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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에게 처참하게 무너진 토트넘


처참하게 무너졌다. 토트넘 구단 역사 전체를 놓고 봐도 찾기 어려울 정도의 스코어다. 실제 토트넘이 7골 이상을 내주면서 대패한 기록은 이번을 빼고 6번 있었는데, 모두 2000년대 전에 있었던 일이었다. 2000년대 들어서 이렇게 무너진 건 처음 있는 일이다.


토트넘이 지난 2일 새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에서 뮌헨에 2-7로 완패를 당했다. 눈을 씻고 봐도 믿기지 않는 스코어다. 아무리 진출과 탈락을 단락짓는 토너먼트가 아닌 조별리그였고, 상대가 분데스리가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이라고는 하지만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물이다. 더욱이나 토트넘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른 팀이다. 여기에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 개장 이후 모든 대회 통틀어 3패밖에 기록하지 않을 만큼 홈에서 강했다. 그런데 조별리그에서 그것도 홈에서 대패를 당했다.


이렇게 결과는 충격적이었지만 이는 예고된 악몽이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동안 쌓여왔던 사소한 문제들이 비로소 한 번에 터져버린 셈이다.



㉮ 선수단의 문제


응집력이 떨어진 토트넘 선수단


토트넘은 팀 내부에서부터 문제가 나타나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이 지적되고 있는 건 응집력과 분위기의 급격한 추락이다. 토트넘은 포체티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평균 연령을 대폭 낮추며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투지를 바탕으로 강하게 맞부닥치고 상대를 물고 늘어지던 특유의 모습들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유독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선수단 전체의 응집력이 떨어지면서 경기 내에서 조직적으로 맞지 않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고, 저조한 성적에 의해 분위기도 급격하게 떨어졌다. 당연히 몸을 던지거나 적극적으로 싸우는 투지도 사라졌다. 경기 외적으로도 구단 보드진과 선수의 갈등으로 인해 팀의 분열이 나타나거나 특정 선수에게 비난의 화살이 향하는 등 전반적으로 선수단의 분위기가 떨어질 때로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개선될 여지는 점점 줄어들면서 동시에 선수들의 동기부여마저 사라지자 결국 급격한 부진이 나타났고, 쉽게 극복되지 못하고 있다. 


㉯ 포체티노 감독마저


매너리즘에 빠진 포체티노 감독


팀 분위기가 이렇게까지 내려앉았는데, 이를 끌어올리기는커녕 오히려 더 정체기에 빠뜨린 건 포체티노 감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토트넘에서 6시즌째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는 포체티노 감독은 거듭되는 부진 속에서 강한 독려를 통해 선수들의 사기를 올리고, 동기부여를 불어 넣어주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팀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승리까지 가져올 수 있는 과감한 전술의 변화 및 선수 구성의 변화를 보여주지도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2~3년 사이에 맨유, 레알 마드리드 등의 감독직 후보에 오르며 이제는 토트넘을 떠날 수 있다는 모습까지 내비치면서 팀의 문제를 더 최악으로 몰아넣고 있다.


㉰ 얇은 스쿼드층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스쿼드층


선수단의 문제는 이어지고 감독마저 매너리즘에 빠진 가운데 선수 영입조차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얇은 스쿼드로 시즌을 치러나가는 것도 문제 중 하나다.


올여름 토트넘이 보강한 선수 중 시즌 초반 기용되고 있는 선수는 미드필더 은돔벨레뿐이다. 세세뇽은 부상 회복이 더디면서 출전을 하지 못하고 있고, 로 셀소 역시 부상과 적응 실패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영입된 선수도 적은 데, 이마저도 다 활용할 수 없다는 건 안 그래도 얇은 스쿼드층의 토트넘에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 시즌부터 불안의 연속이었던 풀백의 영입은커녕 오히려 트리피어를 내보내면서 현재 풀백을 구성하는 데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말에 열렸던 사우샘프턴과의 리그 경기에서 어처구니없는 반칙으로 퇴장당한 오리에, 그리고 내세울 선수가 마땅히 없어 시소코를 오른쪽 풀백으로 돌리며 임시대처를 가져갔던 게 그렇다. 여기에 요렌테를 잡지 못하면서 백업 공격수마저 없어 공격의 다양성을 가져가지도 못하는 토트넘이다.


확실히 무게감이 떨어지는 스쿼드, 로테이션이 제대로 될 수 없는 스쿼드. 토트넘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자 현시점에서 부진의 원인 중 하나다.


㉱ 구단의 책임


팀의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레비 회장


하지만 좀 더 깊게 들어가면 앞서 말한 모든 것의 원인은 결국 구단의 잘못에서부터 나왔다는 걸 생각해볼 수 있다.


토트넘은 내년 여름이면 계약이 끝나는 베르통헌, 알더베이럴트, 에릭센의 마음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계속해서 떠 있는 상태 속에서 팀이 흔들리며 전력의 안정화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는 포체티노 감독이 선수들의 마음을 잡지 못한 것도 잘못이지만 무엇보다 구단의 잘못, 더 자세히는 레비 회장의 잘못이다. 레비 회장은 예전부터 확고한 주급 체계로 구단을 운영해오면서 비싼 값에 선수들을 매각해왔는데, 최근 들어 이는 더 심해지면서 주축 선수들을 붙잡기는커녕 오히려 비싼 값에 매각하려는 모습들을 나타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팀에 악영향만 끼치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레비 회장을 비롯한 토트넘의 보드진이 잘 생각해야 한다. 과거 중위권에서 머물던 팀이 아니라 이제는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 되었다. 경쟁팀들은 선수 영입을 위해 혈안인데, 본인들만 소극적으로 나서는 건 바보 같은 짓밖에 더 되지 않는다. 기존 선수들과의 계약 문제도 빠르게 해결하고, 필요한 포지션에 선수를 보강하면서 스쿼드층을 넓혀 우승에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주축 선수들 하나둘씩 떠나고 포체티노 감독마저 팀을 떠나는 최악의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이제는 투자를 통해 확실한 우승컵을 들어 올릴 때이다. 더 미루다가는 이도 저도 안 되는 상황만 반복될 게 분명하다.


토트넘은 팀 내부적으로 스스로 극복해낼 위기에 놓여있다. 부진의 끝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하루빨리 부진에서 벗어나 다시 경쟁력 있는 팀으로 발돋움했으면 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UEFA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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