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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승리한 맨시티


맨시티가 챔피언스리그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는 레알 마드리드를 잡았다. 최근 UEFA 징계를 비롯하여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마드리드 원정에서 어려운 승리를 일궈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맨시티의 승리를 예측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프리미어리그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켜냈다. 동시에 레알 마드리드 원정에서 사상 최초로 승리를 추가했다.


지난 새벽 맨시티가 레알 마드리드를 잡아낸 건 선수 개개인의 능력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어떻게 해서든 결과를 내겠다는 다짐 하에 전술적으로 뛰어난 운용을 보여주었기에 가능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특징과 틈새를 정확히 파악, 파고든 승리였다.


맨시티는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두 개의 전술로 싸웠다. 실점 전과 후로 전술이 나뉘었다. 실점 전까지는 두 줄 수비를 바탕으로 철저한 실리 축구, 실점 후에는 다시 본인들이 잘하는 축구로 돌아왔다. 이날 맨시티 전술이 평상시와는 다르게 운용되다가 다시 본래대로 돌아왔다고 느껴진 이유는 그래서였다.



맨시티 선발 라인업


챔피언스리그에서 어떻게 해서든 성적을 내야 하는 과르디올라 감독으로선 마드리드 1차전에서 패배를 안고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최소한 무승부라도 거두겠다는 의도가 강했다. 4-3-3 대형 속에 높은 점유율, 강한 전방 압박 등 그동안 보여준 확고한 전술을 과감하게 내려놓은 이유도 여기서 나타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날 예상외의 선발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팀의 주포 아구에로와 에이스로 발돋움하고 있는 스털링을 후보에 두었다. 이들 대신 선택한 카드는 제주스와 베르나르두 실바였다. 전형적인 9번 스타일의 아구에로와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안 된 스털링 대신 수비 가담이 좋고 활동 반경이 넓은 제주스와 베르나르두 실바를 선택한 것이었다. 의외의 라인업 속에 실제 경기장에서 드러난 대형 역시 평소와는 달랐다.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 아래 처음으로 4-4-2 대형을 들고나왔다. 최전방 공격수로 예상했던 제주스가 좌측 윙어로 배치됐고, 오히려 베르나르두 실바와 데 브라위너가 투톱으로 올라섰다. 이는 철저한 두 줄 수비를 바탕으로 공격이 강한 레알 마드리드를 틀어막고, 역습 패턴을 활용하여 상대를 무너뜨리겠다는 계산이 포함되었다.


이 같은 변칙 전술은 적중했다. 평상시와는 다른 대형과 전술 운용에 레알 마드리드는 초반부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상대가 본인들의 준비해온 것과는 다르게 나오면서 동시에 극단적으로 수비 형태를 보이자 플레이가 꼬이면서 제대로 하기 어려웠던 셈이다. 오히려 원정이었음에도 경기에서 더 날카로움을 보여준 건 맨시티였다. 실제 경기 지표에서도 나타나지만, 이날 전반 45분 동안 때려낸 맨시티의 슈팅(5)과 유효슈팅(2)은 레알 마드리드보다 각각 2개, 1개 더 많았다.


전반 33분 부상으로 교체 아웃한 라포르테


다만 맨시티로선 아쉬움이 남았다. 두 줄 수비를 바탕으로 잘 버텨내고 있었던 가운데 라포르테가 부상으로 아웃되면서 수비가 흔들렸고, 결국 후반 15분 오타멘디의 실수가 실점으로 연결되고 말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날 택한 전술은 실점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끝까지 버텨내면서 무승부로 끌고갈 수 있었으나, 실점이 이뤄졌기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적 변화는 또다시 적중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팀의 승리까지 이끌었다.


맨시티는 실점 이후 교체카드를 꺼내 들면서 이전 70분과는 다른 팀처럼 싸웠다. 맨시티는 남은 20분만큼은 최대한 적극적으로 공격을 통해 1골이라도 넣고 돌아가고자 공격 전술로 전환했다.


후반 70분 스털링 투입 전과 후의 맨시티 전술변화(오른쪽), 9번 제주스가 최전방으로 올라갔다.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의 레알 마드리드-맨시티 공식 기술보고서에 나와 있는 것처럼 맨시티는 공격적으로 나서는 4-2-3-1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실점하기 전 4-4-2 대형에서의 변화였다. 형태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움직임 등 경기 내용적으로도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베르나르두 실바 대신 투입된 스털링을 좌측에 공격적으로 배치하고, 대신 제주스가 최전방으로 올라간 전술로의 전환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전술 변화가 일어난 지 불과 5분 만에 제주스가 헤더로 레알 마드리드 골망을 갈랐고, 이어서 후반 36분에는 스털링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얻어낸 페널티킥을 데 브라위너가 성공시키면서 역전에 성공해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용병술, 전술 변화가 주요하면서 역전승을 일궈낸 맨시티였다. 참고로 후반 70분부터 맨시티는 5번의 슈팅, 4번의 유효슈팅을 때려내는 등 엄청난 공격을 퍼부었다.


지단 감독과의 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과르디올라 감독


맨시티는 이처럼 모두의 예상을 깨고 과감하게 변화를 택하면서 놀라움을 선사한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단 감독과의 수 싸움에서 이기면서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특히 과르디올라 감독은 본인의 철학을 과감하게 내려놓고 맞춤 전술을 들고나왔고, 실점 후에는 지체없이 빠르게 전술 변화를 가져가며 왜 본인이 전술적으로 뛰어난 명감독인지를 다시 입증했다.


그리고 이러한 승리를 뒤로하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다음 2차전 홈에서는 또 어떤 전술로 레알 마드리드를 묶어내면서 승리를 가져갈지 팬들로 하여금 기대를 모으게 했다. 과연 2차전에서 그의 전술적인 능력이 어떤식으로 발휘될지,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단 감독과의 승부에서 재차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초유의 관심사는 다음 달 18일에 치러지는 경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 될 것 같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UEFA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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