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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를 격파한 토트넘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고, 위험천만한 순간의 연속까지. 자칫 대패를 당할 수 있었지만, 토트넘은 결정적인 순간 득점을 통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베르흐베인, 손흥민의 골을 앞세워 홈에서 거함 맨시티를 잡아낸 그들은 단숨에 5위까지 올라서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토트넘은 20라운드 노리치 시티전 무승부를 기점으로 미들즈브러전 무승부, 사우샘프턴전과 리버풀전 연패, 왓포드전 무승부 등 최근 분위기가 떨어질 때로 떨어진 상태였다. 무리뉴 감독의 전술은 이미 퇴보한 지 오래됐다는 비판과 함께 토트넘의 경기력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었다. 불과 1, 2년 전만 하더라도 강팀다웠던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비평에도 무리뉴 감독은 본인의 아집을 쉽사리 내려놓지 않았다. 오히려 수비적으로 나섰으면 나섰지, 공격의 무게를 싣고자 하지는 않았다. 이에 토트넘의 칼날은 점점 무뎌졌고, 득점은 점점 줄어들면서 화력은 약해져만 갔다.


경기력의 저하로 불안 반, 실망 반으로 토트넘의 경기를 지켜봐 온 팬들에게 있어서 이번 라운드 맨시티전은 최대 고비이자, 걱정거리였다. 자칫 잘못하면 홈에서 득점을 올리지도 못한 채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대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맨시티를 리그에서 잡아본 지가 1220일이 지난 시점에서 그 불안감은 더 커져만 갔다. 하지만 토트넘은 무리뉴 감독의 뛰어난 용병술을 중심으로 확고한 스타일을 유지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맨시티를 잡아내는 이변을 연출했다. 토트넘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다 주며 걱정을 단번에 해소한 무리뉴 감독이었다.



빠른 속도를 활용한 전술을 꺼내든 무리뉴 감독


무리뉴 감독이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를 상대로 이날 야심 차게 준비한 전술의 핵심은 ‘속도’다. 기본적으로 맨시티는 라인을 높게 끌어올려 뒷공간이 넓게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에다가 페르난지뉴와 오타멘디의 스피드가 떨어지다 보니 뒷공간이 더 불안할 수밖에 없었는데 무리뉴 감독은 이 부분을 집중공략 했다.


무리뉴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들고나오면서 대형에는 큰 변화를 가져가지 않았으나 생각 외로 새롭게 영입한 베르흐베인을 곧바로 선발로 내세우며 라인업에 변화를 가져갔다. 팀에 합류한 지 불과 5일밖에 안 된 베르흐베인의 선발은 의외라는 평을 받았지만, 무리뉴 감독은 베르흐베인을 많이 뛰고 기동력이 좋은 알리, 윙크스와 속도가 빠르고 돌파력이 좋은 손흥민, 모우라와 함께 전방에 위치 시켜 본인이 잘하는 역습 축구를 완벽하게 구사하고자 이와 같은 선택을 가져갔다.


이런 토트넘은 이날 속도의 힘을 보여주고자 하는 움직임이 확실했다. 완전히 수비적으로 내려서면서 상대 공격을 틀어막고, 발 빠른 자원들에게 단번에 전방으로 연결되는 패스 한 방으로 맨시티의 뒷공간을 무너트리며 득점으로 연결하는 패턴을 가져갔다. 무리뉴 감독 체제 토트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술이었으나 이날만큼은 전방에 세 명의 발 빠른 자원이 있는 만큼 조금 더 특별했다.


물론 토트넘의 역습은 쉽사리 진행되지는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당연히 야심 차게 준비한 속도를 살리는 데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반적으로 볼을 오래 소유한 채 공격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쪽은 맨시티였고, 토트넘은 공격찬스가 와도 패스미스가 잦아 쉽사리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에 역습을 몇 차례 시도하지 못했다.


득점을 통해 팀을 승리로 이끈 손흥민과 베르흐베인


하지만 빠른 스피드를 통해 맨시티의 뒷공간을 노리는 무리뉴 감독의 카운터 전술은 조금씩 주효하기 시작했다. 전반 10분과 17분 맨시티 뒷공간을 위협하는 장면이 연출됐고, 후반 15분 코너킥을 끊어낸 뒤 곧바로 빠른 역습을 나가는 과정에서 진첸코의 파울을 유도, 퇴장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만들어 내면서 무리뉴 감독의 역습 전술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빠른 스피드 그리고 역습을 통해 맨시티를 흔들고 끝내 수적 우위까지 점하면서 분위기를 조금씩 가져온 셈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토트넘은 후반 17분 베르흐베인의 선제 득점이 터졌고, 후반 25분 손흥민의 쐐기골이 나오면서 완전히 흐름을 뒤바꾸는 데도 성공, 결과적으로 승리를 쟁취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경기의 주도권과 흐름을 완전히 내준 채 끌려갔지만, 토트넘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역습 전술이 빛을 발휘하고, 찾아온 기회를 순도 높게 골로 연결하면서 맨시티를 무너뜨릴 수 있었던 셈이다. 상대의 약점을 간파하고, 실리를 추구한 무리뉴 감독의 완벽한 승리이기도 했다.


앞으로 손흥민, 모우라, 베르흐베인의 공격 라인은 기대를 모은다.


토트넘은 케인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마땅한 정통 공격수가 없음에도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정통 공격수 보강을 하지 않았다. 리그 순위 경쟁에서 추진력이 필요한 현시점을 고려하면 이해가 되지 않은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이번 맨시티전을 통해 손흥민, 모우라, 베르흐베인으로 이어지는 빠르고 위협적인 공격라인을 새롭게 발견했고, 가능성을 엿봤다. 정통 공격수의 영입이 없었던 점은 아쉽지만, 분명 좋은 방안을 찾았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을 받을 수 있을 거다. 그리고 아마 이 공격라인은 남은 시즌 토트넘의 주요한 공격 전술이 될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은 맨시티전 승리로 5위까지 올라서면서 다시 순위권 싸움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토트넘은 이번 주말 휴식기를 갖고, 다음 주말 아스톤 빌라를 만난 뒤, 챔피언스리그 16강 일정이 시작된다. 과연 이번 라운드 맨시티전에서 보여준 공격조합은 앞으로 또 어떤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얼마나 좋은 활약을 선보일지 기대를 모은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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