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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일정에 불만을 표출하며, 고민에 빠진 클롭 감독


30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리버풀에 최대 고비가 찾아왔다. 선두 리버풀에 가장 중요한 12월 한 달이 될 것 같다.


프리미어리그의 12월은 매우 중요하고 빡빡한 일정이 모여 있는 달이다. 일명 ‘박싱데이’라 불리는 죽음의 일정 전후로 새해 초까지 쉴새 없이 경기가 치러진다.


리버풀은 박싱데이 기간을 포함해, 한 달 동안 리그 경기만 7경기를 치러야 한다. 여기에 챔피언스리그, FA컵, 리그컵, 클럽월드컵까지 무려 5개 대회도 병행하게 되면서 최소 4경기 최대 6경기까지 추가될 수 있는 리버풀이다. 다시 말해 당장 내일 치러지는 에버튼전부터 리버풀은 무려 10경기 이상의 험난한 일정을 치러야 한다.



리버풀은 박싱데이 위기를 넘기면서 다시 웃기를 원한다.


한 달 동안 평균적으로 3일에 한 번꼴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리버풀엔 당연히 고비일 수밖에 없다.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감은 물론 혹여나 부상자가 발생한다면 오래도록 갈망했던 리그 우승을 향한 발걸음이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2위 맨시티와 승점 8점 차이기에 지켜봐야겠지만, 지난 시즌 맨시티에 역전 우승을 허용하면서 우승컵을 내주었던 걸 생각하면, 언제 어떻게 뒤집힐지 모르는 게 프리미어리그인 만큼 리버풀은 조심스럽다.


이토록 조심스러운 리버풀이 그럼에도 불안해하는 건 클럽월드컵 참가에서 나타난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그 조건으로 12월 11일부터 열리는 클럽월드컵 참가를 앞두고 있다. 유럽과 남미 팀은 준결승전에 자동 진출하는 규정상 리버풀은 18일부터 본격적으로 경기에 임하게 되지만, 대회를 치르기 위해 카타르로 떠나야 하고, 적어도 2경기를 치러야 한다. 좀 더 본질적으로 접근해보면 리버풀은 우승 레이스를 함께하는 팀들보다 유독 일정이 험난하고, 특히 말도 안 되는 살인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3일에 한 번꼴로 경기를 갖는 건 둘째치고, 리그컵 8강전을 치른 다음 곧바로 클럽월드컵 4강전을 치러야 하는 상식적으로 놓고 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정이 잡혀있다.


실제 클롭 감독도 일정에 대해 “경기를 소화할 수 없는 일정을 받는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도 경기에 참여하고 싶고 이기고 싶지만, 이런 식이면 경기를 진행할 수 없다.”고 말하며 불만을 터트렸다.


박싱데이 때 리버풀 팬들의 모습


그렇다면 리버풀은 왜 이렇게까지 가혹하고 터무니없는 일정의 연속인 걸까?


리버풀의 일정이 이렇게까지 된 건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잉글랜드 FA와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의 잘못된 선택과 변화하지 않는 태도가 가장 직접적인 이유다.


잉글랜드 FA와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오래전부터 역사를 이어온다는 명목하에 12월만 되면 ‘박싱데이’를 비롯하여 험난하고 빡빡한 일정을 추진해왔다. 특히 FA컵과 리그컵 일정을 이때 몰아 넣으면서 대다수 팀은 험난한 일정을 헤쳐나가야 했다. 라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 등 유럽 주요 리그는 겨울에 휴식기를 갖지만, 프리미어리그만은 겨울에 오히려 더 불붙고, 치열해지는 건 그래서다.


하지만 이 같은 리그 운영에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고 리그가 지나치게 과열되며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걱정과 우려를 표했다. 과거 퍼거슨 감독과 벵거 감독 등 대다수 감독 역시 박싱데이 일정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잉글랜드 FA에 일정 변경을 요청했었다. 리그컵을 폐지하자는 의견 역시 이 당시에 나왔다. 하지만 잉글랜드 FA와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측에서는 매번 “겨울 휴식기 도입이 실용적이지 않다.”, “리그컵 폐지는 당장 결정할 수 있는 쉬운 안건이 아니다.” “다른 방안을 찾아보겠다.”라고 말하며 거절하거나 회피할 뿐 제대로 된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


그리고 이는 사실 냉정하게 잉글랜드 FA와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다른 리그가 휴식기에 접어들면 자국 리그가 더 흥행할 수 있다는 생각에 쉽사리 아집을 내려놓지 못하며 생긴 욕심에서 나온 결과물로밖에 안 보여 진다. 그렇기에 지금까지도 쉽사리 일정을 변경하지 않고 버텨온 게 아닐까? 의문이 드는 건 그래서다.


오래 전부터 박싱데이를 추진해온 잉글랜드 FA


과거부터 감독들과 선수들이 불만을 토로해왔고, 여론도 일정 변화가 필요하다고 하는데도 끝까지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건 결코 옳은 선택이 아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의 12월 일정을 생각해보면 더욱더 그렇다. 물론 올 시즌부터 2월에 2주간의 휴식기를 도입하는 부분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하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감독, 선수들의 의견을 수용할 줄 알아야 하고, 계속해서 불만이 쌓여오는 12월 일정에 변화를 주면서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면 분명 선수들은 휴식기 동안 체력을 재충전하며 남은 시즌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 거고, 감독들도 이 시기에 전술적으로 보완하며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될 거라 생각된다. 


프리미어리그 감독들과 선수들은 크리스마스도 제대로 보내지 못할 만큼 휴식기 없이 빡빡한 일정 속에 경기에 나서야 한다. 체력적으로 많이 지칠 수밖에 없고 부상 위험까지 있다. 감독들도 이 시기에 주전 선수들의 체력안배를 생각한 로테이션 가동, 계속 이어지는 경기 속에 전술적 변화를 꾀하려면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다. 결국 이 모든 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잉글랜드 FA와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더는 미루지 말고 본격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프리미어리그를 최악의 리그로 만들 수 있는 '시한폭탄' 그 자체, 박싱데이를 이제 더는 고집해서는 안 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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