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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무너지면서 8강 벽을 넘지 못한 맨시티


▲ 맨시티, 리옹전 1-3 패배

▲ 맨시티, 점유율 71대 29 & 슈팅 숫자 18대7 압도했으나 1골에 그침

▲ 맨시티, 4시즌 연속 8강 문턱에서 좌절

▲ 과르디올라, 스리백 꺼내 들며 스스로 패배 자초


맨시티가 올림피크 리옹에 1-3으로 무너지면서 또다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향한 목표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맨시티가 16일 오전 4시 포르투갈 리스본에 위치한 이스타디우 조제 알발라드에서 열린 리옹과의 2019-20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2016년 이후 4년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대다수 전문가의 예측은 맨시티 승리였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 팀 리옹은 8강에 오른 팀 중 전력적으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팀이었다. 소위 말해 언더독으로 불렸다. 때문에 전력상 우위에 있는 맨시티가 손쉽게 승리를 거머쥘 거라는 예상이 쏟아졌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맨시티가 무려 3골이나 실점하면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그와 동시에 맨시티는 또다시 챔피언스리그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사실 경기를 주도한 건 맨시티였다. 실제 스탯으로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이날 맨시티는 637회 패스를 시도한 가운데 무려 71% 점유율을 유지했다. 여기다 슈팅 18회, 유효슈팅은 7회를 기록했으며, 코너킥 11회, 드리블 돌파 성공 13회 등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공격에서 효율성이 떨어졌고, 리옹의 수비벽을 넘지 못하면서 패배했다.


맨시티 선발 포메이션


무엇보다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적 패착이 패배로 직결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날 3-5-2 대형을 꺼내 들었는데,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리옹을 상대로 다소 예기치 못한 전술이었다. 물론 과르디올라 감독으로선 단판 토너먼트라 변수가 있고, 투톱을 활용하는 리옹의 공격을 확실하게 묶어내고자 변화를 택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악수로 작용했고, 결국 맨시티는 잘하던 걸 포기하면서 스스로 무너지는 꼴이 되고 말았다. 


맨시티는 이날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전술 변화에 있어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주앙 칸셀루는 본래 뛰던 오른쪽이 아닌 왼쪽, 그것도 윙백에서 뛰다 보니 움직임에 있어서 부자연스러웠고, 카일 워커 역시 윙백에서 제 위치를 찾지 못하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으로부터 지적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여기다 아이메릭 라포르테, 에릭 가르시아, 페르난지뉴로 이어지는 스리백은 처음 호흡을 맞추는 가운데 라인 컨트롤에서 실수를 범하며 상대에게 자주 뒷공간을 내줬다.


공격 시에도 문제가 드러났다. 아무래도 공격 숫자가 부족하다 보니 라힘 스털링, 가브리엘 제주스, 케빈 데 브라위너가 고전하기 일쑤였고, 위력이 떨어지면서 리옹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특히 제주스와 스털링은 리옹의 장신 센터백에 가로막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데 브라위너의 경우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고군분투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 상태에서 맨시티는 선제 실점을 허용하면서 리드를 내주고 말았다. 전반 23분 페르난도 마르사우가 후방에서 길게 뿌려준 패스를 칼 토코 에캄비가 잡아내자 가르시아가 태클로 저지했으나 뒤에서 쇄도해 들어오던 막스웰 코르네가 그대로 감아 차면서 골을 만들어냈다.


맨시티 후반 10분 변화 포메이션


이에 과르디올라 감독은 승부를 뒤집고자 후반 시작 10분 만에 전술에 변화를 가져갔다. 스리백의 왼쪽 수비를 담당했던 페르난지뉴를 빼고, 측면 윙어 리야드 마레즈를 투입한 것. 이와 동시에 맨시티는 본래 본인들이 잘하던 4-3-3 대형으로 전환했다. 제수스가 최전방 원톱에 섰고, 스털링과 마레즈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다. 일카이 귄도안, 로드리, 데 브라위너가 중원을 구축했다.


이 변화는 들어맞았다. 맨시티는 공격에서 활기를 찾으면서 맹공을 이어나가더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후반 24분 스털링이 좌측면 공간에서 침투한 이후 제이슨 데나이얼을 제치고 컷백을 내준 걸 뒤에서 쇄도하던 데 브라위너가 마무리했다.



이후로도 맨시티는 공세가 계속되면서 리옹의 수비벽을 무너뜨리더니 연거푸 찬스를 맞았다. 후반 32분 스털링의 크로스를 받은 제주스가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벗어났고, 40분엔 제주스의 크로스를 스털링이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비어있는 골문으로 넣지 못하고 골대 위로 넘기고 말았다. 이렇게 찬스를 잡지 못한 가운데 맨시티는 오히려 리옹의 공격수 무사 뎀벨레에게 두 골을 내줬고, 결국 그대로 1-3 스코어로 경기가 끝나면서 8강 탈락 고배를 마시게 됐다.


이렇듯 맨시티의 이날 패배는 경기를 주도하고도 기회가 왔을 때 살리지 못하면서 이어졌고, 특히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적 패착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과르디올라 감독이 전술적 패착을 인정하고 변화를 가져가면서 승부의 균형을 다시 맞춘 부분은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그전까지 수비적으로 나서면서 공격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고, 경기 내용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좀 더 일찍 변화를 가져가지 못한 건 분명 과르디올라 감독의 잘못이라 볼 수 있겠다.



아울러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이후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준 건 이번만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 그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그는 감독 부임 이후 4시즌 동안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16-17시즌 AS모나코와 16강에서 1차전 5-3으로 이겨놓고도 2차전에서 1-3으로 패하면서 탈락했고, 2017-18시즌 리버풀과의 8강전에선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지난 시즌은 토트넘에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또다시 8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무엇보다도 과르디올라 감독은 부임 이후 본인이 원하는 선수를 사는 데 막대한 비용을 지출했지만, 그토록 원하는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고, 결국 이번 시즌도 8강에서 좌절을 맛보게 됐다. 앞선 감독 마누엘 페예그리니는 이보다 더 적은 금액을 지출하고도 4강 진출을 이뤄냈는데,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과르디올라 감독은 분명 책임져야 하며, 맨시티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 스쿼카, 스탯맨데이브, 옵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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