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경기가 끝나고 우승 세레머니를 하는 첼시 선수들


한국시간으로 지난 13일 새벽에 열린 37라운드 첼시와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과의 경기에서 첼시가 1-0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두 경기를 남겨두고 이번 시즌 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두 시즌만에 다시 우승컵을 가져오게 되는 첼시는 다시 한 번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게다가 첼시는 이번 우승으로 2000년대 들어서 5번째 리그 우승을 기록하게 됐다.


콘테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인터뷰에서 "프리미어리그에서 첫 번째 시즌에 거둔 이 업적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이번 시즌을 환상적으로 만들기 위해 수 많은 노력을 했다. 이제 FA컵 결승전에서도 승리해서 더블을 노리겠다."라고 말하며 기쁨을 표함과 동시에 더블 달성에도 욕심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부임하자마자 우승컵을 들어 올린 콘테 감독은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통하는 명장으로 기록됐다. 개인 통산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이자 이탈리아 출신 감독으로 역대 4번째 우승을 차지한 콘테 감독이다. 게다가 조세 무리뉴, 카를로 안첼로티, 마누엘 페예그리니에 이어서 프리미어리그 입성 첫해 우승 감독에 이름을 올렸다. 콘테 감독은 항상 선수들을 생각하면서 매 경기를 치렀고 최고의 밸런스를 맞추면서 빈틈이 없도록 팀을 이끌었다. 불과 한 시즌 전만해도 강등권까지 추락하며 위기를 맛본 첼시였지만 이번 시즌 콘테 감독 체제에서 팀을 새롭게 개편하여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역습 축구를 선보였다. 특히 첼시에 스리백을 도입 한 점은 이번 시즌 가장 최고의 성과 중 하나였다.



이번 시즌 첼시의 주포로 활약한 코스타의 모습


첼시는 지난 시즌 무리뉴 감독체제에서 16위까지 추락하면서 강등권까지 경험했다. 다행히 소방수로 온 거스 히딩크 감독이 팀을 잘 추스려 10위로 끝마쳤지만 구단과 팬들은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순위였다. 곧바로 감독 선임에 들어간 첼시는 콘테 감독을 데려왔고 루이스, 알론소, 은골로 캉테, 바추아이를 영입하면서 선수 보강까지 마치면서 부활을 예고했다. 하지만 시즌 시작 전부터 여론들은 이번 시즌의 우승팀을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박빙의 순위싸움을 예상했다. 맨유에는 무리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맨시티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과르디올라 감독이 왔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으면서 우승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고 아스날과 토트넘도 우승권 경쟁에 끼어들었다. 이외에도 디펜딩 챔피언 레스터 시티, 전력보강을 잘 한 웨스트햄, 에버튼 등의 팀들이 호시탐탐 순위권에 들고자 했다.


시즌 초반 첼시는 잘 나가는 듯했지만 수비 불안을 보이면서 5라운드 리버풀에게 1-2 패배, 6라운드 아스날에게 0-3으로 패배했다. 결국 콘테 감독은 스리백을 꺼내 들었고 이는 '최고의 한 수'로 작용했다. 콘테 감독의 스리백은 첼시를 더욱 견고하고 단단하게 만들었으며 13연승까지 기록할 정도로 이번 시즌 최고의 전술이었다. 리그 내 다른 팀들도 스리백을 사용할 만큼 '스리백 열풍'을 불러오기도 했다. 프리미어리그 탑 급 센터백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케이힐, 3시즌 만에 첼시로 다시 돌아온 루이스, 프리미어리그 최고 풀백에서 센터백으로 전환한 아스필리쿠에타로 구성된 스리백은 웬만한 공격으로는 뚫을 수 없을 정도로 정말 단단했다. 첼시는 이번 시즌 29실점으로 토트넘, 맨유에 이어 최소실점 3위를 기록했다. 이 중 아스필리쿠에타의 활약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경기당 1.89개의 가로채기, 3.78개의 걷어내기를 성공시키며 수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며 2,009번의 패스를 성공시키면서 17번의 키패스, 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할 만큼 공격 부분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중원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캉테의 영입도 빼놓을 수 없다. 캉테는 이번 시즌 레스터 시티에서 첼시로 넘어오면서 역사상 최초로 다른 팀으로 2연속 리그 우승에 성공한 선수로 기록됐다. 마티치와 함께 호흡을 맞춘 캉테는 수비력이 뛰어났고 활동량에서도 리그 선두권에 들 만큼 대단했다. 캉테는 경기당 2.39개의 가로채기, 1.42개의 걷어내기, 2.24개의 태클을 성공시키면서 중원에서 수비역할을 잘 수행해냈다. 또한, 19번의 키패스, 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공격에도 많은 가담을 했다. 지난달 24일, 루카쿠, 산체스, 케인 등을 제치고 P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캉테는 이번 시즌 첼시가 우승하는 데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말해준다.


