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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의 계속됐던 왓포드의 시즌 초중반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왓포드의 분위기는 역대 모든 시즌을 통틀어 최악의 끝을 달릴 정도로 참담했다. 개막전에서 브라이튼에 0-3으로 패배하더니 이후 3경기 동안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며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고, 결국 지난 시즌 팀을 FA컵 결승전까지 올려놓은 그라시아 감독을 해임하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왓포드는 그라시아 감독 후임으로 키케 플로레스 감독을 다시 불러들이면서 사령탑 교체를 가져갔지만, 이 역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키케 플로레스 감독 부임 이후 왓포드는 10경기 동안 단 1승밖에 올리지 못하면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특히 맨시티에 무려 8골을 내주면서 처참하게 무너지는 모습까지 내비쳤다. 결국 키케 플로레스 감독도 14라운드 사우샘프턴전이 끝나고 부임 85일 만에 경질이라는 씁쓸한 최후를 맞아야 했다.


이후에도 왓포드는 멀린스 임시 감독 대행체제에서 2경기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16라운드까지 1승 6무 9패(승점 9점)로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개막 이후 최저 승점 기록을 갈아치운 왓포드였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왓포드로서는 반전이 절실했다. 이런 상태가 계속 지속되다가는 6시즌 만에 챔피언십 강등이라는 최악의 결과물을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왓포드가 어떤 감독을 데려와도 반전은 힘들 수 있다며 올 시즌 강등을 피하기 어렵다는 예측까지 내놓았다. 그리고 실제 왓포드는 피어슨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고도 리버풀에 무기력하게 패배하면서 언론의 예상대로 흘러가는 듯했다.



피어슨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달라진 왓포드


하지만 왓포드에도 반전의 드라마는 존재했다. 피어슨 감독 체제의 왓포드는 리버풀전 패배 이후 팀 전체가 급변하며 긍정적인 결과물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5경기 동안 4승 1무를 기록하며 앞선 두 감독 체제보다 더 많은 승점을 확보했고, 무실점 경기를 뜻하는 클린시트도 3차례나 기록하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뒤바꿨다. 특히 18라운드 맨유전 2-0 승리는 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다 못해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피어슨 감독은 이전 두 감독과는 전술적인 측면에서 변화를 주면서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다시 끌어올렸는데, 이 부분이 승리를 가져오는 데 있어서 주요했다. 왓포드는 그동안 그라시아, 키케 플로레스 감독 체제에서 4-2-2-2, 4-4-2 대형을 바탕으로 수비적이고 엄격하게 전술을 운용해왔는데, 피어슨 감독은 이들과는 다르게 4-2-3-1 대형으로 전환하면서 팀 전체적인 스타일을 좀 더 공격적이고 유연하게 바꿨다. 실제 왓포드는 피어슨 감독 부임 전 16경기 동안 9골밖에 넣지 못했지만, 피어슨 감독 부임 후 6경기 동안 11골을 넣으면서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피어슨 감독 체제에서 다시 살아난 데울로페우


그중에서도 데울로페우, 두쿠레, 사르를 2선 미드필더에 배치하여 이들로 하여금 자유로운 움직임을 부여하고, 끊임없는 기회 창출을 지시하면서 팀의 공격을 끌어올렸다. 데울로페우와 두쿠레 이전 16경기 동안 각각 1109분을 소화하면서 4개의 공격포인트(277.25분당 1개), 1409분을 소화하면서 1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피어슨 감독 부임 이후 523분을 뛰면서 3개의 공격포인트(174.3분당 1개), 422분을 뛰면서 3개의 공격포인트(140.67분당 1개)를 쌓는 등 확실한 차이를 보였다.


큰 차이를 나타낸 건 사르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르는 전술상의 부합문제로 10경기밖에 나서지 못한 가운데 532분을 출전했고 공격포인트는 2개(266분당 1개)가 전부였지만, 피어슨 감독 체제에서는 6경기 모두 나서면서 484분을 소화하는 동안 4개의 공격포인트(121분당 1개)를 기록하며 반전의 모습을 연출했다.


피어슨 감독은 전술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으로도 팀에 변화를 주면서 반등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피어슨 감독은 선수단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바꿔내기 위해 팀 운영에 있어서 엄격한 규정을 내세웠다. 한 사람의 잘못이 있으면 선수단 전체 앞에서 곧바로 지적했고, 이를 본보기로 다시는 같은 문제가 발생 되지 않도록 했다. 또 훈련 과정 역시 선수들의 기량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짧지만 강도 높게 진행했고, 구단 전반적인 규율체계를 새롭게 하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본인이 직접 전면에 나서서 해결을 했다. 먼저 본보기가 되어 선수들이 따르게끔 한 것이다.


실제 팀 주장 디니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피어슨 감독은 엄격한 규율 속에 팀을 이끌었지만, 그는 선수를 다룰 줄 알았으며 본인 스스로가 본보기가 됐기에 우리는 감독을 잘 따를 수 있었다.” 이어 “그의 훈련은 격렬하고 효율적이었으며, 그의 팀 운영은 과소평가되어있다.”라고 밝혔다.


선수단 전체가 피어슨 감독의 지도력을 인정하고, 새로운 규정과 훈련에 녹아들어 공격적으로 변화를 꾀하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왓포드다.


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왓포드


왓포드는 이렇게 피어슨 감독 체제에서 앞선 두 감독의 실패를 잊고 반전에 성공해냈다.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닌 피어슨 감독의 노력과 선수들의 노력이 합쳐지면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왓포드가 팬들을 더 기대하게 만드는 건 과연 앞으로 얼마나 팀의 분위기를 더 끌어올리면서 더 높은 순위로 올라설지가 아닐까 생각된다.


왓포드는 이번 주말 토트넘을 맞닥뜨린다. 과연 물오른 왓포드는 그 기세를 그대로 이어나가서 최근 주춤하는 토트넘을 상대로 4연승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며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주말 왓포드의 경기력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피어슨 감독이 어떻게 변화를 주고 있는지를 면밀히 관찰하면 한층 더 흥미롭게 경기를 관전할 수 있을 것 같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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