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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원더골을 어시스트한 베르통언


지난 주말 토트넘과 번리 경기에서 나온 손흥민의 원더골에 대한 여운이 아직까지도 가시지 않는 가운데 이와 더불어 뜨거운 화제로 떠오르는 건 베르통언의 어시스트다.


프리미어리그 공식 기록에 따르면 손흥민의 득점에 대한 어시스트는 베르통언으로 기록됐는데, 손흥민이 자기 진영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부터 무려 70m를 질주하며 12번의 터치 끝에 환상적인 득점을 만들어낸 걸 생각하면 이는 다소 의아할 수 있다. 사실상 손흥민 혼자서 만들어낸 득점이라고 보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베르통언은 “손흥민의 골보다 내 어시스트가 좋았던 것 같다."라고 말하며 재치있게 웃어넘겼지만, 별도로 궁금해하거나 의아해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많다. 베르통언의 지난 주말 번리전 어시스트의 규정 해석과 관련해서다.



프리미어리그 공식 기록에 따르면 손흥민의 골은 베르통언의 어시스트로 인정됐다.


먼저 기존에 프리미어리그에서 유지되어왔던 어시스트 규정을 먼저 살펴보면, 프리미어리그는 ①패스를 이어받은 선수가 3번의 터치 이내에 골을 넣었을 경우 ②슈팅이 골대나 골키퍼 맞고 튀어나온 공을 다른 선수가 골로 연결했을 경우 ③페널티킥을 얻어낸 뒤 다른 선수가 득점에 성공했을 경우 ④직접 프리킥을 얻어낸 뒤 다른 선수가 득점에 성공했을 경우에 어시스트를 인정해왔다.


다시 말해 위 4가지의 상황에서 골 직전 마지막 패스 혹은 슈팅을 때렸거나 반칙을 얻어낸 선수에게 어시스트가 주어진 셈이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놓고 봤을 때 원래대로라면 베르통언의 어시스트는 인정되지 않았을 거다. 팬들이 이번 베르통언의 어시스트를 의아해하며 어시스트 규정에 대해 다시 궁금증을 가지는 이유도 여기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베르통언의 어시스트는 어떻게 인정받을 수 있었던 걸까?


그 이유는 바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서 어시스트 기준을 대폭 완화하면서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는 어시스트에 대한 규정을 재편하면서 골이 기록되기 전 최종 패스 모두를 어시스트로 기록하기로 했다. 기존 규정은 최종 패스를 받은 직후 3번 이하의 볼 터치를 가져가야 어시스트를 인정했지만, 득점에 직접 관여한 패스를 내준 것으로 인정되면 볼 터치 제한은 사라진다는 게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서 새롭게 내놓은 규정이다.


다시 말해 베르통언의 어시스트가 인정될 수 있었던 이유는 골 직전 연결이면 골을 넣은 선수가 몇 미터건, 몇 번의 터치를 했건 상관 않고 어시스트를 주기로 한 규정에서 비롯된다. 좀 더 관대해지고, 단순해진 규정 속에 베르통언이 손흥민 원더골의 어시스트로 기록될 수 있었던 것이다.


프리미어리그는 규정을 재편하면서 플레이메이커 상도 새롭게 만들었다.


이 밖에도 프리미어리그의 어시스트 규정은 몇몇 부분이 변화하면서 달라졌다. 우선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페널티킥이나 직접 프리킥 득점에 성공했을 때 이를 유도한 선수의 어시스트 인정하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원래대로라면 페널티킥이나 직접 프리킥으로 득점에 성공하면, 이를 유도한 선수에게 어시스트를 인정해주었다. 하지만 개정된 규정에 따라 이제는 그러한 어시스트는 사라지게 됐다.


득점을 기록한 선수에게 공을 건네는 과정에서 상대편의 터치가 있으면 어시스트가 성립되지 않았던 과거와 다르게 지금은 상대편의 접촉이 있더라도 인정받을 수 있게 된 부분도 눈에 띄는 새로운 규정이다. 다만 상대편의 두 차례 이상 공 접촉이 있거나 공의 방향이나 궤적이 완전히 바뀌면 어시스트는 인정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슈팅한 공이 상대 수비수를 맞고 궤적이 바뀌더라도 동료의 결정적 골 기회로 연결됐다면 어시스트로 기록되는 것이 새롭게 추가됐다. 반면에 골대나 골키퍼를 맞고 나온 공을 득점으로 연결했을 시 골대나 골키퍼를 맞춘 선수에게 어시스트가 주어지는 규정은 사라졌다.


이처럼 프리미어리그는 그동안 어시스트 규정이 너무 복잡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규정을 재편하여 단순화하고, 효율적으로 바꿔냈다. 다만 어시스트 관련 규정이 리그마다 다르고, 매 시즌 조금씩 변화를 주기에 팬들로서는 그 기준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이번 베르통언의 어시스트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것 역시 이러한 이유에서 나온다.


그러한 점에서 앞으로는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하여 여타 리그들은 팬들이 규정을 이해하는 데 있어 혼선을 줄이고, 보다 축구계의 통일성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어시스트 규정을 손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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