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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이 계속되는 FC 서울


최근 들어 서울의 승리를 찾아보는 게 좀처럼 어렵다. 거듭되는 부진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서울은 최근 10경기 동안 단 2승밖에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은 지난 10경기 동안 대구와 인천을 상대로 거둔 승리를 제외하면 3무 5패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시즌 중반만 하더라도 4연승을 비롯하여 10경기 무패 행진 등 잘나갔던 서울의 익숙하지 않은 성적이다.


서울의 거듭되는 부진은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은 10경기 동안 14골을 실점하면서 경기당 1골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실제 서울은 10경기 동안 단 1번의 클린시트밖에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 4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던 때와는 다르게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부진이 계속되면서 서울은 3위 자리마저 위태롭게 되었다. 현재 4위 대구, 5위 강원과 승점 차는 각각 4점, 5점으로 좁혀졌는데, 만에 하나 상위 스플릿에 진출해서도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순위가 추락할 수 있다. 이렇게 위기에 놓이면서 서울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지만 예상했던 시나리오였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동안 취약점으로 거론됐던 부분들이 하나둘씩 드러났기 때문이다.



㉮ 변화 없는 전술


최용수 감독


이번 시즌 내내 서울은 3-5-2 대형을 바탕으로 시즌을 치러왔다. 수비의 안정화를 우선시한 뒤에 빠르고 간결한 역습을 바탕으로 상대의 골문을 공략하는 전술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서울의 전술은 효과를 톡톡히 봤다. 개막 후 5경기에서 6골을 넣는 동안 2실점밖에 허용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경기당 1실점을 유지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문제는 시즌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나타났다. 서울의 변화 없는 전술은 점점 상대 팀들에게 분석을 당하면서 파훼법이 등장했고 서울은 전술적인 측면에서 점점 무뎌져 갔다. 중간중간 상대의 대응에 따라 변화를 줄 법도 했지만, 최용수 감독의 선택은 오로지 일직선으로만 향했다. 여기에 선수들의 부상과 체력적인 문제가 드러났는데도 줄곧 3-5-2 대형만 활용하면서 팀의 부진을 막지 못했다.


㉯ 부상 공백


알렉산다르 페시치


올 시즌 서울은 유난히 주전 선수들의 부상 악재에 시달렸다. 박주영, 페시치, 오스마르, 김남춘, 하대성, 이웅희, 김원식, 조영욱 등 포지션 가리지 않고 부상 공백이 발생했다. 다행히 수비와 중원 쪽에서는 백업 선수들이 자리를 잘 메꿔주면서 숨통이 조금은 트였다. 하지만 공격에서의 무게감을 채우기에는 어려웠다. 그중에서도 6월까지만 해도 9골을 넣으면서 리그 내 득점 경쟁까지 이어나가면서 최전방을 책임졌던 페시치와 공격진에 없어서는 안 될 박주영의 부상으로 서울의 공격은 무뎌졌다. 박동진, 윤주태, 신재원, 김한길 등 백업 공격 자원들이 무너진 공격력을 되찾으면서 동시에 반등을 꾀하고자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 보강 없었던 여름


지난 9월 서울로 합류한 이명주와 주세종


부상은 이어지고 전술구상에 있어 차질을 빚었는데 전력 보강조차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선수단을 꾸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최용수 감독이다. 특히 시즌 중에 전력을 보강하면서 동시에 팀을 재정비할 유일한 기회였던 여름 이적시장에서 조용했던 서울이었다.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유일하게 전력 보강이 없던 팀은 서울이었다) 최용수 감독은 팀의 운영 예산을 고려하여 전북, 울산처럼 거액의 이적료나 연봉이 필요한 대상을 요청한 것도 아니었지만, 구단의 미온적 반응으로 제대로 협상도 진척시키지 못하고 여름 이적시장을 끝마쳐야 했다. 그리고 이는 후반부로 갈수록 전력에서 뒤처지면서 경쟁력마저 잃게 되었다.


물론 이명주와 주세종이 전역으로 합류하면서 팀 전력이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두 선수의 합류로 큰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기존의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게다가 두 선수 역시 아산에서 주전으로 뛰어오면서 체력적인 부분에서 많이 지쳐있기에 남은 시즌 동안 큰 기대를 걸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 무너진 스리백


스리백의 일원 황현수


서울의 부상 속출과 전력 보강 미흡 등의 준비 부족이 후반기에 총체적으로 문제점을 쏟아내면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믿었던 스리백 라인마저 무너졌다. 이웅희, 김원식, 김원균은 부상으로 경기감각을 잃었고, 김주성, 황현수, 정현철마저 수비 집중력에 문제를 드러내는 등 끔찍한 경기력 끝에 지난 5경기 동안 8골을 허용했다.


그나마 주세종이 합류로 오스마르가 중앙 수비로 내려가면서 안정감을 조금씩 찾긴 했지만,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이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최종 수비로서 수비의 불안함도 문제였지만 빌드업의 시작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서 전체 경기 흐름을 계속해서 끊어먹는 것도 문제다.


중앙 수비의 보강은 최용수 감독이 지난여름 그토록 원했던 일이다. 하지만 보강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끝내 사달을 불러일으켰다.


㉲ 다가오는 슈퍼매치


내일 있을 슈퍼매치, 서울 vs 수원


최용수 감독 입장에선 계속된 부상 악재와 보강 부족이 못내 아쉽겠지만 팀을 하루빨리 추스르는 게 시급하다. 더욱이나 최용수 감독 입장에선 더 급할 수밖에 없는 건 당장 내일 33라운드 상대 때문이다. 서울의 다음 상대는 ‘K리그 최고의 더비로 꼽히는 슈퍼매치’의 수원이다.


수원 역시 거듭되는 부진이 이어졌지만, 주중 FA컵 4강 2차전에서 3-0 대승을 거두면서 결승전에 진출했다.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한편 서울은 경기력이 너무 좋지 않은 가운데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최용수 감독과 이임생 감독의 희비가 내일 크게 갈릴 수도 있는 배경이다. 결과에 따라선 어느 쪽이건 상처가 깊을 수 있다.


글=강동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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