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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놓치면서 위로 올라갈 기회를 살리지 못한 아스날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일정이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는 가운데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놓고 치열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토트넘, 아스날, 첼시, 맨유 4팀이 승점 3점 차로 박빙이기에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상황에서 아스날이 위로 치고 올라갈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지난밤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경기에서 아스날이 에버튼에게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아스날은 승점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4위에 계속 머무르게 되었다. 만약 아스날이 이날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토트넘을 제치고 다시 3위로 올라설 수 있었지만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오히려 5위 첼시와 승점이 같아지면서 자칫 잘못하면 4위 수성도 위태로워질 가능성도 생겼다.


만약 아스날이 이번 시즌 4위 수성에 실패한다면 오늘 경기가 두고두고 후회되지 않을까 싶다.



고개를 떨구는 귀엥두지


이날 아스날은 전체적으로 에버튼의 강한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자주 흔들리는 모습을 내비쳤다. 특히 중원에 위치한 엘네니와 귀엥두지는 에버튼의 압박을 좀처럼 벗겨내지 못하면서 패스공급을 원활하게 이어주지 못했다. 실제 엘네니는 45분 동안 26번의 패스밖에 성공하지 못했고, 성공률 또한 81.3%로 저조했. 물론 엘네니는 보다 수비적인 역할에 더 치우치는 유형의 선수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수비 부분에서 스탯이 뛰어났던 것도 아니다. 엘네니는 이날 가로채기, 걷어내기 각각 1회가 전부였다. 태클은 단 한 차례도 시도하지 못했다. 수비는 물론 패스 공급까지 전반적으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셈이다.


귀엥두지 역시 활약이 저조했다. 귀엥두지는 풀타임을 뛰는 동안 패스 성공 43회가 전부였다. 성공률 역시 84.3%로 높지 않았다. 지난 뉴캐슬전(패스 성공 87/성공률 91.6%)과 비교해봐도 선명히 대조되는 기록이다. 물론 뉴캐슬과 에버튼은 전력이 다르고 전술도 다르기 때문에 비교하는 게 적합하지는 않지만, 귀엥두지가 전반적으로 많이 부진한 건 사실이다. 엘네니와 귀엥두지, 두 선수가 중앙에서 버텨주지 못하면서 팀 전체적인 패스 공급을 원활하게 연결해주지 못했고, 아스날은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이런 아스날은 당연히 앞으로 볼이 연결될 리가 없었고, 라카제트는 혼자 전방에서 자주 고립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실제 라카제트는 양 팀 통틀어 선발 출전한 선수 중 가장 적은 볼 터치(30)를 기록했고, 슈팅도 1번이 전부였다. 물론 그렇다고 아스날이 변화를 주지 않은 건 아니다. 중원에서 공을 운반하고자 외질과 미키타리안이 하프라인 밑선 까지 내려오는 움직임을 가져갔다. 하지만 이 둘 역시 에버튼의 강한 압박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외질은 교체(후반 74분)로 나가기 전까지 39번의 패스밖에 성공(86.7%)하지 못했고, 결정적 패스는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 미키타리안은 풀타임을 뛰는 동안 38번의 패스 성공(77.6%)이 전부였다.


중원에서 좀 처럼 풀어내지 못한 아스날, 이날 패배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물이었다.


전술적으로 아쉬웠던 에메리 감독


에메리 감독은 올 시즌 한 차례의 맞대결에서 에버튼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두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너무 안일하고 뻔한 전술로 나왔다. 아스날은 이날 역시나 스리백을 들고나왔다. 올 시즌 불안한 수비를 대처하고자 꺼내든 전술이며 스리백으로 재미를 보긴 했지만, 매 경기 같은 형태, 같은 전술로 사실상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어느 정도 에메리 감독의 전술을 파악하면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마르코 실바 감독 역시 마찬가지였다. 에메리 감독이 이끄는 아스날이 어떤 전술을 사용하는지 분석이 다 된 상태였고, 그에 맞는 대처 전술로 아스날을 압박했다.


객관 전력이 우세한 아스널이 에버튼을 상대로 굳이 스리백을 사용했어야만 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아스날은 최근 공식전 6경기에서 에버튼을 상대로 51패로 상대 전적에서 우위에 있다. 더군다나 두 차례의 맞대결에서는 5골을 넣을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여 왔다. 아무리 에버튼의 홈이라고는 하지만 굳이 매번 꺼내 드는 스리백을 통해 수비적으로 나섰어야 했는지에 대한 아쉬움이 든다. 공격적으로 나서서 맞불을 놨어도 아스날이 충분히 해볼 만하지 않았을까 한다.


물론 스리백을 써도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고, 실제 아스날은 지난 30라운드 맨유전에서 공격적인 투톱을 가미한 스리백으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하지만 지난 밤 아스날은 전혀 공격적으로 나서지 못했고, 에버튼의 강한 압박에 흔들렸다. 특히 앞서 말했지만 아스날은 허리 싸움에서 완전히 압도당했고, 미드필더 싸움이 밀리면서 사실상 경기를 뒤집기는 어려웠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서 아스날은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어야만 한다.


이날 경기를 패배하면서 아스날은 이제 6경기가 남은 가운데, 왓포드, 크리스탈 팰리스, 울버햄튼, 레스터 시티, 브라이튼, 번리를 상대하게 된다. 남은 상대 팀들보다 객관 전력상 우위에 있기 때문에 일정 면에서는 수월하다. 게다가 토트넘, 첼시, 맨유와 비교했을 때도 유리한 일정이다. 물론 유로파리그 8강 나폴리전이 있기에 변수가 생길수는 있지만, 아스날로서는 리그에 좀만 더 신경을 쓴다면 충분히 4위권 안으로 시즌을 끝마칠 수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한 아스날로서는 이번 시즌 반드시 4위안에 들어서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내야만 하는 상황이다. 물론 에메리 감독이 첫 시즌이기에 당장 성적을 내라는 건 부담스러운 게 맞다. 하지만 이번 여름 다양한 자원들을 영입했고, 경쟁 팀들이 좀 처럼 힘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에메리 감독으로서는 반드시 진출에 성공해야 되지 않나 싶다. 그동안 아스날이 써온 역사를 생각해본다면 더욱더 그렇다.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아스날이 어떤 반전을 일궈낼지,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은 어느 팀에게 돌아갈지 시즌이 끝날 때까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가 나올 것 같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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