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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유, 사우샘프턴전 카바니 2골 1도움에 힘입어 3-2 역전승

▲ 카바니, 리그 기준 32.25분당 하나의 공격 포인트

▲ 카바니,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교체 투입 멀티골 최고령 2위(33세 289일)

▲ 카바니, 구단 역대 두 번째로 프리미어리그 경기 교체 투입 이후 3골 이상 관여


맨유의 특급 조커 에디손 카바니가 팀이 뒤처지고 있는 가운데 후반전에 교체 출전한 이후 3골에 모두 관여하는 맹활약 속에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맨유가 기대했던 바에 완벽하게 부응한 카바니다.


맨유가 29일 사우샘프턴에 위치한 세인트 메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와 함께 맨유는 리그 3연승을 달리면서 8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으며,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초로 원정 4경기 연속 역전승, 원정 경기 8연승을 기록한 팀이 됐다.


이 경기에서 맨유는 다이아몬드 4-4-2 대형을 들고 나왔다. 마커스 래시포드와 메이슨 그린우드가 투톱으로 나섰고,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했다. 도니 반 더 비크와 프레드가 중앙 미드필더 좌우에 위치했으며, 네마냐 마티치가 홀딩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알렉스 텔레스와 아론 완 비사카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해리 매과이어와 빅토르 린델로프가 중앙 수비로 호흡을 맞췄다. 골문은 다비드 데 헤아가 지켰다.



맨유는 주중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4-2-3-1 대형을 바탕으로 바샥셰히르에 대승을 거둔 것과는 다르게 예상외로 다이아몬드 4-4-2 대형으로 전술의 변화를 가져갔다. 사우샘프턴의 강도 높은 압박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중원 싸움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가져가겠다는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의 의도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맨유의 전술적 변화는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다. 맨유는 전반전 내내 답답한 흐름만 이어지는 가운데 점유율에서 47대53으로 뒤처졌고, 유효슈팅 숫자에서도 2대3으로 하나 더 적었다. 물론 맨유의 전술 특성상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기보다는 빠른 역습으로 득점을 뽑아낸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중원에 4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한 거에 비해서 볼 소유를 높게 가져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맨유는 사우샘프턴에 2골을 헌납하면서 리드를 내줬다. 전반 23분경, 제임스 워드 프라우스의 코너킥을 얀 베드나렉이 헤더로 가볍게 돌려놓으면서 선제골을 뽑아냈고, 곧바로 10분 뒤에는 워드 프라우스가 골문 구석을 겨냥한 프리킥으로 두 번째 득점을 성공시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맨유는 데 헤아가 프리킥을 막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딘 헨더슨으로 교체됐다.



이에 솔샤르 감독은 이른 시간에 승부수를 던지며 흐름을 바꾸고자 나섰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그린우드를 빼고 카바니를 투입한 것. 이는 주효했다. 맨유는 카바니가 들어가자 공격에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카바니는 최전방은 물론이고 좌우 측면으로 자주 빠지면서 래시포드, 브루노와 함께 공격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무엇보다도 카바니의 투입으로 맨유는 결정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결국 맨유는 카바니의 발끝에서 추격골이 터졌다. 후반 13분경, 오른쪽 측면에서 완 비사카로부터 패스를 받은 카바니가 얼리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브루노가 침착하게 잡아내고 득점을 뽑아낸 것.


기세를 탄 카바니는 직접 득점을 뽑아내면서 동점에 이어 역전까지 만들어냈다. 먼저 28분경, 코너킥 상황에서 흐른 세컨볼을 브루노가 슈터링(슈팅+센터링 합성어)으로 연결한 걸 카바니가 문전 앞 침투 이후 헤더로 득점을 성공시켰다. 이어서 후반 추가시간 카바니는 래시포드의 크로스를 방향만 살짝 바꿔놓는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그야말로 흔히 축구 팬들이 말하는 극장이 열리면서 승부가 뒤집혔고, 그대로 경기는 맨유의 3-2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 경기의 영웅은 누가 뭐라 해도 카바니였다. 그는 후반 교체 투입된 이후 추가시간까지 약 50분을 뛰는 동안 특급 조커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카바니는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4번의 슈팅을 때려냈으며, 그중 유효슈팅 2회를 모두 골로 연결했다. 단 한 번의 크로스를 성공시키면서 도움도 올렸다.


이로써 그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교체 투입 선수 멀티 득점 최고령 2위(33세 289일)에 오르게 됐으며, 맨유 구단 통틀어 솔샤르 이후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교체로 투입돼 3골 이상에 관여한 두 번째 주인공이 됐다.



비단 공격뿐만이 아니다. 그는 걷어내기 2회, 태클 2회, 가로채기 1회, 볼 소유권 회복 3회, 볼 경합 싸움 승리 2회를 기록하면서 전방에서 성실하게 수비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괜히 카바니를 헌신적인 공격수이자 부지런한 공격수의 대명사라 불리는 게 아니다.


카바니는 올여름 맨유가 공격수 보강을 추진하면서 영입됐다. 그러나 영입 당시만 하더라도 기대보단 걱정과 의구심이 먼저 들었다. 33세의 나이로 신체적인 능력이 떨어져 가는 시기고, 지난 시즌 PSG에서 잦은 부상은 물론이고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출전 기회를 잃어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맨유 팬들은 여름 이적시장 남은 기간에 카바니를 제쳐두고 더 나은 공격수를 보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고, 특히 카바니가 등번호 7번을 다는 부분에 있어서 탐탁지 않아 했다. 맨유 구단에 있어서 등번호 7번이 어떤 의미인가? 과거 조지 베스트,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걸출한 스타들이 배정받은 번호다. 물론 호날두 이후 7번 계보가 끊겼으나 여전히 맨유 팬들에겐 7번의 의미가 뜻깊다.



하지만 카바니는 본인의 진가를 입증하며 논란을 잠재웠다. 이적 이후 출전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며 재빠르게 폼을 끌어올렸고, 지난 8라운드 에버튼전에서 득점을 터뜨린 데 이어 주중에 열린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선 선발 풀타임을 뛰면서 팀 승리에 기여했다. 그리고 이번 라운드에서 득점포들 재가동하며 팀의 승리를 책임졌다. 단순히 1승이 아니라 극적인 역전승으로 귀중한 승점 3점을 팀에 선사한 만큼 카바니의 득점은 그 의미가 배가됐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맨유로선 카바니가 지금과 같은 활약을 계속 이어 나가줄 수만 있다면 공격 쪽에서 조커로서 옵션을 더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강력한 파괴력을 갖출 수 있을 거로 보인다. 카바니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더 보여줄지는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 스쿼카, 옵타, BR Foot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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