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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셀 고베로 이적하면서 J리그에서 뛰게 된 이니에스타


세계적인 선수가 아시아 무대에서 뛴다면 아마 자국 리그는 상당한 흥행을 비롯하여 리그 수준은 물론이고, 분명 아시아 내에서 영향력과 경쟁력 있는 팀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크다. 세계적인 선수 한 명이 가져오는 파급력은 감히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파급력은 건너편 일본에 도달했다. 한국 시각으로 오늘 일본 J리그 비셀 고베는 이니에스타 영입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스페인 대표팀 그리고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던, 세계를 대표하는 미드필더 이니에스타가 앞으로 J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비셀 고베는 지난해 7월에 영입한 포돌스키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하게 되었다.



과거와 다르게 J리그는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유럽 무대에서 뛰던 선수, 아니 세계적인 선수들이 아시아 무대로 건너오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기본적으로 언어, 생활방식 등 문화 자체에서 큰 차이가 나타나며, 아시아로 건너와 적응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중국이나 중동처럼 고액의 연봉을 제시하거나, 일본처럼 리그 시스템이 체계적이고, 흥행이 보장된다면 그 가능성은 조금 올라간다. 그런 점에서 최근 J리그가 무서운 상승세로 발전하고 있는 건 대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러울 따름이다.


물론 과거로 돌아가 보면 J리그는 경기 수준은 물론이고 시스템, 환경, 문화 등 K리그보다 모든 면에서 뒤처져 있었다. 실제 일본은 K리그 시스템 일부를 도입하기 위해 한국에 자문까지 구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J리그가 K리그를 넘어섰고, 웬만한 면에서 J리그가 더 많은 성장을 일궈냈다. 이는 절대적으로 리그에 많은 투자를 비롯하여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많은 노력을 만들어내면서 가능한 결과물이었다.


작년 기준 J1 리그의 평균 관중 수는 무려 약 1만 8천 명이었다. 그중에서도 상위 6개 클럽은 2만 명을 넘겼고, 1만 명 이하의 클럽은 단 하나도 없었다. K리그 클래식 평균 관중 수(약 8천 명)와는 전혀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이다. 그뿐만 아니라 J2 리그의 평균 관중 수도 약 1만 명에 달한다. 2부리그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한 수준이며, K리그 클래식보다 더 많은 관중 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일본은 3부, 4부, 지역 리그까지 리그를 세분화하면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고, 자국민들 역시 경기마다 찾아주면서 열띤 응원을 벌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생각할 수도 없는 일들이 일본에서는 자연스레 일상이 되어버렸다.


K리그는 변화를 통해 달라져야 한다.


이니에스타의 영입은 국내 팬들에게 있어서 상당한 부러움이 따른다. 더군다나 과거 포를란처럼 세계적인 선수가 J리그에서 실패를 경험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투자하고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하는 건 더욱더 그렇다.


사실 K리그는 포돌스키, 이니에스타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오지 않아도 충분히 강하다. 실제 이번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에 전북과 수원 두 팀이 올라갔다. 한편 일본은 한 팀이 올라갔고, 최근 들어서 거액의 돈을 투자하고 있는 중국도 한 팀밖에 올라가지 못했다. 게다가 역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횟수도 한국이 가장 많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봤을 때 아직 리그 수준과 경쟁력은 아시아 무대에서만큼은 꿇리지 않는다는 걸 증명한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이게 아니다. 리그에 대한 관심과 흥행이 계속 줄어든다는 게 문제이다. 현재 K리그의 관중 수는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평균 관중 7600~7800명을 유지해오다가 2017년 6400명으로 줄어들었다. 거의 평균 1000명이 넘는 팬들의 발길이 끊긴 셈이다. 물론 이번 시즌도 평균 관중 수는 줄고 있으며, 작년보다 더 적을 거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팬들의 마음을 좀 더 알아주어야 한다.


이에 K리그는 팬이 줄어드는 요인을 분석하고자 했고, 승강제 시도, 신생 구단 추가, 몸값 거품 논란 등의 문제점에 대해 새로운 방안을 내세우면서 해결을 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별로 소용은 없었다. 그렇다면 본질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사실 팬들은 협회에서 운영하는 정책? 선수들의 몸값? 뭐 이런 것 보다는 정작 본인이 경기장에 찾아와서 경기를 치르는 90분 동안 멋진 플레이나 골 장면을 보고 환호하면서 신나고, 가슴 설레는 그런 감정을 원하는 게 대부분이다. 자신들이 들인 돈과 열정 이상의 것을 보상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다. 일상에서 보는 뻔하고, 지루한 일들이 아니라 본인들에게 특별하게 다가와 줄 무언가를 찾고 싶어 하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K리그는 아직 팬들의 마음을 잘 몰라주는 듯하다. 정말 본질적인 문제는 찾지 못한 채, 엉뚱한 데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니 당연히 관중 수는 줄어들고, 리그의 흥행도 줄어드는 게 아닐까 싶다. 팬들은 정말 크고 방대한 것보다는 사소하고 본인들을 조금이나마 만족시켜줄 수 있는 그런 걸 더 원한다. 이런 팬들의 마음을 하루빨리 알아주면서 리그가 다시 흥행하고, 살아날 방안을 마련하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필요하지 않나 싶다.


축구 팬으로서, 그리고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K리그가 다시 재기하고, 새로운 출발선에 다시 서면서 발전을 시작해 나갔으면 좋겠다.


글=강동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비셀 고베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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