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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롭 감독의 리버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안첼로티 감독


나폴리의 안첼로티 감독이 클롭 감독의 리버풀을 잡았다.


지난 18일 새벽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1차전에서 나폴리가 리버풀을 2-0으로 제압하고 첫 승을 올렸다. 나폴리는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가 될 거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생각보다 치열한 승부 끝에 승리를 거두면서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폴리가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5연승을 비롯하여 상승세가 계속되는 리버풀을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었던 건 안첼로티 감독이 리버풀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잘 짜서 나왔기에 가능했다. 특히 나폴리는 이날 변칙적인 전술 속에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리버풀을 잡아낼 수 있었다.



나폴리의 빌드업 시 3-4-3 대형


안첼로티 감독은 이날 역시 꾸준하게 활용해오던 4-4-2 포메이션을 들고나왔다. 하지만 평소와 조금은 다르게 리버풀을 상대했다.


나폴리는 빌드업 시에 우측 풀백으로 나선 로렌조가 마놀라스, 쿨리발리와 함께 스리백을 형성하고, 왼쪽 풀백으로 나선 루이와 우측 윙어 카예혼이 윙백처럼 움직이며 공, 수에 가담하는 형태를 가져갔다. 루이스와 알랑은 그대로 위치하여 빌드업과 수비에 가담했고, 대신 왼쪽 윙어로 나선 인시녜는 스리톱으로 올라서서 로사노, 메르텐스와 함께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양 팀 선수들의 평균적인 위치, 나폴리는 스리백에 가깝게 움직였다.


이는 안첼로티 감독이 리버풀의 강한 전방 압박을 풀어 나오기 위해 공격 전개 시 4-4-2 대형보다는 3-4-3 혹은 5-2-3 대형에 더 가깝게 변형시킨 전술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리버풀은 높은 위치에서부터 강한 압박으로 상대의 공을 탈취해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내는데, 나폴리는 후방에서 수적 우위를 가져가면서 빌드업을 통해 압박을 풀어내고자 한 셈이다.


실제 나폴리는 루이, 쿨리발리, 마놀라스, 로렌조, 카예혼으로 이루어진 수비라인이 디펜시브 지역에서만 94번의 패스를 기록했는데, 골키퍼를 제외하고 이루어진 140번의 패스 중 67% 가까운 패스 수치이다. 더욱이나 디펜시브 지역에서 리버풀보다 2배가량 많은 패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나폴리가 리버풀의 압박을 풀어내고자 후방에서 안정적인 빌드업 속에 다양한 루트를 만들어냈다는 방증이다.


나폴리의 수비 시 4-4-2 대형


한편 나폴리는 리버풀이 공을 잡고 빠른 속도로 공격해오는 것을 대처하기 위해 3-4-3 대형에서 본래 4-4-2 대형으로 바꾸면서 유기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특히 측면에서 공격 전개가 강한 리버풀의 공격을 두 줄 수비를 세우면서 효율적으로 막아냈다. 이는 살라와 마네가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휘젓다가 안쪽으로 들어와 골로 연결하거나, 중앙 미드필더와 윙백들이 측면에서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통해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등 클롭 감독 부임 이후 측면이 강점으로 꼽히는 리버풀을 완전히 틀어막고자 안첼로티 감독이 내세운 해법이었다.


나폴리는 좌, 우 윙어로 나선 인시녜와 카예혼은 1차 저지선 겸 상대 풀백의 오버래핑을 차단했고, 좌, 우 풀백으로 나선 루이와 로렌조는 살라와 마네를 막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이는 완벽하게 성공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살라와 마네는 각각 드리블 성공 1회, 3회에 그쳤고, 유효슈팅 역시 1회, 2회가 전부였다. 최근 경기들과 놓고 비교했을 때 확실히 적은 수치였다. 아놀드와 로버트슨 역시 공격적인 움직임에서 제한을 받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리버풀은 측면이 막히자 중앙에서 풀어나가고자 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았다. 중앙에 위치한 파비뉴는 나폴리의 투톱 로사노와 메르텐스의 맨마킹에 원활한 공격 전개를 수행하지 못했고, 밀너와 헨더슨 역시 루이스와 알랑에게 발이 묶이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어려웠다. 클롭 감독이 후반 들어 밀너를 빠르게 교체하면서 바이날둠을 투입한 것은 선수가 부진한 부분도 있었으나, 무엇보다 전술적인 부분에서 뚫어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도 크게 달라지지는 못했다.


리버풀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둔 나폴리


결국 리버풀은 나폴리가 들고나온 철저한 전술을 바탕으로 한 수비 속에 올 시즌 초반부터 몰아치던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오히려 2골을 내주면서 무릎 꿇고 말았다.


안첼로티 감독은 상대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그에 완벽한 대처, 즉 유기적인 움직임 속에서 이루어진 전술 변화를 통해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날의 경기를 통해 안첼로티 감독이 이끄는 나폴리가 안필드 원정을 떠났을 때는 또 어떠한 변화 속에 얼마나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지도 한 층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UEFA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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