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자유계약으로 뉴캐슬로 이적한 기성용
한국시각으로 30일 뉴캐슬이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기성용 영입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며 FA 자유계약으로 이적료는 발생하지 않았다. 베니테스 감독은 “기성용은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영입을 쉽게 결정했다. 그는 스쿼드에 보탬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영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성용도 “뉴캐슬이 얼마나 빅클럽인지를 잘 알고 있다. 앞으로 동료들과 팬들을 위해 뛰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로써 기성용은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계속 뛸 수 있게 되었다. 스완지 시티, 선더랜드에 이어 뉴캐슬에서도 기성용의 활약은 계속 이어질지 관심이 간다.
기성용은 스완지 시티에서 6시즌을 뛰면서 핵심선수로 자리 잡았다.
기성용은 2012년 8월에 스완지 시티로 이적하면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입성했다. 지난 시즌까지 6시즌을 뛰면서 통산 196경기 21골 13도움을 기록했다. 중간에 선더랜드 임대 기간(2013-14시즌)도 포함되어 있다.
기성용은 그동안 스완지 시티 중원의 핵심선수로 뛰어왔다. 특히 라우드럽 감독과 몽크 감독 시절에 기성용의 역할은 중요했다. 두 감독은 점유율 축구를 중요시했기 때문에 후방빌드업에 능숙한 기성용은 대체 불가한 자원이었다. 기성용은 당시 4-2-3-1 포메이션에서 더블 볼란치로 주로 나왔다. 브리턴 혹은 셸비와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발판으로 빌드업을 이끌어 나갔다. 패스, 볼 키핑, 동료들과의 호흡이 좋았기 때문에 두 감독 모두 기성용을 신뢰했다. 물론 기성용도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기성용의 기록을 살펴보면 라우드럽 감독 시절(2012-13시즌) 92.7% 패스 성공률, 몽크 감독 시절(2014-15시즌) 89.8% 패스성공률을 기록했다. 전진 패스 비율은 적었지만 후방에서 안정감 있게 빌드업을 잘 이끌어나갔다. 이후 감독 변화가 잦으면서 기성용의 역할 비중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빌드업 만큼은 안정적이었다. 지난 시즌만 해도 기성용의 패스 성공률은 88%였다.
지난 시즌 존조 셸비와 미켈 메리노는 잦은 패스미스로 인해 빌드업과정이 부족했다.
뉴캐슬이 기성용을 영입한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우선 이적료가 없다는 부분이 가장 매력적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보여준 경쟁력, 아시아 시장 공략도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뉴캐슬 축구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선택이다. 뉴캐슬은 지난 시즌 10위에 머무르면서 승격팀 치고는 선전했지만, 중원 빌드업 과정이 빈약했고 깊은 고민에 빠진 베니테즈 감독이 기성용을 선택하게 됐다.
뉴캐슬 중원 미드필더진의 잦은 패스미스와 원활하지 못한 빌드업 과정은 경기 내적으로 봤을 때 참담했다. 경기 흐름이 뚝뚝 끊기고 공격 전개가 제대로 안 될 정도였다. 뉴캐슬이 지난 시즌 리그에서 기록한 패스 성공률만 봐도 72.3%였다. 스토크 시티, 번리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치였다. 베니테즈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주로 가동하는데, 더블 볼란치로 나오는 선수들의 정교함이 특히나 부족했다. 더블 볼란치는 일차적으로 포백을 보호하고 그다음으로는 공수를 연결해주면서 후방빌드업을 이끌어나가는 중요한 자리이다. 여기서 빌드업이 원활하지 못한다면 공격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가 없다. 뉴캐슬의 공격력이 약했던 이유 중 하나이다.
중앙 미드필더들의 패스 성공률을 봤을 때 셸비는 72.4%, 메리노는 79.3%, 디아메는 81.5%를 기록했다. 모두 패스미스가 잦았다. 이러한 이유로 뉴캐슬은 정교함을 더함과 동시에 후방에서 빌드업을 이끌어나갈 선수가 필요했다. 기성용은 뉴캐슬에 필요한 선수였다. 베니테즈 감독 전술에도 잘 맞기 때문에 동료들과 호흡만 잘 맞춘다면 중원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는 이제 기성용과 손흥민 단 둘뿐이다.
지금까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중 가장 오래 활약한 선수는 박지성이다. 박지성은 2005년 맨유에 입단해 2012년까지 7시즌을 뛰었다. 이후 퀸즈파크 레인저스에서 2시즌을 더 뛰고 은퇴했다. 2013-14시즌은 PSV 아인토호벤으로 임대를 떠나면서 사실상 8시즌을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었다고 봐야 한다. 박지성 다음으로 오래 활약한 선수는 7시즌을 뛴 이청용이다. 하지만 이청용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크리스탈 팰리스와 계약이 종료됐고 워크퍼밋 문제로 더는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다음은 오랜 뛴 선수가 바로 기성용이다. 기성용은 2018-19시즌이 시작하게 되면 7시즌째다. 두 시즌만 더 뛰게 된다면 박지성을 넘게 된다. 기성용이 프리미어리그에 오래 남아 박지성의 기록을 넘어 주었으면 하는 부분도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앞으로 후배들이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더 진출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크다.
현재 프리미어리거는 기성용, 손흥민 단둘 뿐이다. 과거에 비해 프리미어리거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기성용도 30대에 접어들면서 얼마나 더 오래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머무를 수 있을지 모른다. 다만 지금까지 해왔던 모습을 바탕으로 후배들이 프리미어리그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한다. 한국인에 대한 재능과 실력을 잉글랜드 구단들에 심어주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조언과 격려를 해주면 좋겠다. 한마디로 잉글랜드로 향하는 연결 다리를 놓아주었으면 한다.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왜 기성용에게 맡기냐는 생각도 있겠지만, 해외 진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현재 뛰고 있는 선수들의 생각과 의견이다. 기성용은 잉글랜드 무대를 오래 경험하고 겪어보면서 고충들과 장단점을 잘 알고 있기에 후배 선수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선배이다. 더군다나 리더십도 갖춘 선수이기에 더 잘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앞으로 기성용이 뉴캐슬에서 맹활약을 펼치기를 바라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앞으로 기성용과 젊은 한국 축구선수들의 앞날을 응원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뉴캐슬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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