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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페널티킥을 차겠다고 설전을 펼치는 손흥민과 라멜라의 모습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축구 선수라면 골을 넣고 싶은 욕심은 누구나 갖고 있다. 공격수라면 더욱더 그렇다. 하지만 그 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불러오는 법이다. 그리고 어젯밤에 열린 토트넘과 맨시티 경기에서 지나친 욕심이 논쟁을 일으켰다.


7라운드 토트넘과 맨시티 경기에서 손흥민과 라멜라가 페널티킥을 놓고 설전이 오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사건의 발달은 경기 후반 19분경에 알리가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를 정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두 선수는 서로 본인이 차겠다며 언쟁을 벌였고 이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결국 라멜라가 페널티킥을 차게 됐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킥은 맨시티 골키퍼 브라보에게 막히면서 더욱더 논란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라멜라는 이날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놓치고도 90분 동안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2번의 슈팅이 전부였다. 드리블 돌파도 성공하지 못했고 팀에 전혀 도움 되는 플레이를 못 보여줬다. 토트넘은 이날 2-0으로 승리했지만, 라멜라는 평점 6점으로 팀 내에서 최하위권이었다. 반면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37분에 알리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이 밖에도 4번의 슈팅을 때려 그 중 유효슈팅 1회를 기록했고 3번의 드리블 돌파 성공 등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해외 언론과 팬들은 "케인의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도 가능한 선수이다."라고 말하며 극찬했다. 평점도 8점으로 팀 내에서 네 번째로 높았다. 페널티킥을 두고 설전을 벌인 두 선수는 이날 집중적으로 조명을 받았고, 이날 보여준 활약에서도 명암이 엇갈리며 팬들에게서 많은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두 선수 모두에게 아쉬운 장면이었다.



같은 포지션을 두고 경쟁할 수밖에 없는 손흥민과 라멜라


지난 시즌부터 토트넘에서 같이 뛰게 된 손흥민과 라멜라는 같은 포지션을 두고 경쟁하는 사이이다. 라멜라는 지난 시즌 개인 커리어 하이(모든 대회 포함하여 11골 10도움)를 찍으면서 사실상 손흥민과의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에 손흥민은 라멜라에게 밀리면서 벤치에 앉는 시간이 길어졌고 이적설도 계속 나돌았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사뭇 다르다. 손흥민이 다시 폼을 찾아 리그 4경기 동안 4골 1도움으로 활약하면서 라멜라가 벤치로 돌아갔다. 이렇다 보니 손흥민과 라멜라가 안 부딪히려야 안 부딪힐 수 없는 관계가 돼버렸다.


사실 이렇다 보니 국내 언론과 여론에서는 포체티노 감독이 라멜라만 편애한다는 무성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라멜라가 활약이 적었음에도 같은 아르헨티나 출신인 포체티노 감독 밑에서 주전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출전 기회도 많이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근거 없는 추측성 주장일뿐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토트넘에 처음 부임했을 때 부상과 향수병으로 적응을 잘 못 하는 라멜라가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것은 사실이나 라멜라만 집중적으로 편애한 것은 아니다.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에 있는 팀의 감독이 한 선수만 편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다른 선수들은 불만을 느끼고 감독 그리고 팀을 비판하고 나설 것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본인 전술에 맞지 않는 선수는 과감하게 빼버리는 스타일이다. 만약 라멜라가 계속 활약이 없고 손흥민보다 나은 점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방출하거나 기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라멜라는 경기에 나오면 최소한 본인의 몫을 다했고 활약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또한, 손흥민과 라멜라는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전술에 따라, 상대 팀에 따라 로테이션을 돌려 밸런스를 맞추는 게 당연하다. 손흥민 선수가 더 자주 나오고 잘했으면 하는 바람에 과장된 소문이 만들어지면서 포체티노 감독과 라멜라를 비판하는데 이는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라멜라가 손흥민을 싫어한다는 소문도 많은데, 이 소문도 결코 사실이 아니다. 손흥민과 라멜라는 SNS에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리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온라인상에 돌아다니는 캡처된 사진들로 인해 불화설을 만들어내는데 그저 억지 주장일뿐이다. 현재 페널티킥 사건으로 인해 한국 팬들은 라멜라의 SNS에 비판성 댓글을 올리고 있는데 이는 부끄러운 행동이다. 물론 팬들의 입장에서는 화가 나겠지만 이 역시 스포츠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더 깊게 들어가면 오히려 손흥민 선수에게 악영향을 끼칠뿐더러 두 선수의 관계도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 아쉽지만 팬들은 이 같은 행동은 자제해야 된다.


포체티노 감독은 맨시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지만, 키커 선정은 아쉬움이 따랐다.


전담 키커를 선정하는 일도 전술의 일부이며 감독이 판단하고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감독에게 책임이 따른다. 더군다나 세트피스 키커는 상당히 중요하다. 현대 축구에서 세트피스는 전술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세트피스 전담 코치까지 생겨날 정도로 세트피스는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상황이다. 물론 그날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서 조금의 변화가 있을 수는 있지만 대게 경기 시작 전 혹은 훈련 시에 감독이 지정해준 키커 순서가 있기 마련이다. 선수들도 경기에 들어서면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정해진 순서에 따르는 게 맞다.


하지만 이번 손흥민과 라멜라의 사건을 보면 포체티노 감독의 판단이 아쉬웠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가 끝이 나고 기자회견장에서 "전담 키커는 케인이다. 케인이 없으면은 당일 컨디션을 봐서 넣을 거 같은 선수에게 키커를 맡긴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경기 시작 전 토트넘의 전담 키커가 누군지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으면서 논란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애초에 라멜라가 전담 키커로 정해졌으면 라멜라가 차는 게 맞고 손흥민이 전담 키커로 정해졌다면 손흥민이 차는 게 맞다. 하지만 경기 시작 전 포체티노 감독은 전담 키커를 확실하게 정하지 않으면서 키커가 모호해졌고 골을 넣고 싶어 하는 두 선수 서로 욕심을 내면서 언쟁까지 이어졌고 논란이 됐다. 결국, 두 선수와 포체티노 감독에게는 아쉬움이 남은 경기가 되었다.


경기 시작 전 키커 선정을 제대로 하지 않은 부분에서 포체티노 감독의 판단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선수들에게 자유롭게 맡길 수도 있지만 이처럼 선수들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정하는 것보다는 정확한 감독의 판단이 개입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감독은 전술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전술분석 기술이 발달하면서 정말 미세한 차이 하나가 승패를 좌우할 만큼 전술의 세세함이 중요하다. 더군다나 이번 맨시티전과 같이 빅 매치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포체티노 감독은 이 부분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기존에 전담 키커로 나서는 선수가 빠지게 되면 '플랜B'를 생각하고 적용하지 못한 부분에 있어서 감독의 판단 미스로 봐야 하지 않은가 싶다. 결과론적으로 이미 지나간 일이고, 돌이킬 수 없지만 앞으로 토트넘에게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앞으로의 신중한 계획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된다. 손흥민과 라멜라 역시 지나친 욕심을 줄이면서 서로 돕는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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