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클럽맨, 오직 한 구단에서만 프로 생활을 이어온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다른 유니폼을 입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을 정도로 구단의 상징과 같은 존재로 여겨지는 원클럽맨이 되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더 좋은 제안이 들어와도 이에 흔들리지 않고, 데뷔 이후 줄곧 한 팀에서만 뛰어야 하기에 어려움은 배가 된다. 한편 그만큼 어렵지만, 원클럽맨으로 남는다면 그 의미도 클뿐더러 팬들의 가슴에 오래도록 남기 마련이다.
1983년부터 시작된 K리그의 역사를 통틀어 봤을 때 K리그의 원클럽맨들은 생각보다 많이 있다. 하지만 단순히 원클럽맨으로만 놓고 보는 게 아니라 순수 리그 기준 200경기 이상 뛴 원클럽맨은 손에 꼽힌다.
그렇다면 K리그에서 순수 리그 기준 200경기 이상 뛴 원클럽맨은 누가 있을까? 총 4편의 글로 이루어졌으며 연대별로 차례대로 살펴본다. 참고로 의무복무로 군경팀에 소속된 적이 있는 경우는 포함했으며, 단 군경팀 소속 출전기록은 제외했다. 또 해외를 거쳐 다시 돌아온 경우도 포함했다.
박주영
박주영 (2005-현재, FC 서울, 215경기 출전, 공격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격수이자 K리그가 낳은 슈퍼스타 박주영은 FC 서울의 원클럽맨이다. 비록 2008년 프랑스 리그앙 진출 이후 2015년까지 유럽에서 활약하다가 다시 돌아온 점을 생각하면 원클럽맨이라 칭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지만, 끝까지 의리를 지키며 서울에서 리그 200경기 이상을 출전했기에 그를 원클럽맨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박주영은 리그 215경기 출전하는 동안 61득점 19도움을 올렸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2005년 K리그 신인상, 베스트11 선정을 비롯하여 언론사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상, 신인상 등 상을 싹쓸이하면서 개인 커리어를 써 내려갔다. 뿐만 아니라 2016년 K리그 우승, 2015년 FA컵 우승, 2006년 리그컵 우승 등 팀과 함께 우승의 영광도 만끽했다.
한편 어느덧 36세에 접어든 박주영은 올 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이다. 아직 추가적인 계약 연장 논의가 없는 가운데, 그의 선수 생활의 마지막이 될 수 있다. 서울에서 은퇴하며 원클럽맨으로 남을지도 관심사다.
최철순
최철순 (2006-현재, 전북 현대 모터스, 302경기 출전, 수비수)
‘최투지’, ‘짤순이’ 등 별명에서부터 팀에 헌신하고 노력한다는 의미를 지닌 최철순은 2006년부터 지금까지 15년을 전북 현대 모터스만 바라오면서 뛰어온 리빙 레전드다.
2012년과 2013년 의무복무로 인해 상무에서 뛴 2년을 제외하면 전북에서만 리그 302경기 출전, 3득점 16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좌우 풀백, 센터백, 수비형 미드필더 등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출전하며 팀에 헌신해왔고, 경기에 나설 때마다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낸 원클럽맨이다.
이러한 활약으로 팀의 승리를 견인하며 2009년, 2011년, 2014년, 2015년, 2017년, 2018년, 2019년 총 7번의 리그 우승을 함께했고, 2006년과 2016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하면서 전북왕조의 주축 멤버로 거듭났다. K리그 베스트11 2회 선정도 빼놓을 수 없다.
한지호
한지호 (2010-현재, 부산 아이파크, 217경기 출전, 공격수)
2010년 데뷔 이후 지금까지 부산 아이파크에서 리그 217경기를 뛰어온 한지호는 부산에 몇 안 되는 200경기 이상 원클럽맨 중 한 명이다.
한지호는 2순위로 부산에 입단하면서 기대주로 불렸지만, 부상 불운과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음에도 끝까지 살아남았다. 사실 그보다 팀이 2부리그로 강등됐음에도 부산에 남으면서 의리를 지켰다는 점을 더 주목할 만하다.
2016년, 2017년 의무복무 탓에 경찰청에서 2년을 뛰고 돌아온 이후 팀의 주장으로 선임됐고, 2018년과 2019년 각각 30경기 이상을 출전하면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지난 시즌 팀 승격에 기여하면서 올 시즌부터 K리그1에서 뛰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김오규
김오규 (2011-현재, 강원 FC, 205경기 출전, 수비수)
김오규는 완전한 강원 FC의 성골이라 불린다. 강원도에서 나고 자라며 성덕초등학교-강릉중학교-강릉농고-관동대학교 코스를 밟았고 1순위로 강원에 입단하면서 종지부를 찍었다.
2015년~2017년 의무복무로 인해 상무에 있던 시절을 제외하더라도 김오규는 리그 205경기를 출전, 강원의 유일한 200경기 이상 출전한 원클럽맨이다. 2014년에는 주장으로 선임되면서 팀을 이끌기도 했다. 주장 완장은 오범석에게 물려준 상황, 현재는 부주장이다.
여기다 김오규는 데뷔 이후 7번의 감독 교체가 있었지만, 주전으로 살아남으면서 강원의 뒷문을 지켰다. 지난 시즌도 안정적인 수비력과 준수한 후방 빌드업 능력을 인정받아 김병수 감독 체제에서 리그 28경기를 뛰면서 맹활약했다. 앞으로 리그 300경기 이상 출전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할 강원의 현재진행형 레전드다.
외국인 선수는 애당초 K리그에서 데뷔한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원클럽맨이라 부르기에 다소 애매하다. 더욱이나 한 구단에서만 200경기 이상 출전하면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가 없기에 더 그렇다. 하지만 한 선수만큼은 논외로 분류되고, K리그에 역사를 남겼기 때문에 선정했다.
아디
아디 (2006-2013, FC 서울, 226경기 출전, 수비수)
지금까지 K리그를 거쳐 간 외국인 선수는 수도 없이 많았지만, 이 중에서 한 클럽 소속으로만 200경기 이상을 출전한 외국인 선수는 단 한 명이다. 바로 FC 서울에서 뛴 브라질 출신 수비수 아디다.
아디는 2006년 서울 유니폼을 입은 이후 2013년까지 8년간 리그 226경기 출전 15득점 8도움을 기록하면서 활약을 선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2010년과 2012년 팀의 리그 우승을 이끄는 데 앞장섰고, 2006년, 2010년 리그컵 우승에도 기여했다. 뿐만 아니라 2007년, 2008년, 2010년, 2012년, 2013년 무려 5번이나 K리그 베스트11에 선정되기도 하면서 대단한 활약을 선보였다.
K리그 역사상 외국인 선수 최초로 한 클럽에서만 200경기 이상 출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아디는 논외로 분류될 수 있긴 해도 서울의 원클럽맨이라 칭할 수 있다. 이후 서울에서 코치를 지냈다는 점 역시 아디가 서울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말해준다.
글=강동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 서울 공식 홈페이지, 강원 FC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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