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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수비를 바탕으로 네덜란드를 꽁꽁 묶어낸 이탈리아


▲ 이탈리아, 네덜란드전 1-0 승리

▲ 이탈리아, 2009년 이후 네덜란드전 무패(3승 3무)

▲ 이탈리아, 만치니 감독 부임 이후 21경기 13실점(경기당 실점 0.61골)

▲ 키엘리니, 최다 걷어내기(8회) & 최다 가로채기(4회) & 최다 공중볼 경합 성공(3회)


이탈리아가 '영혼의 단짝'으로 불리는 조르조 키엘리니와 레오나르도 보누치의 빗장 수비를 앞세워 네덜란드의 공격을 꽁꽁 묶어낸 가운데 1점 차 리드를 지켜내면서 무실점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탈리아가 8일 오전 3시 45분에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0-21시즌 UEFA 네이션스리그 A시드 그룹1 조별리그 2차전에서 네덜란드에 1-0 승리를 거두었다. 이와 동시에 이탈리아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1차전 무승부에 이어 이번 경기 승리로 승점 4점이 되면서 조 1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이탈리아가 어떤 팀인가? 월드컵 4회 우승의 위엄을 과시하는 가운데 빗장 수비, 카테나치오로 잘 알려진 축구 강호다. 오래전부터 이탈리아는 수비 전술만큼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을 거듭해왔고, 그에 따라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유럽을 넘어 세계에서 수비를 가장 잘하는 나라로 이름을 알려왔다.



그 명성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 이어져 왔는데, 특히 이탈리아는 유럽을 대표하는 수비수들이 쏟아져나오며 명성을 이어나갔다. 2000년대만 살펴보더라도 AC밀란의 레전드로 불리는 사나이 파올로 말디니와 발롱도르 위너 파비오 칸나바로가 버티고 있었고, 그의 대표팀 동료들로 알레산드로 네스타, 마르코 마테라치가 함께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현재는 키엘리니와 보누치가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다. 공격수는 몰라도 수비수만큼은 걸출한 인재가 쏟아져 나오는 이탈리아다.


이런 이탈리아는 잔 피에로 벤투라 감독 체제에서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등 잠깐의 실패를 맛봤으나, 지난 2018년 5월 새롭게 부임한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지휘 아래 단단해진 수비를 자랑하며 옛 명성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는 만치니 감독 지휘봉을 잡은 이후 이탈리아의 성적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이탈리아는 만치니 감독 부임 이후 이날 경기까지 21경기에서 14승 5무 2패를 기록했다. 사실 팀을 이제 막 만들기 시작하는 단계였던 가운데 프랑스와 포르투갈에 패한 부분을 제외하면 이탈리아의 성적은 실로 대단했다. 무엇보다도 21경기 동안 13실점에 그치면서 경기당 실점 0.61골에 그쳤으며, 클린시트 경기는 10경기나 됐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는 최근 2년간 빗장 수비를 자랑하며 유럽 내에서 다시 위상을 드높였고, 어떤 팀에게도 쉽게 골문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 네이션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 네덜란드를 상대로도 마찬가지였다. 이탈리아는 철옹성 같은 수비벽을 앞세워 네덜란드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실제 네덜란드는 이날 이탈리아의 수비에 고전한 가운데 전반 31분 조르지니오 베이날둠이 첫 유효 슈팅을 때려낼 정도로 기회를 잡는 데 어려움이 이어졌으며, 전후반 통틀어 유효 슈팅 3회에 그쳤다. 무엇보다도 네덜란드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고자 스티브 베르흐베인, 뤼크 더용을 투입하고 경기 막바지에는 버질 반 다이크를 최전방에 올려놓는 등 갖은 방법을 총동원했으나, 끝내 무득점에 그쳐야 했다. 지난해 A매치 10경기에서 27골을 뽑아내며 경기당 2.7골의 파괴력이 이날만큼은 이탈리아의 수비벽을 넘어서지 못하며 초라한 모습을 보여야 했다.


이탈리아가 이렇게 네덜란드의 공격을 꽁꽁 묶고, 무실점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던 데는 앞서 말한 키엘리니와 보누치의 활약이 컸다. 두 선수는 유벤투스에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 하며(2017-18시즌 보누치가 AC밀란으로 떠나면서 두 선수는 잠깐 떨어졌다) 253경기에서 호흡을 맞춰왔고, 대표팀에서도 53경기를 함께할 정도로 눈빛만 봐도 안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파트너인데, 이날도 어김없이 선발로 나선 가운데 네덜란드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먼저 키엘리니는 이날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걷어내기(8회), 가장 많은 가로채기(4회), 가장 많은 공중볼 경합 성공(3회)을 기록하면서 수비수로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게다가 그는 태클 2회, 블록 1회를 기록했으며, 이에 더해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볼터치(106회) 속에 키 패스 1회를 제공하면서 공격적인 능력도 보여줬다. 참고로 키엘리니의 패스 성공률 86%였으며, 공중볼 경합 성공률은 75%, 태클 성공률은 67%였다.


이어서 그의 단짝 보누치는 키엘리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걷어내기(6회)를 기록했으며, 가로채기 2회, 태클 1회, 블록 1회를 기록했다. 여기다 그는 91번의 볼터치 속에 70번의 패스를 성공(패스 성공률 91%)시키며 안정적인 후방 빌드업에 가담했다. 키엘리니와 마찬가지로 키 패스 1회를 통해 로렌초 인시녜의 슈팅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양쪽 풀백들의 활약도 고무적이었다.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진 레오나르도 스피나촐라와 다닐로 담브로시오는 공격적인 부분도 뛰어났지만, 그전에 키엘리니와 보누치를 도와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스피나촐라는 걷어내기 3회, 태클 1회, 볼 경합 싸움 승리 7회를 기록했고, 담브로시오의 경우 걷어내기 1회, 가로채기 3회, 태클 2회, 블록 1회를 기록했다. 공중볼 경합 싸움에서 3차례나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포백라인과 함께 무실점을 견인한 잔루이지 돈나룸마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이날 3차례 인상적인 선방을 보여줬다. 특히 박스 안에서 3차례 선방을 바탕으로 무실점 승리에 방점을 찍었다.



이렇듯 이탈리아는 주장 키엘리니를 중심으로 보누치, 스피나촐라, 담브로시오 그리고 돈나룸마까지 철옹성 같은 수비를 바탕으로 무실점 승리를 이뤄낼 수 있었다. 특히 전방에서 아쉬운 결정력을 보여주며 1골에 그쳤으나, 수비진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한 골 차 리드를 잘 지켜내 주면서 최종적으로 승자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와 함께 2009년 이후 네덜란드에 패배를 허용하지 않으며 천적으로 군림하게 됐다.


이제 이탈리아는 다음 달에 폴란드와 조별리그 3차전을 펼치게 된다. 과연 그때도 지금과 같이 철옹성 같은 수비를 유지하며 폴란드의 에이스이자 유럽 최고의 스트라이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막아내며 무실점 행진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 탄탄한 수비벽의 위력을 과시할 수 있을지 지켜볼 관전 포인트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 옵타, 스쿼카, 풋볼이탈리아, GliAzzurri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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