감독의 기준에 고려하여 황의조를 발탁한다고 가정했을 때 석현준이 두 번째 옵션으로 합류하면서 공격라인을 구상할 가능성이 크고, 황의조를 발탁하지 않는다면 석현준과 한 명의 공격수가 새롭게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공격수를 2명에 제한하지 않고 3명 이상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는 김신욱


그리고 그 새로운 공격수 혹은 3명 이상 발탁할 가능성이 있는 공격수 자리에 김신욱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한국 축구에서 김신욱이란 이름은 지난 몇 년을 돌이켜봤을 때 논쟁적인 화두였다. 특히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전이 대표적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피지컬이 강한 스웨덴을 상대로 김신욱 카드를 꺼냈지만, 움직임이 제한적이고 속도가 느린 김신욱의 단점이 명확히 드러나면서 완전히 실패작으로 돌아갔고 ‘당시 김신욱을 꼭 기용했어야만 했냐?’라는 비판적인 의견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지난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올 시즌, 근래의 플레이에만 한정해서 김신욱을 보자면 벤투 감독이 아시아 2차 예선을 치르는 데 있어서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냉정하게 말해서 김신욱이 벤투 감독의 전술에 부합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많은 움직임을 바탕으로 2선 자원과 잦은 연계플레이 측면에서 봤을 때 김신욱은 많이 약하다. 또한,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스타일이 확고하기에 발탁될 가능성도 적다. 하지만 올 시즌 중국 무대로 떠나기 전까지 보여준 김신욱의 플레이는 확실히 많이 변화했고, 대표팀에서도 기대해볼 만 하다. 김신욱은 득점력(K리그 17경기 9골)은 그대로 유지한 가운데, 이전보다 폭넓은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2선 자원들과 다양한 연계플레이를 시도하기 시작했고, 생각보다 뛰어난 발기술과 패스 센스로 3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물론 전북에서 뛸 당시에는 문선민, 로페즈, 이승기 등 김신욱의 능력을 극대화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더욱이나 당장 대표팀에서 김신욱이 주 옵션이 아니다 보니 그를 중심으로 전술을 운용하는 데는 한계에 맞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대표팀 유니폼을 다시 입는 김신욱을 기대해본다.


그런데도 김신욱은 최근 한국 축구 공격수 중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가장 뜨거운 선수이며, 한 번쯤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선수이다. 김신욱은 최근 중국 상하이 선화로 이적한 뒤 7경기 동안 무려 8골 4도움을 기록할 정도로 득점력은 물론이고 동료와의 연계 및 스위칭 플레이로 도움까지 쌓아 올리고 있다. 중국 축구계에서도 최고의 공격수로 인정하고 있으며, 김신욱이 확실히 아시아 무대에서만큼은 강하고, 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김신욱은 국가대표 A매치 10골 중 아시아 팀을 상대로 4골이나 넣었다. 게다가 지난 아시안 컵 카타르전에서 대표팀은 장신 공격수가 없어서 김민재를 최전방 공격수로 놓는 선택도 했는데, 이를 고려하면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 강했고 피지컬도 월등히 앞서는 김신욱의 발탁은 더욱더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이다.


물론 김신욱을 제1 옵션으로 기용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김신욱의 높이는 대표팀에 큰 무기가 될 수 있으며 그동안 그의 투입으로 경기 흐름이 많이 바뀌었다는 점 그리고 최종예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다양한 선수를 실험해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후반 조커로라도 김신욱을 한 번쯤은 활용해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김신욱은 아직도 충분히 전성기를 이어나갈 수 있는 선수다. 타고난 피지컬도 재능으로 봐야 한다. 앞으로 이 정도의 희소성을 지닌 장신 공격수가 언제 또 나올지도 알 수 없기에 4일 앞으로 다가온 대표팀 명단 발표 날 김신욱이 발탁되어 대표팀에서 제대로 빛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상하이 상강 공식 홈페이지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피드백 환영합니다. 공감 많이 눌러주세요.

반응형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방문자수
  • Today :
  • Yesterday :

축구를 좋아하는, 칼럼리스트를 꿈꾸는 대학생의 블로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