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자신 사퇴한 최용수 감독


"돌파구를 찾기 위해 마지막까지 발악했지만 쉽지 않았다." 최용수 감독이 결국 사퇴했다. 2018년 10월 2년 만에 다시 돌아와 팀을 위기에서 구하고 성공적인 부활을 이끌었지만, 올 시즌 결과로서 증명하지 못하며 씁쓸한 퇴장을 맞이했다.


갑작스러운 사임 소식에 충격이 가시지 않지만, 최용수 감독의 자진 사퇴는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로 보는 분위기다. 거듭되는 패배 속에 인천전 승리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했으나 다시 승리와 멀어졌고, 더는 팀을 수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은 13라운드까지 3승 1무 9패 11위 추락, 그리고 FA컵에선 포항에 무너지며 8강 탈락. 결과물을 내면서 평가받아야 하는 프로 스포츠에서 용인되기엔 어려운 성적이었다.


하지만 모두의 시선이 최용수 감독의 사퇴로 쏠려있는 걸 뒤로하고, 서울이 지금까지 보여온 행보를 다시 돌이켜보면 팀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을 감독 한 명에만 몰고 갈 순 없는 노릇이다. 단순히 자진 사퇴로 문제점을 일단락해선 안 되며, 보다 본질적인 문제를 되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과거와 똑같은 문제를 반복한 서울


서울은 이미 지난 2018년 같은 문제를 반복한 기억이 있다. 당시에도 거듭되는 부진 속에 황선홍 감독이 자진 사퇴했고, 뒤이어 이재하 단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런 서울은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친 끝에 극적으로 살아남는 과정을 거쳤다. 그 당시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서울을 구원해준 게 다름 아닌 최용수 감독이었다.


하지만 밑바닥까지 추락하면서 구단 역사상 최대 위기를 경험했음에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최용수 감독이 팀을 개선하면서 지난 시즌 3위라는 큰 성과를 내긴 했으나, 중간중간 과정을 살펴보면 여름 이적시장에서 단 한 명의 선수도 영입하지 않는 등 실질적으로 구단은 제자리걸음만 걸었다.


올 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부활을 통해 우승 경쟁에 대한 가능성을 열고, 더불어 3년 만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했으나 이번에도 이적시장에서 소극적인 움직임을 가져갔다. 외부에서 영입한 선수는 김진야, 한승규, 한찬희, 아드리아노가 전부였고, 그것도 한찬희의 경우 2대1 트레이드였으며 한승규는 임대, 아드리아노는 자유계약 영입이었다.


뿐만 아니라 기성용이 K리그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선수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지 않는 계약을 제시하며 많은 논란을 낳았다. 이 밖에 홈 개막전에선 '리얼돌'을 관중석에 배치하면서 세간에 큰 충격을 줬고, 국제적으로 망신까지 사며 최악의 구단 운영 방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서울의 순위가 수직 하락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도저히 반등의 기미를 찾아볼 수 없는 서울


하지만 과거의 악몽을 또다시 떠올리기 일보 직전인데도 서울은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올 시즌 강등만큼은 절대 당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팀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제대로 된 보강이 이루어지지 않은 건 물론이고, 색다른 방안을 강구하지도 못했다.


그리고 이런 안일함은 곧바로 결과로 나타났다. 서울은 또다시 연패에 빠졌고, 도무지 회생할 수 없을 정도로 스스로 무너지면서 나락의 끝을 향해 내달렸다. 언젠가는 이 부진에서 빠져나와 다시 올라갈 수 있겠지, 강등은 남의 얘기겠지 싶었지만, 그 막연한 자신감과 맹목적 믿음은 현실을 바꾸지 못하며 위기에 놓였다.


팀을 재건해보겠다고 갖은 노력을 보인 최용수 감독의 노력 역시 구단이 달라지는 기미를 보여주지 않으면서 무시됐다. 아울러 그 과정 속에서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한 가운데 결국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 셈이다.


스스로를 되돌아 보면서 달라져야만 한다.


이런 점에서 놓고 봤을 때 수도를 연고로 하는 K리그 대표 구단임에도 현실은 높은 목표를 향한 야망이 없는 구단으로 전락하고, 혁신을 하지 못한 채 현실에 안주하는 구단이 되어버린 서울이 이젠 정말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이라도, 이제는 뒤처진 걸 인정하고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선수 영입에서 비용대비 효율성을 따지거나 자유계약에 의존한 영입은 안 되며, 필요한 포지션에서 우수한 선수를 데려오고자 한다면 과감하게 투자를 감행해야 한다.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여 할 자세도 필요하다.


끝으로 한계에 다다르면서 뒤로 물러설 곳이 없는 만큼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시즌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변화를 통해 반전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최용수 감독이 떠난 상황에서 달라지는 기미가 없다면 팬들의 불만과 비판은 나날이 커질 것이며, 강등이라는 최악의 순간을 맞이하지 않을 거라고 보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더 그렇다.


글=강동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피드백 환영합니다. 공감 많이 눌러주세요.

반응형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방문자수
  • Today :
  • Yesterday :

축구를 좋아하는, 칼럼리스트를 꿈꾸는 대학생의 블로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