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에게 완패를 한 무리뉴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위기를 맞았다.
맨유가 토트넘에게 완패를 했다. 한국시각으로 지난 28일 맨유는 올드 트래포트에서 0-3 스코어로 토트넘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최근 토트넘을 상대로 홈에서 4연승을 달렸기에 패배가 더 충격적이었다. 이로써 개막 이후 1승 2패를 기록한 맨유는 13위로 떨어졌다. 맨유 팬들에게는 악몽 같은 일이다.
지난 라운드 브라이턴에게 패한 뒤로 맨유는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보드진과 무리뉴 감독의 갈등부터 선수단 내의 문제까지 팀이 무너질 때로 무너지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언론에서 무리뉴 감독을 프리미어리그 감독 경질 1순위로 꼽았다. 하루빨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반박할 수 없다는 게 더 무리뉴 감독의 현 주소이다.
최근 무리뉴 감독과 에드 우드워드 부사장의 관계는 원만하지 못하다.
이번 시즌이 시작하기 전 무리뉴 감독은 구단 보드진에 중앙 수비수 영입을 계속 요청했었다. 지난 시즌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이 자주 연출됐고 중앙 수비수 부상도 잦았기 때문이었다. 이에 바란, 알더베이럴트, 고딘, 매과이어, 보아텡, 예리 미나 등 수 많은 중앙 수비수들이 거론되었고 무리뉴 감독이 새롭게 수비라인을 구성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좀처럼 협상은 진전되지 못했고 구단에서도 무리뉴의 의견을 따라주지 않았다. 구단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수비수들이 많았고 그 선수들을 처분하지도 못한 채 거금을 투자하기에 부담감이 있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무리뉴 감독은 중앙 수비수 영입에 실패하자 강력하게 불만을 표출했고 보드진과 갈등을 빚게 되면서 소통이 단절돼버렸다.
수비라인을 개편하지 못하게 되면서 불안한 수비라인을 이끌고 시즌에 돌입할 수밖에 없게 된 무리뉴 감독은 브라이턴과 토트넘에게 3골씩 헌납하면서 최악의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심지어 무리뉴 감독은 이번 토트넘전에서 구단에 항의라도 하듯이 에레라를 스리백 중 우측 수비수로 내세웠다. 본래 중앙 미드필더에서 뛰는 에레라에게 중앙 수비수는 익숙한 포지션이 아니다. 확실히 무리뉴 감독과 구단 보드진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하고 있다. 최근 맨유가 감독과 보드진을 연결하는 풋볼 디렉터를 선임하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결국 둘 사이의 관계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맨유의 앞날도 밝아지기 어려워질 것이다.
무리뉴 감독과 갈등을 빚고 있는 폴 포그바
보드진과 단절되면서 무리뉴 감독은 선수들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아무래도 선수들이 보드진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는 무리뉴 감독에게 신뢰감이 떨어졌다고 생각된다. 그중에서도 포그바가 무리뉴에게 강한 불만을 내뿜고 있다. 포그바는 맨유로 이적해온 후부터 무리뉴 감독 전술에서 자신의 역할에 못 마땅 해왔다. 게다가 최근에는 바르셀로나가 본인을 원한다는 기사까지 흘러나오면서 맨유를 떠나고 싶다는 의사까지 밝혔다. 물론 감독보다 더 위에 있으려는 포그바 행동은 잘못된 게 맞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그동안 감독 생활을 해오면서 항상 문제가 되어왔던 선수들과의 갈등 문제를 맨유에서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마냥 포그바의 잘못만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맨유를 이끌어오면서 지금의 맨유를 만들어 온 건 무리뉴 감독이다. 3년간 수많은 이적료를 투자하면서 선수보강도 했고 본인의 전술을 입히기에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부진한 성적을 비롯해 보드진, 선수들과 갈등까지 빚으면서 최악의 사태를 만들어냈다. 결국 이 모든 걸 책임지고 해결할 사람은 무리뉴 감독이다. 물론 무리뉴 감독 혼자서 해결할 수는 없다. 해결하는 과정에서 보드진과 선수들 그리고 팬들이 무리뉴 감독을 믿고 기다려주어야 한다. 지금 당장 성적은 나쁘지만 섣부르게 판단하지 말았으면 하는 뜻이다. 무리뉴 감독은 충분히 성적을 낼 수 있는 감독이기 때문에 벌써부터 경질을 생각하는 건 옳지 않다. 그동안 무리뉴 감독이 들어 올린 우승컵을 생각해보면 아직 더 기다려줄 이유가 있다. 더군다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도 부임 초기에는 11위, 2위, 11위, 13위, 6위를 기록했다. 무리뉴 감독은 이제 3시즌째이고 이번 시즌 3경기 치렀다. 더 멀리 내다보고 기다려야 한다. 무리뉴 감독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
무리뉴 감독은 3년 차 징크스를 극복해내야만 한다.
무리뉴 감독하면 떠오르는 3년 차 징크스는 축구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알만하다. 무리뉴 감독은 첼시, 레알 마드리드 등 이전에 지휘봉을 잡았던 팀에서 부임 2년 차에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3년 차만 되면 선수단과 갈등을 빚고 성적을 내지 못해 경질되는 경우가 많았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시즌, 부임 2년 차임에도 무관에 그쳤고 이번 시즌은 초반부터 선수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더 성적에 욕심을 내려고 할 게 분명하다. 다만 많은 팬들은 무리뉴 감독의 3년 차 징크스는 계속될 거라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 현재 맨유의 상황을 보면 그럴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이제는 무리뉴 감독도 극복해내야 한다. 더 이상 징크스 때문에 물러날 수 없는 법이다. 언제까지 3년 차만 되면 팀을 떠나 새로운 팀을 구할 수 없다는 뜻이다. 현재 맨유의 상황이 어렵다는 건 이해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자존심을 내려놓고 변화를 주어야만 한다. 이대로 계속 가면 성적이 더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경질도 피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아마 본인도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무리뉴 감독은 어떻게 변화를 가져가야 될지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선수들을 믿고 모든 걸 다 쏟아부어야 할 시점이다. 선수들도 변화하는 감독의 모습을 보면 존경심을 갖고 따르려고 할 것이다. 앞으로 무리뉴 감독이 맨유에서 더 나은 지도력으로 인정받기를 바라며 맨유 그리고 무리뉴 감독을 응원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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