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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랭킹 5위 우루과이를 2-1로 잡아낸 대한민국 대표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피파랭킹 5위 우루과이를 상대로 2-1로 승리를 거두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피파랭킹 1위였던 독일을 꺾은 지 불과 108일 만에 다시 한번 세계적인 강호를 잡아냈다. 더군다나 우리 대표팀은 그동안 우루과이를 상대로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기 때문에 정말 가치 있는 승리였다.


이번 친선전에서 우리 대표팀은 우루과이를 상대로 이길만한 경기를 했고 스스로 승리의 가치를 증명했다. 확실히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부터 대표팀은 상대가 누구든지 무서워하지 않고 우리만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과거 아시아를 평정했던 호랑이의 부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리며 팬들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피파랭킹으로만 팀의 전력을 평가하는 건 옳지 않다는 걸 증명했다.


이번 평가전은 피파랭킹 5위 우루과이와 55위 대한민국의 경기였다. 물론 피파랭킹이 모든 걸 증명해주는 건 아니지만, 50위라는 상당한 격차는 무시할 수 없었다. 게다가 우루과이는 우리 대표팀보다 전력상으로 훨씬 우위에 있는 팀이다. '에이스' 수아레스와 주전 센터백 히메네스가 빠지면서 100%의 전력은 아니었다고 하지만 우루과이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8강까지 진출한 강팀이었고 조직력도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는 팀이다. 게다가 앞선 9월 A매치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4-1 완승을 거둔바 있기 때문에 우루과이는 쉽게 생각할 상대가 아니었다. 대부분의 팬들은 아마도 승리보다는 그저 대표팀이 최선을 다해주기만을 바랬을 거다.


하지만 대표팀은 반전의 드라마를 썼고 우루과이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어냈다. 단순히 결과로만 이긴 게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더 나은 경기력을 펼쳤다. 이날 대표팀은 점유율, 슈팅, 패스 등에서 우루과이에 앞서면서 완벽한 경기력을 연출했다. 홈에서 열린 경기라서 어느 정도의 어드밴티지를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이번 친선전은 근래 대표팀 경기 중 가장 인상 깊은 경기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그리고 이번 친선전을 승리하면서 팬들에게 피파랭킹은 그저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게 해주었다. 지난달 코스타리카(당시 피파랭킹 32위)를 이기고 칠레(당시 피파랭킹 12위)와 비긴 대표팀은 이번에 우루과이(피파랭킹 5위)를 이겼다. 아무리 우리보다 높은 순위에 있어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고 해볼 만하다는 걸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팀 벤투호는 확실한 철학을 바탕으로 대표팀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2개월도 채 안 됐고 이제 3경기를 치렀다. 대표팀 특성상 훈련 기간도 짧고 대표팀 선수들과 한국 축구에 대해서 이제 막 알아나가는 단계임에도 대표팀을 빠르게 변화시켰다. 어려운 과정이지만 벤투 감독은 그걸 해냈다. 그동안 우리 대표팀은 매번 강팀을 만나면 잦은 실수를 범하면서 크게 지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만의 축구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경기장을 떠나야만 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이런 대표팀을 능동적인 축구, 경기를 지배하는 축구로 탈바꿈시켰다. 강팀을 만나도 기죽지 않고 뒤로 물러나지 않으면서 오히려 앞으로 나가는 축구를 보여주었다. 이번 우루과이전도 그랬다. 우리만의 축구를 선보였고 내용과 결과 모두 잡았다.


벤투 감독은 지난 9월 두 차례 A매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전술을 그대로 꺼내 들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포메이션부터 빌드업, 공격 전개, 수비방식 등 모든 게 동일했다. 선발 라인업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확실히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철학을 대표팀에 입히기 위해서 실험보다는 안정성과 실리를 택했다. 다행히 선수들도 벤투 감독이 원하는 모습을 경기장에서 그대로 보여주었다.


우리 대표팀은 공을 소유하면 후방에서 차근차근 빌드업을 시작해 공격까지 이어나갔다. 특히 패스연계 부분에서 눈에 띄게 많이 발전했다. 종종 패스미스는 있었지만, 선수들은 공을 받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고 최소한의 터치를 통해 빠르게 전개해나갔다. 무리해서 드리블을 시도하지 않았고 천천히 하나씩 만들어나가려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양측 윙백들은 하프라인까지 전진해 경기장을 폭넓게 활용하면서 오버래핑을 통해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고 2선 미드필더들은 서로 자리를 스위칭하면서 효율적인 움직임을 통해 찬스를 만들어나갔다. 최전방 공격수도 한 곳에만 머무르기보다 이곳저곳 뛰어다니면서 공을 받아주거나 상대 수비를 혼란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반대로 상대가 공을 잡을 때는 강한 전방압박을 통해 상대 빌드업을 방해했다. 최전방부터 2선, 3선 미드필더까지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압박을 가해 상대 실수를 유도해냈고 빠르게 공을 가로채냈다. 포메이션도 4-2-3-1 대형에서 4-4-2 대형으로 바꿔 두 줄 수비를 통해 효과적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벤투 감독이 주문한 내용들이 그라운드에서 하나둘씩 보여지기 시작했고 확실하게 변화가 나타나는 모습이었다.


우루과이전을 승리한 대표팀은 이제 파나마를 상대로 또 한 번의 승리를 노리고 있다.


우리 대표팀은 벤투 감독이 부임한 이후 3경기에서 2승 1무를 기록하면서 분위기가 상당히 좋다. 웬만해서는 패배할 기미가 보이질 않을 정도로 대표팀 선수들의 자신감은 최고조로 올랐다. 팬들도 많은 응원을 해주면서 축구 열기가 정말 뜨겁다. 하지만 한 가지 걱정이 되는 부분은 많은 축구 팬들이 지나치게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이제 막 3경기를 치렀고 대표팀도 이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벌써부터 섣부르게 판단하고 높은 기대감을 갖는다면 나중에 실망감은 배로 얻게 될 것이다.


누구든지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가려면 중간에 힘든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겨야 한다. 대표팀도 마찬가지이다. 이대로 계속 승리만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언젠가는 패배하기 마련이다. 그때도 과연 팬들은 지금과 같은 열기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까? 물론 대표팀의 패배를 바라는 건 아니다. 다만 우리 대표팀이 다음에 패배를 한다고 하더라도 쉽게 돌아서지 말고 끝까지 함께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팬들의 응원과 관심은 선수들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요소이다. 팬들만큼 선수들의 사기를 올려줄 수 있는 존재는 없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도 우루과이전을 마치고 "경기장을 가득 찾아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특히 막판에 어려움에 처했을 때 팬들이 끝까지 응원의 힘을 불어넣어 줬다.”고 말하며 팬들의 존재를 부각시켰다. 그만큼 팬의 존재는 중요하다. 만약 팬들이 떠난다면 선수들은 동기부여를 잃게 될 것이고 사기 또한 저하될 것이다. 게다가 비난과 악플까지 받게 된다면 대표팀에 합류하는 게 더 이상 행복하지 않은 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팬들은 항상 곁에 있어 주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축구 팬으로서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우루과이전 승리를 토대로 가까이는 아시안 컵, 멀리는 다음 월드컵까지 계속해서 승승장구하면서 한국 축구의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으면 한다. 앞으로 한국 축구가 더 발전하고 대표팀의 좋은 경기력을 기대하며 응원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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