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의 교과서 파트리크 비에이라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로 프리미어리그가 중단된 가운데 팬들을 위해 색다른 콘텐츠를 준비했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역대 최고의 활약을 선보인, 프리미어리그를 상징하는 선수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아스날을 상징했던 선수이자 우아함을 자랑했던 레전드. 아르센 벵거 감독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2000년대 초중반 탑 클래스 미드필더.
파트리크 비에이라는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의 표본이자 당대 이 포지션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선수였다. 현역 시절 그의 포스는 압도적이었으며, 아직도 아스날 팬들은 그의 플레이를 추억 속에 묻어두고 있다.
벵거 감독이 키워내고 믿었던 레전드, 비에이라
벵거가 믿었던 아스날 레전드
사실 비에이라는 아스날에 합류하기 전까지 빛을 보지 못한 선수였다. 재능은 있었으나, 프로 데뷔를 이른 나이에 한 탓에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이를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1997년 벵거 감독의 부름을 받고 아스날에 합류하면서부터 비에이라는 비로소 잠재력을 터트리더니 세계적인 미드필더 반열에 올랐다.
이후 2005년 팀을 떠나기 직전까지 명성을 떨쳤고, 아스날의 레전드로 남게 됐다. 특히 그는 아스날에서 뛰는 동안 주장직을 수행하며 팀의 중심으로서 활약했다. 벵거 감독 본인이 키운 선수로서 가장 의지하고 신뢰한 선수였다.
비에이라의 최대 강점은 피지컬과 활동량이었다. 190cm가 넘는 키에서 나오는 우월한 피지컬로 상대와의 중원 싸움을 압도했고, 그의 히트맵을 보면 그라운드에 발자국이 안 찍혀있는 곳이 없을 정도로 활발하게 움직이며 팀의 중심을 잡아줬다. 아울러 종종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와 날카로운 패스는 비에이라를 떠올리면 여전히 연상되기도 한다.
이런 비에이라는 무엇보다 수비력에서만큼은 그 어떤 미드필더도 감히 따라올 자가 없을 정도로 최고였다. 수비 위치선정은 말할 것도 없으며, 태클, 몸싸움, 인터셉트 등 뭐 하나 빠지는 것이 하나 없었다. 공중볼 싸움에서도 제공권이 좋아 우위를 점했다. 실제 비에이라를 보고 당시 같이 대표팀에서 뛴 지네디 지단은 최고의 수비수라고 일컬었다.
대체 불가 했던 미드필더, 비에이라
대체 불가 탑 오브 미드필더
비에이라를 선정한 이유는 그냥 잘해서다. 실력적으로 잘했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프리미어리그 탑 미드필더로 거론되기 때문이다. 실제 아스날에서 비에이라를 대체할 자원은 없었던 것은 당연지사였고, 벵거 감독은 비에이라가 떠난 이후 대체자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지휘봉을 내려놓을 때까지 끝내 찾지 못했다. 아스날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면서 그가 남긴 활약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전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이었던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감독이라면 누구든 탐낼만한 자원일 정도로 비에이라의 당시 가치는 높았다. 그가 포진한 중원은 결코 밀리지 않을 거라는 말들이 쏟아져나오기도 했다.
2003-04시즌 무패우승을 이끈 주장, 비에이라
무패우승 대업을 이끈 캡틴
벵거 감독이 키워낸 스타 플레이어로서 비에이라는 그에 보답이라도 하듯, 2003-04시즌 무패우승의 대업을 함께했다. 사실 무패우승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앞선에서 맹활약을 펼친 티에리 앙리 혹은 데니스 베르캄프를 떠올리기에 십상이다. 하지만 비에이라를 빼놓고 말한다면 섭섭하다.
비에이라는 이 시즌에 부상을 제외하면 모든 경기에 출장하면서 팀의 무패 행진을 이끌었고, 특히 마지막 라운드 레스터 시티전에서는 역전골을 뽑아내며 승리로 우승을 장식하는 데 일조했다.
이 밖에도 비에이라는 아스날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279경기를 뛰는 동안 28득점 33도움을 기록했으며, 리그 우승을 2차례 더 경험했다. FA컵 우승 4회도 그의 우승 커리어에 추가할 수 있겠다.
현재 비에이라는 리그앙 니스 지휘봉을 잡고 있다.
제2의 벵거를 꿈꾸며 시작한 지도자
아스날을 떠난 이후엔 비에이라는 세리에A로 돌아갔다. 유벤투스와 인터밀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갔고, 막바지에는 맨시티에서도 2시즌 뛰었다. 다만 이 시기에 비에이라는 여타 이유로 아스날 시절 보여주던 임팩트는 점점 사라졌고, 사실상 백업멤버로 전락했다.
이후 선수 생활을 은퇴하곤 지도자로 전향하면서 맨시티 아카데미 코치, 뉴욕 시티 감독을 거쳐 현재는 리그앙 소속의 니스 지휘봉을 잡고 있다. 지난 2018년 벵거 감독이 아스날을 떠날 당시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됐지만, 끝내 선임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벵거 감독은 비에이라가 아스날 지휘봉을 잡기를 원하고 있으며, 본인도 아스날 복귀에 긍정적인 만큼 추후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으로 돌아오는 비에이라를 기대봐도 좋을 거 같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 스쿼카, BR SPORTS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피드백 환영합니다. 공감 많이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