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초반 주춤하는 리버풀
이번 시즌 초반 리버풀의 흐름이 생각보다 좋지 못하다. 우승권 경쟁을 하는 팀들과 비교했을 때 초반 페이스에서 많이 뒤처지고 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까지 치러진 가운데 3승 3무 1패로 7위에 올라있는 리버풀은 선두싸움에서 밀려나면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뿐만 아니라 유럽대항전에서도 리버풀은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할 정도로 현재 흐름은 저조하다.
특히 지난달에 열린 4라운드 맨시티 원정에서 0-5 스코어로 대패를 당한 경기는 근래 들어서 리버풀의 최악의 경기였고 가장 수치스러운 경기였다. 이는 현재 리버풀이 얼마나 부진하고 있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올 시즌 초반 리버풀이 이렇게 주춤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지 살펴보자.
㉮ 수비 불안
리버풀은 올 시즌도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자주 노출하고 있다.
리버풀은 현재 리그에서 7경기를 치르는 동안 12골을 실점했다. 이는 크리스탈 팰리스, 웨스트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실점이다. 올 시즌 리버풀이 부진하는데 가장 큰 요인은 대량실점, 즉 수비 불안이라고 볼 수 있다. 매 시즌 리버풀이 지적받아왔고 수비에서 불안감을 자주 드러냈던 부분인 만큼 리버풀에게 가장 큰 고민이기도 하다. 리버풀은 그동안 사코, 콜로 투레, 로브렌, 마팁, 클라반 등 여러 명의 중앙 수비 자원들을 영입해 왔지만 좀처럼 수비수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잦은 실수를 범하면서 승점을 획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올여름 리버풀이 수비수 영입을 가장 먼저 하려고 했던 이유이다.
하지만 생각했던 수비 보강은 이루어지지 못했고, 오히려 임대복귀를 한 사코를 크리스탈 팰리스로 떠나보냈다. 결국 기존에 있던 로브렌, 마팁, 클라반 세 명의 선수로 경기를 꾸려나가야 했고 세 선수 모두 불안한 수비력을 드러내면서 많은 실점을 쌓고 있다. 그 중에서도 로브렌은 최근 많은 이들이 비판을 일삼을 정도로 수준이 떨어지는 장면들을 자주 보여주여주고 있다. 1:1 상황은 물론이고 세트피스에서도 상대 선수를 놓치는 장면들이 흔하다. 그나마 풀백들이 안정감을 보여주면서 수비가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클롭 감독으로서는 여름에 영입하려 했던 반 다이크가 간절한 상황이다.
㉯ 원톱의 부진
올 시즌 아직까지 리그에서 1골에 머물러 있는 스터리지
리버풀의 고민은 단연 중앙 수비만이 아니다. 원톱의 부진도 빼놓을 수 없다. 과거 케니 달글리시, 이안 러시, 로비 파울러, 오웬, 토레스, 수아레즈까지 리버풀 공격수의 계보는 상당했다. 하지만 이후로 공격수 계보가 끊기면서 영입된 공격수들은 줄줄이 실패를 경험하고 리버풀을 떠났다. 캐롤, 램버트, 발로텔리, 아스파스 등이 대표적으로 그랬다.
올 시즌 리버풀은 그나마 양쪽 윙어 마네와 살라 그리고 제로톱으로 기용되는 피르미누가 팀 전체 득점에 약 70%를 차지할 만큼 공격에서 활기를 불어 넣어주면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반면 원톱으로 기용되는 스터리지는 전혀 존재감을 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리버풀에서만 6시즌째 활약 중인 스터리지는 잦은 부상과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과거 2013-14시즌 이외에는 인상 깊은 시즌이 없을 정도로 활약이 부족하다. 이번 시즌도 변함이 없다. 지금까지 5경기에 출전한 스터리지는 고작 1골밖에 넣지 못할 정도로 저조한 득점력을 나타내고 있다. 클롭 감독은 "스터리지는 중요한 선수이다. 우리 팀에 충분히 도움이 되는 선수이다."라고 말하며 감싸주고는 있지만, 사실상 이제는 스터리지에게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영입된 솔랑케에게도 큰 기대를 걸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나마 자유계약으로 영입하면서 이적료를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름 괜찮은 영입으로 볼 수 있지만, 3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아직 1군 무대에서 뛰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리버풀로서는 원톱의 부진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리그 우승 가능성도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 쿠티뉴의 이적결심
쿠티뉴의 이적 여파는 팀의 분위기를 흔들어놨다.
