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조로 뽑힌 F조
지난 주중에 2019-20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이 모두 끝이 났다. 올 시즌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쟁쟁한 팀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조별 예선부터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다른 조와는 다르게 진출팀을 예측하기 어려운 가장 까다로운 조, 즉 죽음의 조는 F조로 거론되고 있다.
F조는 1번 포트 바르셀로나, 2번 포트 도르트문트, 3번 포트 인터밀란, 4번 포트 슬라비아 프라하로 구성되었다. 죽음의 조로 뽑힌 F조에서 어느 팀이 16강에 올라갈지를 쉽게 예측할 수 없지만, 진출팀을 예측해봤다.
포트 ①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 예상 베스트 XI
F조에서 1순위로 진출할 팀을 뽑자면 바르셀로나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 지난 시즌 4강에서 리버풀에 아쉽게 패했지만 최근 챔스 기록만 놓고 보면 가장 좋은 성적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올 시즌에도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 시즌 그리즈만, 데 용을 영입하면서 선수단 보강에도 성공했고, 4번의 챔스 우승, 6번의 챔스 득점왕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메시가 있는 만큼 가장 유력하다.
변수는 메시가 초반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면서 팀의 공격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부분이다. 현재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서 개막 이후 3경기 동안 1승밖에 하지 못했다. 특히 많은 기대감을 모으며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그리즈만이 좀처럼 활약을 못 하고 있다. 만약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부상 복귀가 늦어져서 도르트문트 원정에 함께하지 못한다면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고비를 맞을 수도 있다. 여기에 최근 전술적으로 비난받는 발베르데 감독의 부족한 역량 역시 바르셀로나가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상황 속에서 분명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챔스 무대에서 강력했고, 우승 DNA까지 보유하고 있는 만큼 바르셀로나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그리고 메시가 돌아와서 공격을 이끌어 준다면 그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다.
포트 ② 도르트문트
도르트문트 예상 베스트 XI
도르트문트가 인터밀란과 16강 진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 끝에 두 번째로 올라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도르트문트는 2016-17시즌 8강 진출에 그친 게 최근 들어 가장 좋은 성적이지만, 4시즌 동안 본선 무대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면서 선수들이 꾸준하게 경험을 쌓아왔다는 측면이 상당히 긍정적이다. 여기에 이번 시즌 훔멜스, 토르강, 슐츠, 브란트 등을 데려오면서 스쿼드까지 강화했다. 기존의 선수들과 새로운 선수들이 호흡을 잘 맞춘다면 2순위 진출이 유력하다.
다만 지휘봉을 잡은 지 2년 차의 파브르 감독이 지난 시즌 2% 아쉬웠던 팀의 공격력을 얼마만큼 다시 살리면서 동시에 수비에도 안정감을 실어주느냐가 관건이다. 여기에 보강을 한 만큼 떠나보낸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선수단의 로테이션을 얼마나 잘 가동하여 팀의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성적까지 잡아낼 수 있느냐도 진출 여부에 중요한 판가름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3차전, 4차전 인터밀란과의 연속되는 승부에서 승리를 거두는 게 가장 중요하다. 특히 4차전 홈에서만큼은 반드시 승리를 따내야만 한다.
도르트문트는 팀의 주장이자 과거 챔스 결승 무대를 밟아봤던 로이스가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어 준다면 인터밀란과의 승부에서 이기고 16강에 진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포트 ③ 인터밀란
인터밀란 예상 베스트 XI
인터밀란의 16강 진출은 도르트문트에게 발목을 잡히면서 다음으로 미뤄질 것 같다. 인터밀란은 콘테 감독이 새롭게 부임했고 루카쿠, 고딘, 바렐라 등 유능한 자원을 데려오면서 팀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하지만 전술, 선수단 구성 등 모든 게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인터밀란이 챔스에서 곧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게다가 지난 시즌 6년 만에 챔스에 복귀한 만큼 선수단 절반 이상이 본선 무대 경험도 부족하기에 중요한 승부처에서 미끄러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인터밀란의 16강 진출은 실패로 돌아갈 것 같다.
물론 승부는 끝까지 해봐야 알기 때문에 인터밀란이 도르트문트와 불꽃 튀는 승부 끝에 16강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콘테 감독의 전술이 얼마나 팀에 빠르게 녹아들고,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이 적응을 얼마나 잘하는지가 중요 포인트다. 여기에 챔스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온 고딘, 루카쿠, 산체스 등 베테랑 선수들이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고 도르트문트와 차이를 만들어내면서 3차전과 4차전 맞대결에서 더 많은 승점을 가져간다면 인터밀란이 8년 만에 챔스 16강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도르트문트와 비교했을 때 최근 챔스 본선에서 성적이 좋지 못했고, 계속해서 본선 진출에도 실패해온 만큼 인터밀란이 이번 시즌 챔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포트 ④ 슬라비아 프라하
슬라비아 프라하 예상 베스트 XI
사실 프라하가 16강 진출에 성공할 확률은 가장 낮다. 3팀과 비교했을 때 객관 전력 차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체코 리그가 유럽 4대 리그와 비교했을 때 수준차도 많이 난다. 게다가 챔스 본선에 올라온 적도 2007-08시즌 포함 통산 2번째인 만큼 주전 선수들의 챔스 본선 무대 경험이 없는 것 역시 16강 진출에 있어서 발목을 잡는다. 프라하가 바르셀로나, 도르트문트, 인터밀란을 상대로 6경기를 치르는 동안 1승만이라도 거둔다면 그걸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축구공은 둥글다. 둥근 축구공이 어디로 튈지 모르듯이 승부는 함부로 예측할 수 없다.’라는 표현처럼 프라하 역시 16강 진출의 가능성은 존재한다. 다만 그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고, 그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강팀을 상대로 반전을 만들어낼 묘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10백에 가까운 수비를 통해 버텨내는 승부를 보여준다던가, 상대 약점을 한 방에 공략할 수 있는 전술이 그렇다. 그리고 무엇보다 홈 경기에서 상대를 최대한 교란해 운 좋게 승리를 가져가면서 16강 진출에 일말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이는 언제까지나 한계에 맞부닥칠 수밖에 없으며, 아무리 10백으로 수비를 하고, 상대의 약점을 공략한다고 해도 객관 전력에서 열세인 프라하의 진출 가능성은 0에 가깝다.
결론적으로 이번 시즌 챔스 죽음의 조, F조에서 진출할 두 팀은 바르셀로나와 도르트문드로 결정될 것 같다.
글=강동훈
사진=UEFA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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