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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 판정 속에 골 취소 판정을 받은 첼시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수년간 리그를 운영해오면서 수도 없이 오심이 이어졌다. 현지 언론을 비롯하여 팬들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할 정도로 고쳐지지 않은 부분이 주심들의 오심이다. 여타 리그들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오심이 끊이질 않았다.


올 시즌은 오심을 줄이면서 동시에 최근 트렌드를 따라가고자 프리미어리그는 VAR(Video Assistant Referees) 판독 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 최근 급격하게 늘어난 여론의 비난을 조금이나마 진정시키고자, 리그의 근간인 구성원 전체의 상호 신뢰와 공정성의 회복하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막상 VAR 시스템이 도입됐어도 판정의 변화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 흐름이다. 오히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VAR 판정이 돼버렸다.


도입 첫 시즌인 만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고는 하나 지난 6개월간의 모습은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더 많이 드러났다. VAR 과정에서 온 필드 리뷰를 하지 않는 부분부터 해서 조금은 지나칠 정도로 미세한 부분까지 잡아내는 부분들이 그렇다. 프리미어리그 측에서는 경기의 흐름을 끊지 않고자, 최대한 정확한 판정을 내리고자 이러한 운영방식을 이어나가겠다고는 했지만, 여러모로 아쉬움과 또 다른 의심과 불신이 나타나고 있다.



매과이어 반칙 상황에서 아무런 조치 없이 그냥 넘어갔던 VAR 판정


지난 18일 벌어진 첼시와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에서 홈팀 첼시는 VAR로 2골이 인정되지 않았다. 후반 10분 조우마가 득점을 했지만, VAR 확인 후 취소됐다. 득점을 기록한 조우마와는 별개로 아스필리쿠에타가 경합 과정에서 윌리엄스를 밀쳤다는 이유에서다.


후반 31분에는 지루가 맨유의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VAR 확인 후 골이 취소됐다. 지루의 발이 수비라인보다 조금 앞서있었다는 게 취소의 이유였다. 두 번의 VAR 모두 첼시에 아쉬움과 억울함이 공존한 판정이었다. 특히 조우마 득점과정에서만큼은 VAR 판정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스필리쿠에타가 윌리엄스를 밀친 것 맞지만, 그전에 뒤에서 프레드에게 먼저 밀렸기 때문에 이를 반칙이라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주심과 비디오 판독관은 이를 반칙으로 인정하고, 득점을 취소했다.


하지만 그보다 첼시에 더 억울했던 건 전반 20분경에 나온 반칙 장면에서 비롯된다. 매과이어가 바추아이와 몸싸움을 하다가 터치 라인 밖으로 넘어졌고, 이 과정에서 함께 엉겨서 중심을 잃으려는 바추아이를 매과이어가 발로 가격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바추아이는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첼시 벤치에서는 일제히 일어나 항의했다. 자칫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대를 위협할 만한 과격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VAR 판독 결과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위험하지 않았다는 판정을 내리면서 경고 한 장도 나오지 않고 그냥 넘어간 것이다.


매과이어가 바추아이에게 발로 가격하는 반칙 장면


경기가 끝나고 이 장면에 대해 수많은 문제가 제기됐다. 첼시에 가혹한 판정의 연속이었다는 의견과 동시에 지난 18라운드 첼시와 토트넘의 맞대결 당시 손흥민은 뤼디거에게 비슷한 행동을 하고도 퇴장을 받았지만, 이번에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 건 말도 안 되는 판정이라는 주장이다. 더욱이나 당시 경기를 진행했던 주심과 이번 경기 주심은 앤서니 테일러로 같았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 가중되고 있다.


물론 매과이어의 반칙이 인정되어 경고 혹은 퇴장이 주어졌다고 해서 경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는 결과론적 이야기다. 하지만 분명한 건 첼시로서는 억울함을 안고 경기를 해야 했고, 경기력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 현지 언론을 비롯하여 대다수 팬들은 “명백한 오심이다. 매과이어는 퇴장을 받았어야 했고, 그렇게 된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 “손흥민은 퇴장, 매과이어는 경기 속개, 그 이유는 손흥민이 영국 여권을 갖고 있지 않아서다.” “같은 심판이었는데, 다른 판정을 내린 부분에 있어서 첼시는 운이 없었다.” 등 이번 판정을 놓고 수많은 비난을 쏟아부었다. 뿐만 아니라 맨유의 레전드들도 “매과이어의 행동은 위험했으며, 레드카드를 받아도 할 말이 없다.”라고 입을 모았다.


앤서니 테일러 주심의 아쉬웠던 판정


이렇듯 VAR 시행 후 가장 많이 지적받는 문제는 심판과 비디오 판독관의 주관적 판단이 들어가는 해석에 관한 것이다. 골라인을 넘었느냐, 안 넘었느냐와 같은 누가 봐도 구분 가능한 객관적 사실이 아닌 심판과 비디오 판독관의 주관적 재량이 깊숙이 개입되는 판정이 있다. 프리미어리그는 올 시즌 이러한 주관적 판단에 있어서 수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주심과 비디오 판독관도 사람인지라 어느 정도 실수할 수 있고 의견이 갈릴 수는 있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다는 부분이다.


이번 판정에서도 앤서니 테일러 주심과 VAR 판독관 입장에서는 반칙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는 하나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인 것만은 분명했다. 기본적으로 위험하다고 인지되는 상황이었고, 다시는 이런 상황이 연출되지 않도록 최소한 경고를 통해 상황을 진정시켰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의 주관적 재량이 깊숙이 개입되면서 상황이 좀 더 냉철하고 현실적인 입장에서 판정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반칙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문제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VAR 판독에 있어 잉글랜드 자국 선수들을 지나치게 옹호하거나 유리하게 판정하는 부분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할 필요도 있다. 물론 이 문제를 갖고 인종차별 논란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잘못되었으나 잉글랜드 선수들이 몇 차례 편파적인 판정을 받는 부분이 나타나면서 의문점이 꾸준하게 제기되어왔다. 이러한 구성 속에서 제대로 된 판정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를 생각해본다면 바로잡아야 할 문제임은 더 분명하다.


프리미어리그 VAR, 대책이 시급하다.


VAR 도입으로 당장의 오심이 줄어들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지금 현재 상황은 분명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더 공정하고 깨끗한 판정과 경기문화가 만들어지는 게 아닌 오히려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매 시즌 오심은 존재했지만 올 시즌은 심각한 수준의 오심이 연이어지고 있는 프리미어리그다.


그렇기에 정말 본인들의 목적이 분명하고 이를 실천하고자 한다면 반복되고 있는 문제만큼은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하여 변화를 가져가고, 개선하는 김에 프리미어리그 심판진의 수준도 높이는 게 어떨까 싶다. 시스템도 그렇지만 사람의 경쟁력도 높아져야 VAR를 진짜 잘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공정성과 신뢰가 기본으로 깔려있는 판정 속에서 수준 높은 축구 문화가 자리 잡은 프리미어리그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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