에덴 아자르는 첼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선수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이유가 존재했지만 아무래도 첼시 우승의 가장 큰 핵심은 아자르와 페드로 그리고 코스타로 이어진 최강의 공격조합이 아닐까 싶다. 특히 코스타와 아자르의 부활이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12골 6어시스트를 기록한 코스타, 4골 3어시스트를 기록한 아자르는 이번 시즌 각각 20골 6어시스트, 15골 5어시스트를 기록할 만큼 상반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세 명의 선수가 넣은 골은 총 43골로 팀의 득점(76골)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아자르와 페드로는 지난 시즌 무리뉴 감독체제에서 4-2-3-1 포메이션에서 윙 포워드 역할을 주로 맡아왔는데 이 시스템에서는 수비 가담이 필요했다.


하지만 아자르와 페드로는 수비력이 좋은 선수가 아니고 공격에 신경을 쓰다 보면 수비가담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콘테 감독은 두 선수의 장, 단점을 곧바로 캐치해냈고 스리백을 사용하면서 아자르와 페드로에게 수비 가담을 줄이고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세 명의 수비수가 후방을 지키는 가운데 측면에는 알론소와 모제스, 중원에는 캉테와 마티치가 지키고 있다 보니 아자르, 페드로는 자유롭게 공격을 할 수 있었다. 아자르와 페드로가 살아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코스타도 살아나게 됐다. 아자르와 페드로가 측면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코스타를 지원해주었고 부담도 줄여주다 보니 득점 찬스는 많았고 골도 많이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첼시는 두 시즌 만에 다시 리그 정상을 차지하면서 최강의 팀으로 군림했다. 다음 시즌에도 계속 성공 가도를 이어나가려면 가장 먼저 얇은 선수층을 확실하게 보강해야 한다. 특히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기 때문에 선수 보강이 필수이다. 사실 올 시즌 첼시가 얇은 스쿼드 층에도 불구하고 버틸 수 있었던 건 유럽대항전에 참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승 레이스를 같이한 맨시티, 맨유, 토트넘, 아스날보다 일정면에서 유리했고, 첼시는 주중에 경기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당연히 선수들의 체력, 컨디션은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첼시는 이번 시즌을 치르면서 베스트 11이 거의 바뀌지 않고 고정이었다. 그만큼 백업 멤버들의 기량이 부족하고 대체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이다. 코스타가 못 나오게 될 경우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바추아이 혼자로는 역부족이며 알론소와 모제스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선수가 없다는 것도 아쉽다. 캉테와 마티치도 파브레가스와 로테이션을 돌리고는 있지만, 다음 시즌에 더 많은 일정을 소화하게 되면 체력적으로 문제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측면 공격자원과 중앙 수비수도 마찬가지다. 주전 선수들과 비주전 선수들의 격차를 줄이고 적절한 로테이션을 통해 체력적으로 보강할 수 있도록 플랜 B를 세워야 하는 첼시이다. 기존에 있는 선수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잡는 가운데 추가로 선수 영입이 절실하다. 구단은 콘테 감독에게 많은 지원을 해주어야만 한다.


전술적인 부분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콘테 감독의 스리백은 이번 시즌에는 잘 통했지만, 다음 시즌에도 계속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프리미어리그는 다양한 색깔을 가진 팀이 즐비하고 매 시즌 리그 순위가 다를 만큼 치열한 리그이다. 그만큼 모든 팀들은 시즌이 끝나고 나면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동안 상대 팀의 전술을 분석하고 파악하기에 바쁘다. 이번 시즌 시작 전 여론은 콘테 감독이 스리백을 사용할 거라고 예상하긴 했지만, 시즌 초반에 첼시는 포백을 사용했다. 하지만 8라운드부터 갑작스럽게 스리백을 들고나오면서 경쟁팀들이 뒤늦게 전술을 파악하게 되면서 운이 좋게 통했다. 다만 다음 시즌에도 계속 통할지는 모른다. 분명 우승에 도전하는 팀들은 첼시의 스리백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나올 것이기 때문에 콘테 감독은 스리백 말고도 승점을 획득할 수 있는 전술이 필요하다. 이번 시즌 초반 포백을 사용하면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2% 부족했다. 확실하게 승리할 수 있고 다른 팀들과 경쟁에도 뒤처지지 않을 색다른 전술이 필요하다.


이번 시즌 첼시는 콘테 감독이 오면서 달라졌고, 우승까지 일궈냈다. 과연 다음 시즌에도 계속 상승세는 이어질지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앞으로 콘테 감독 그리고 첼시의 프리미어리그 도전을 지켜봐야겠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피드백 환영합니다. 공감 많이 눌러주세요.

반응형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방문자수
  • Today :
  • Yesterday :

축구를 좋아하는, 칼럼리스트를 꿈꾸는 대학생의 블로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