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첼시 원정에서 3-0 대승을 거둔 바이에른 뮌헨


바이에른 뮌헨은 확실히 프리미어리그 팀들을 상대로 강하다. 지난 새벽 경기를 포함해 프리미어리그 팀들을 상대로 최근 5년간 7승 1무 2패의 성적을 낸 뮌헨이다. 2015-16시즌 아스날 원정경기 0-2 패배와 지난 시즌 리버풀과의 홈경기 1-3 패배 말고는 지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 팀들을 상대로 우세가 뚜렷하다. 이 정도면 천적이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지난 새벽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첼시와 뮌헨의 맞대결에서 뮌헨이 3-0 완승을 일궈내면서 8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뮌헨은 왜 본인들이 강팀인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무엇보다 지난 새벽 전술적으로 첼시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우위를 점한 가운데 본인들의 진가를 입증했다. 상대의 전술적인 약점을 공략하면서 동시에 본인들이 잘하는 걸 택해 첼시를 무너뜨린 뮌헨이다.


이날 뮌헨은 첼시를 상대로 두 가지 전술적 공략을 들고나왔다. 하나는 하프 스페이스 공간 지배, 다른 하나는 측면 공간 지배였다. 먼저 플리크 감독은 최근 수비 불안으로 스리백을 들고나온 첼시를 상대로 하프 스페이스 공간을 끊임없이 공략할 것을 주문했다. 스리백 전술은 수비의 안정감을 가져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 효율적일 수 있으나, 때로는 빈틈이 생각보다 많아 독이 될 수도 있는 전술이다. 가장 기본적으로 중앙 수비수와 윙백과의 사이 간격이 벌어지면서 무너지는 약점이 그러한데, 이날 플리크 감독이 공략했던 부분과 맞아떨어진다.



나브리의 히트맵(왼쪽), 뮐러의 히트맵 


뮌헨은 이날 4-2-3-1 대형으로 나서면서 2선에 나브리, 뮐러, 코망을 배치했는데, 나브리와 뮐러가 하프 스페이스 공간에 계속 머무르면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움직임을 가져갔다. 나브리는 좌측면에 배치됐음에도 끊임없이 중앙으로 들어와 레반도프스키, 뮐러와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공격을 이끌었다. 실제 위의 나브리의 히트맵을 살펴봐도 그가 측면에만 치중되어 있기보다는 중앙에 머무른 흔적이 나타난다. 이뿐만 아니라 측면에서 드리블 돌파 시도는 1번에 그쳤지만, 중앙에서 적극적으로 때려낸 슈팅은 4회, 그중 2골을 연결했다는 부분이 이를 입증하기도 한다.


뮐러의 경우에는 애초에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기에 움직임이 중앙에 한정적이었지만, 좀 더 폭넓은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우측 하프 스페이스 공간을 지배했다. 하프 스페이스 공간에서 움직임을 가져간 뮐러는 5번의 키 패스를 통해 기회를 창출했고, 3번의 슈팅을 시도하는 등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플리크 감독이 첼시 수비의 스리백을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지 제대로 보여주었다.


플리크 감독이 준비해온 전술이 하프 스페이스 공략에서만 그쳤다면 첼시가 손쉽게 대처할 수 있었지만, 뮌헨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측면까지 파고들면서 첼시를 어려움에 빠뜨렸다.


레반도프스키의 득점을 어시스트한 알폰소 데이비스(오른쪽), 가운데는 알라바


뮌헨은 나브리와 뮐러가 중앙지향적으로 움직임을 가져간 대신 코망이 우측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상대의 측면을 헤집어놨다. 여기다 파바르까지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통해 공격을 도왔다. 이는 첼시가 하프 스페이스 공간을 막고자 중앙 수비와 윙백 간의 간격을 좁힐 때 생기는 측면 공간을 공략하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최근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하면서 감각이 떨어진 알론소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자 하는 의도도 포함됐다. 또 반대로 측면을 공략할 경우 첼시의 수비 간격이 벌어지게 되면서 나브리와 뮐러에게 하프 스페이스를 지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자 그랬다고도 생각해볼 수도 있다. 


코망과 파바르가 우측에서 활기찬 움직임을 가져갔다면, 반대쪽에서는 데이비스가 측면을 지배했다. 플리크 감독은 나브리를 중앙에 머무르게 하는 대신 비어있는 좌측공간을 데이비스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통해 공간을 채웠다. 실제 이날 19살 수비수는 측면에서 엄청난 활약을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무려 6번의 드리블 돌파에 성공하며 팀 내 최다를 기록했고, 3번의 기회 창출 속에 레반도프스키의 득점을 도왔다. 여기다 8번의 볼 경합 성공까지 해냈다. 전혀 어린 나이답지 않은 활약 속에 팀의 승리에 공헌한 데이비스였다.


이처럼 뮌헨은 두 가지 공략법을 통해 전술적으로 완벽하게 우위를 점했고, 선수들이 부여받은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면서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플리크 감독 부임 이후 팀이 다시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이번 16강전에서 그의 전술적인 유연함을 볼 수도 있는 경기였다. 뮌헨은 다음 2차전에서 여유롭게 경기를 준비할 수 있는 가운데, 플리크 감독의 전술 운용을 기반으로 색다른 모습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피드백 환영합니다. 공감 많이 눌러주세요.

반응형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방문자수
  • Today :
  • Yesterday :

축구를 좋아하는, 칼럼리스트를 꿈꾸는 대학생의 블로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