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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인천의 지휘봉을 잡은 유상철 감독의 모습


2019년 5월 유상철 감독이 인천의 9번째 사령탑으로 부임할 때만 하더라도 당시 여론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유상철 감독이 울산대 시절에야 4번의 준우승을 이끌었지만, 프로 무대에선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한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 2012년 대전을 이끌 당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쫓겨나듯 구단을 떠났고, 2018년 전남 감독 시절에는 좋지 못한 성적 속에 스스로 사임했다.


현장에서 1년이 넘는 시간을 떠나있었다는 부분 역시 부임에 있어서 부정적인 견해가 흘러나왔다. 프로 감독 경험이 있다고는 하지만, 1년이라는 공백기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현대 축구의 흐름, 그것도 프로 무대에서는 생각보다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기에 그렇다.


우려와 달리 실제 인천은 유상철 감독 부임 이후에 별다른 반전을 일궈내지는 못했다. 보통 감독이 바뀌면 감독 교체 효과가 나타나면서 잠깐이라도 반짝할 수 있었으나 인천은 그러지 못했다. 유상철 감독 부임 이후 인천은 대구와 상주에 연달아 패하면서 2연패에 빠졌고, 10경기 동안 1승밖에 거두지 못하는 등 최하위에서 탈출하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인천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본인들이 왜 ‘생존왕’이라는 타이틀을 얻어내면서까지 1부 리그에 잔류를 해왔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무엇보다 유상철 감독이 부임 당시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던 여론을 잠재우고자 스스로가 끊임없이 배우면서 달라지고자 노력했고, 그의 리더십은 점점 더 빛을 보면서 인천은 변화해 가기 시작했다.



따뜻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팀의 반등을 이끈 유상철 감독


유상철 감독은 특유의 따뜻한 리더십으로 인천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팀을 한데로 뭉치면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자신감을 심어주면서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냈다. 잘하는 것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팀을 바꿔나간 것이다.


이천수 전력강화실장은 시즌 중 인터뷰를 통해 “유상철 감독님이 부임하시고 팀이 많이 달라졌다. 감독님이 선수들을 대하는 방식은 다그치는 것이 아닌 품어주는 리더십이다. 아빠 같은 마음으로 선수들을 지도한다. 경기에 자주 나오지 못하는 선수들과 임대 선수들까지 팀을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인천은 포항전 승리를 시작으로 10년 만에 수원 원정 승리, 울산, 대구와 무승부를 거두는 등 10경기 동안 3승 4무 3패로 승점 13점을 벌어내면서 최하위 탈출 성공의 기쁨을 맛봤다. 이후로도 강원, 전북과 무승부를 거두면서 강등권 탈출에 불씨를 이어나갔고, 성남과 상주를 상대로 승리하고 최종전에서 경남과 무승부를 거두면서 1부 리그 잔류를 기적적으로 일궈냈다.


유상철 감독 특유의 따뜻한 리더십과 그의 열정과 헌신이 선수들에게 닿으면서 인천은 또 한 번 잔류에 성공해냈고, 창단 이후 13시즌 연속 1부 리그 잔류를 이어나가면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유상철 감독의 열정과 헌신은 모든 축구 팬들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기쁨과 즐거움을 뒤로한 채, 지난 2일 끝내 유상철 감독이 인천의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암 투병 중인 유상철 감독이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가득한 소식이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유상철 감독이 병마와 싸운다는 것을 밝히고 나서도 끝까지 팀 잔류를 위해 헌신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걸 생각하면 아쉬움은 배가 된다. 프로 무대 감독 생활을 지내오면서 어느 때보다 그의 미소가 가득했었고, 아름다운 모습이 함께 했다는 것 역시 아쉬운 이유가 될 것 같다.


유상철 감독과 인천의 여정이 새 시즌에도 계속 이어졌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고 팬들도 기대했을 터지만,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고 떠나는 그의 뒷모습은 아쉽기 짝이 없다. 그렇지만 아쉬움은 떠나 보내고, 지난 7개월 동안 보여준 그들의 여정에 박수를 보내며 우리는 유상철 감독을 항상 응원하며 반드시 기다릴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하고 싶다.


"2019시즌 반드시 인천이 K리그에 잔류하도록 하겠다."

"췌장암을 극복해서 꼭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오겠다."


유상철 감독은 지난 시즌 팬들과 두 가지 약속을 내걸었다. 그리고 잔류에 성공하면서 첫 번째 약속을 지켜냈고, 이제는 두 번째 약속을 지켜낼 차례다. 우리는 그가 반드시 완쾌하리라 믿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와서 이 약속을 꼭 지켜냈으면 한다. 


끝으로 유상철 감독이 지난 시즌 보여준 모습에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얻고, 배울 수 있었다. 2019시즌 인천을 이끌면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감동을 선사해준 유상철, 당신의 열정과 헌신을 보여주어서 고마웠고, 수고했다는 말을 전한다.


유상철 감독 고마웠고, 수고했어요.


글=강동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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