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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 새로운 중원의 지휘자, 세바요스


올여름 레알 마드리드에서 임대로 건너온 세바요스가 그야말로 ‘미친’ 활약을 보여주면서 아스날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세바요스는 지난 2라운드 번리를 상대로 도움 2개를 비롯하여 패스, 볼 터치, 드리블 성공, 키패스, 슈팅, 태클 성공 등 모든 스탯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아스날의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이날 세바요스는 공격과 수비를 가리지 않고 그라운드 전 영역을 뛰어다니면서 최고의 플레이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실제 세바요스의 히트맵을 살펴보면 얼마나 많이 뛰면서 폭넓은 움직임을 가져갔는지 알 수 있다. 또한, 현지 언론에서는 세바요스의 포지션을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중앙 미드필더 두 가지로 분류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날 세바요스가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다는 걸 말해주는 셈이다.


그리고 이런 세바요스의 등장으로 아스날이 그동안 골머리를 앓았던 미드필더 라인을 새롭게 구상하면서 동시에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며 에메리 감독 체제에서 입지가 흔들린 외질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기대할 수 있었다.



에메리 축구 철학에 부합하는 세바요스


아스날은 지난 몇 년을 놓고 봤을 때 뛰어난 미드필더를 다수 보유했음에도 매 시즌 고민이 많았었다. 파브레가스, 로시츠키, 아르테타, 카솔라, 외질, 윌셔같이 기술이 뛰어난 미드필더들이 있었지만, 잦은 부상, 부족한 수비력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램지, 디아비, 코클랭, 엘네니같이 활동량 넘치면서 투지 있는 미드필더 역시 마찬가지였다. 벵거 감독은 매번 새로운 조합을 찾으면서 해법을 파헤쳐보곤 했지만,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아스날 미드필더진에 고민이 많은 걸 파악한 에메리 감독은 벵거 감독이 떠나고 새롭게 부임하자마자 본인의 스타일에 맞는 미드필더를 데려왔고,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귀엥두지, 토레이라, 수아레즈(임대)를 영입했고 올 시즌에는 세바요스를 임대로 데려왔으며, 윌록, 넬슨같이 젊은 미드필더들을 1군으로 올리면서 본인의 전술을 점차 입혀가고 있다.


에메리 감독은 폭넓은 측면공격 및 공수 전환 속도를 상당히 중요시하는 스타일이다. 특히 수비 후에 공격으로 전화하는 속도를 매번 강조할 정도이다. 지난 시즌 기회를 창출해내는 능력 및 공을 다루는 기술이 좋지만, 공격 진행에 있어서 전환 속도가 느린 외질이 에메리 감독과 잦은 충돌을 보인 이유도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올 시즌 클럽 레코드를 기록하면서 데려온 페페와 끈질긴 구애 끝에 임대에 성공한 세바요스의 영입 역시 비슷한 이유이다.


그중에서도 세바요스는 에메리 전술 철학에 상당히 부합해 보인다. 세바요스는 기본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템포가 빠른 스타일이다. 본인이 직접 공을 갖고 움직이기보다 정확한 패스 능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공수를 전환하는데 능하다. 드리블을 치더라도 간결하게 움직임을 가져가고, 동료와의 연계에 좀 더 집중하는 편이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움직임을 바탕으로 공격과 수비 모두 가담하는 만큼 전체적으로 경기를 읽는 지능이 뛰어나고, 스피드가 빠르지는 않지만, 일정 속도를 유지하면서 언제든지 역습에 최적화되어있다. 에메리 감독은 이런 세바요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큰 기대를 내걸고 있다.


과거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었던 카솔라와 외질의 조합


세바요스가 더 기대되는 이유는 외질과 함께했을 때 나타날 시너지 효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세바요스와 외질 조합을 말하기에 앞서 과거 카솔라와 외질 조합을 먼저 짚고 넘어가겠다.


카솔라는 과거 아스날에서 뛰던 시절 10번 위치와 8번 위치 모두 소화할 수 있었으며 간결한 움직임, 뛰어난 찬스메이킹 및 탈압박, 빠른 공수전환,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팀에 상당한 영향을 불어넣었다. 카솔라는 주로 3선에 위치하여 외질과 함께 팀의 플레이메이킹 역할을 맡으면서 전체적인 경기를 풀어나갔는데, 카솔라가 있고 없고에 따라 아스날의 공격 전개는 확연하게 달랐고, 외질의 플레이 역시 큰 차이를 나타냈다.


실제 과거 현지 언론 분석을 토대로 하면 아스날은 카솔라가 있을 때 85경기에서 승점 183점(경기당 2.15점)을 획득했지만 카솔라가 없을 때 54경기에서 승점 92점(경기당 1.70점)을 가져갔다. 외질 역시 카솔라가 있을 때 490분 동안 평균 89번의 볼 터치와 3골을 기록한 반면 카솔라가 없을 때는 1376분 동안 평균 81번의 볼 터치, 2골이 전부였다. 물론 스탯상으로만 놓고 보는 것이 온전히 다 옳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스날과 외질은 카솔라가 있었을 때 좋은 흐름을 이어나갔다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외질과 세바요스


그리고 여기서 카솔라와 플레이 스타일이 상당히 유사하다고 평가받는 세바요스가 합류하면서 외질이 과거 모습을 되찾으면서 동시에 아스날이 공격에서 활기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외질은 본래 전체적인 경기를 풀어나가기보다는 2선에 위치해 파이널 패스에 전적으로 어울리는 선수이다. 하지만 카솔라가 떠난 이후로 대체자가 마땅히 없는 상황 속에서 외질은 그동안 후방까지 내려와 플레이에 관여해야 했고, 결국 본인의 장점은 장점대로 죽고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올 시즌 세바요스가 오면서 아스날 중원이 조금씩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고, 특히 공, 수에 모두 관여하면서 경기를 풀어줄 수 있는 만큼 외질이 이제는 오로지 본인의 플레이에만 신경 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다시 말해, 한 곳에만 집중하는 외질은 자연스레 좋은 플레이를 선보일 가능성이 커졌고 아스날 공격 역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뜻이다. 물론 세바요스가 좀 더 강한 상대와 맞붙었을 때도 지금과 같은 활약을 이어 나가줘야 하고, 외질 역시 기량을 되찾은 상태일 때 비로소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한 가지 긍정적인 부분은 아스날이 중원에서 다시 활기를 찾아 나가고 있으며 외질이 다시 활약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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