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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승부수를 던지지 못한 가운데 무승부를 거둔 독일


▲ 독일, 스위스전 1-1 무승부

▲ 독일, 선제 득점하고도 오히려 주도권 내주면서 동점 허용

▲ 독일, 지난 3년간 11승 7무 7패, 이 중 4무 3패가 리드 중인 경기에서 기록


독일이 선제골을 넣고도 답답한 경기력 속에 리드를 지키지 못하면서 무승부를 거두었다. 이와 동시에 리드하는 경기에서 승리를 놓치는 횟수가 점점 많아진 독일이다.


독일이 7일 오전 3시 45분 바젤에 위치한 장크트 야콥 파크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2020-21시즌 UEFA 네이션스리그 A시드 그룹4 조별 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두었다.


독일은 월드컵 우승 4회에 빛나는 축구 강국으로 정평이 나 있는 국가다. 오랜 시간 대표팀에서 걸출한 스타들을 배출해왔고, 이와 함께 매년 막강한 전차 군단으로서 위엄을 과시했다. 특히 독일은 매번 경기를 리드하는 가운데 승리를 거두어왔다. 실제 먼 과거까지 가지 않더라도 2000년대에 들어선 이후 170승 56무 52패를 기록, 71.2%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독일은 경기에서 리드를 내주는 경우가 잦아졌고, 무엇보다도 선제 득점을 하고선 리드를 내주는 가운데 무승부나 패배를 허용하는 경기가 늘어났다. 이는 최근 3년간 독일이 무승부나 패한 경기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먼저 독일은 2018년 6월 친선경기에서 오스트리아에 선제골을 넣고도 역전을 허용하며 1-2로 패했다. 이어서 2018-19시즌 네이션스리그 조별 리그 3차전에서 프랑스에 선제골을 넣었으나 1-2로 역전패했고, 4차전 네덜란드전에선 2골을 먼저 넣고도 2-2 무승부를 거두었다.


다시 독일은 2019년 9월 유로 예선에서 네덜란드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었지만, 역전을 허용하며 2-4로 무너졌고, 10월 아르헨티나와의 친선전에선 2골 리드 후 2-2 무승부를 거두었다. 그리고 지난주 스페인과 2020-21시즌 네이션스리그 조별 리그 1차전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경기 종료 직전에 실점하면서 1-1 무승부를 거두었다.


이렇듯 독일은 선제 득점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종료까지 리드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패하거나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는 경우가 잦아졌다. 무엇보다도 리드 중인 가운데 수비에 무게 중심을 더 두는 선택을 가져가는 데도 승리가 아닌 무승부나 패배를 기록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독일은 전반 초반부터 볼 소유를 늘려가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전반 13분 마티아스 긴터가 내준 볼을 일카이 귄도안이 페널티 박스로 쇄도해 들어오면서 오른발로 때려낸 슈팅이 가까운 포스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며 앞서나갔다. 하지만 득점 이후 경기의 흐름을 계속 이어나가지 못하고 오히려 스위스에 내줬다. 실제 이는 기록으로 나타난다. 독일은 선제 득점 이전까지 점유율 56대44, 슈팅 숫자 3대0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득점 이후 점유율 43대 57, 슈팅 숫자 3대9로 뒤처졌다.



결국 독일은 후반에도 주도권을 찾아오지 못한 가운데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 12분 브릴 엠볼로가 왼쪽 측면에서 돌파해 들어오다가 안쪽으로 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실반 비드머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쇄도한 이후 왼발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더 큰 문제는 동점골을 허용한 이후에 있다. 독일은 동점골을 허용한 이후 교체카드를 꺼내 들었는데, 공격에서의 변화가 아닌 수비에서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 17분 니클라스 쥘레를 빼고 조나단 타를 투입했고, 뒤이어 후반 32분경엔 로빈 고젠스를 빼고 엠레 찬을 넣었다.


물론 요아힘 뢰브 감독 입장에선 3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필요했고, 공격에 투입할 마땅한 카드가 없었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세르주 그나브리, 마르코 로이스는 휴식을 부여하고자 소집하지 않았고, 카이 하베르츠는 첼시 이적 때문에 대표팀 소집 이후 런던으로 떠났다) 하지만 그럼에도 승부가 다시 원점이 된 상황에서 이를 뒤집고자 한다면 공격에 변화를 가져가야 했다. 그러나 뢰브 감독은 승부수를 띄우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독일은 실점 이후로도 스위스에 경기 흐름을 내주면서 끌려갔다. 무엇보다도 수비를 교체했음에도 불구하고 10번의 슈팅을 내줬으며, 그중에서 3차례 유효슈팅을 허용했다. 다시 말해 공격은 공격대로 안 되고, 수비 역시 흔들리면서 뢰브 감독의 선택은 이도 저도 아니게 된 것이다. 다행히도 독일은 베른트 레노의 선방으로 실점을 모면했고,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다만 이날 또다시 승리에 놓친 독일은 네이션스리그에서 아직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게 됐다.



사실 뢰브 감독이 승부수를 던지지 못하는 감독은 아니다. 실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결승 당시 연장전까지 가는 상황에서 신인인 마리오 괴체를 투입하는 강수를 두었고, 괴체가 결승골을 뽑아내면서 우승을 차지했었다. 아울러 그는 다양한 실험을 많이 하면서 승리를 이끄는 가운데 전술적으로도 뛰어난 감독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조별 리그 탈락 수모를 겪으면서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와 함께 경기 운용에 있어서 조심스러워지는 경향이 짙어졌다. 그로 인해 너무 소극적으로 전술을 운용하다가 스스로 무너지는 현상이 잦아졌으며, 자연스레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 무승부에 그치거나 역전을 허용하는 경기가 늘어났다.


그리고 이는 분명 뢰브 감독이 앞으로 대표팀을 이끌면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수비를 탄탄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몰아붙일 때 더 확실하게 공격을 이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승부의 균형이 원점이 된 상황에서 이를 뒤집고자 한다면 과감한 승부수를 던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 독일 대표팀 SNS, UEFA, DW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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