리버풀이 흔들리는 이유 중 쿠티뉴의 이적설도 생각해볼 수 있다. 믿었던 선수가 팀을 떠나려고 하는 상황을 겪은 리버풀의 분위기는 당연히 좋을 리가 없다.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쿠티뉴의 이적 여부였다. 바르셀로나가 쿠티뉴를 원했고, 쿠티뉴 또한 바르셀로나 이적을 원하면서 구단에 끊임없이 이적 요청을 했고 챔피언스리그 로스터 등록까지 거부할 정도로 팀과 완전히 등을 돌렸다. 이적은 리버풀이 완강하게 거절하면서 무산됐지만, 사실상 쿠티뉴의 마음은 리버풀을 이미 떠났고 팀 동료들 그리고 클롭 감독과의 관계도 예전만 못해졌다. 쿠티뉴는 팀 훈련에 참가하지 않는 것은 물론 팀에서 이탈하면서 5라운드까지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공식적인 이유는 등 부상이라고 공개했지만, 사실상 이적 여파 때문에 거취가 불분명해지면서 팀에 늦게 합류한 셈이다. 그에 따라 쿠티뉴의 공백은 전술적인 부분과 로테이션 측면에서 팀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다행히 지금은 쿠티뉴가 돌아왔고 리그에서도 2골을 넣어주면서 공격적인 역할을 잘 수행해주고는 있지만, 언제 떠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리버풀 팬들은 계속 남아주기를 희망하지만, 쿠티뉴의 의지를 꺾기는 힘들어 보인다. 리버풀은 팀의 분위기를 위해서라도 과감하게 내치는 방안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스쿼드의 두께
클롭 감독은 전술 뿐만아니라 전체적인 로테이션 및 선수관리도 신경을 써야한다.
리버풀은 클롭 감독의 '헤미메탈' 축구 즉, 많이 뛰면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한 다음 공격을 전개하는 전술을 사용하는 팀이다. 하지만 이런 전술을 가동하는 데 있어서 스쿼드는 생각보다 빈약하다. 올 시즌 5명의 선수를 영입하긴 했지만, 그만큼 떠나보낸 선수도 많을뿐더러 현재 랄라나와 클라인은 장기부상으로 아웃되어있다. 사실상 선발로 기용될 수 있는 자원이 한정되어있다고 봐야한다. 올 시즌 리버풀의 선발 라인업을 살펴보더라도 2~3명의 선수를 제외하면 사실상 고정되어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벌써 선수들의 체력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선수층이 얇은 게 큰 고민거리이다.
특히나 프리미어리그는 다른 리그보다 일정이 빡빡하다. '박싱데이'에 돌입하면 로테이션은 필수이며, 이때 선수 관리가 제대로 안 되면 순위가 확 떨어질 수도 있다. 클롭 감독은 그런 부분을 고려했을 때 적절한 로테이션은 필수이다. 객관 전력상 아래에 있는 팀들을 상대하거나 승기를 잡은 경기에서는 빠른 교체를 가져가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전체적인 리버풀의 문제점을 봤을 때 시간이 주어진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이제 7경기를 치렀다. 남은 경기 수는 많기 때문에 리버풀 그리고 클롭 감독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서 다시 선두권으로 올라설 수 있다고 본다. 최대한 빠르게 문제점을 해결하여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며 리버풀의 앞날을 응원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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