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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용병술로 승리를 거둔 램파드 감독


첼시의 램파드 감독이 아스날의 아르테타 감독을 잡았다.


지난 주말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빅 매치로 꼽혔던 런던 더비, 아스날과 첼시 맞대결에서 첼시가 2-1 역전승을 거두면서 승리를 챙겼다. 첼시는 아스날 홈경기인 데다가 선제 실점을 허용하면서 패배의 기색이 짙었지만, 이를 뒤집어내고 승리를 거두었다.


경기 후 언론과 여론은 램파드 감독의 빠른 결단력을 극찬했다. 전술적 패착을 인정하고 이른 시간 전술 변화를 가져간 것이 승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3백에서 4백으로 전환한 첼시의 대형과 코바시치, 캉테의 움직임


램파드 감독은 이날 전반 34분 만에 왼쪽 풀백 에메르송을 빼고 중앙 미드필더 조르지뉴를 투입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면서 동시에 포백(4-3-3 대형)으로 변화를 꾀했다.


이유는 이랬다.


첼시는 원정에서 수비의 안정화를 먼저 가져간 후에 공격을 전개하고자 이날도 3백을 들고나왔는데, 생각보다 3백이 효용성이 떨어졌다. 아스날의 오바메양, 라카제트, 외질, 넬슨으로 이루어진 공격라인이 밀고 들어오자 수비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윙백들의 수비 가담을 생각해 볼 수 있었으나, 아스날은 풀백들이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시도하면서 이를 방해했다.


후방에서 흔들리자 자연스레 중원의 무게 중심이 뒤로 처지면서 중원 싸움 역시 밀리기 시작했고, 공격은 당연히 제대로 이루어질 리가 없었다. 이에 램파드 감독은 4백으로 전환하면서 3백의 효용성이 떨어진 부분을 바로잡고, 중원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동시에 원활한 볼배급을 통해 공격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고자 한 것이다.

다행히도 첼시는 전술 변화와 함께 곧바로 주도권을 되찾아오는 데 성공했다. 실제 전반 30분까지 43.3%의 점유율 속에 슈팅 1회에 그쳤던 첼시는 조르지뉴 투입과 동시에 전반 남은 시간 동안 71.4%의 높은 점유율 속에 2번의 슈팅을 때려냈고, 공격에서 조금씩 활기를 찾아 나갔다. 30분 동안 보여준 모습보다 남은 10분간 더 좋은 모습을 선보인 셈이다.


다만 첼시로선 문제가 있을 수 있었다. 포백으로 전환하면서 측면이 자주 흔들릴 수 있다는 부분이었다. 오바메양과 넬슨이 측면에서 돌파를 자주 시도하고, 여기에 풀백 역시 높은 위치까지 올라오면서 첼시의 측면 수비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나 토모리가 전문 풀백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불안함은 더했다.


교체 투입 이후 맹활약을 보여주며 동점골까지 성공시킨 조르지뉴


이와 같은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램파드 감독은 조르지뉴 투입 이후 캉테와 코바치시를 좀 더 넓게 벌리면서 측면 수비 커버를 맡겼다. 활동량이 많고 수비 능력 역시 좋은 두 선수가 중앙과 터치 라인을 오가자 중원과 측면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고, 첼시는 안정감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안정을 되찾으면서 첼시는 후반전에도 계속 주도권을 쥔 채 경기를 풀어나갔다. 특히 조르지뉴는 전반 35부터 후반 종료까지 양 팀 통틀어 두 번째로 많은 68번의 볼 터치를 기록하면서 캉테, 코바시치와 함께 팀의 전반적인 볼 배급을 담당했고, 후반 38분에는 동점골까지 만들어냈다.


결과적으로 램파드 감독의 용병술이 빛나는 순간이었으며, 이른 시간 내에 전술적인 변화를 가져가고 대처법을 들고나온 램파드 감독이 승리를 이끌어낸 경기였다.


경기 직후 램프티와 램파드 감독


램파드 감독의 용병술이 빛나는 건 한 차례 더 있었다. 램파드 감독은 후반 14분 우측 수비수를 봤던 중앙 수비수이자 토모리를 빼고 2000년생 어린 풀백 램프티를 투입했다. 전문적인 풀백을 투입해 측면 수비를 강화하고, 더불어 발이 빠르고 돌파력이 좋은 램프티로 하여금 공격 찬스를 만들어내기 위해서였다. 이것은 아스날의 약점과 연결된 램파드 감독의 선택이기도 했다.


사카가 뛰는 왼쪽 풀백 라인은 아스날에 치명적인 약점이다. 전문적인 풀백이 아닌 사카의 수비력은 불안함을 계속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파악한 램파드 감독은 램프티를 투입해 윌리안과 함께 이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자 했다. 실제 램프티는 투입 이후 2번의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1번의 키 패스 연결 등 어린 선수답지 않은 노련한 모습을 선보이며 좋은 인상을 남겼다. 반면 사카는 후반 들어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내비쳤고, 결국 후반 42분 실점 상황에서 윌리안을 놓치고, 페널티 박스 안에서도 끝까지 수비를 해내지 못하면서 실점을 막아내지 못했다.


중원 싸움에서 밀리고, 측면에서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자 아르테타 감독은 윌록과 페페를 투입하면서 변화를 주었으나 이미 늦었고, 첼시로 완전히 넘어간 흐름은 돌아오지 좀처럼 않았다.


조르지뉴의 퇴장 논란, 레노의 어처구니없는 실수 등이 아쉬웠지만 전술적으로만 보자면 램파드 감독이 빠른 변화와 상대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하면서 이제 막 부임한 아르테타 감독에게 승리를 거두면서 한 수 알려줬다고 할 수 있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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