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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벵거 감독이 키워냈던 선수들, 왼쪽부터 젠킨슨, 램지, 윌셔, 깁스, 체임벌린


과거 아스날은 벵거 감독의 뚜렷한 철학 속에 유망주들 천국이라 불릴 만큼 다재다능한 어린 선수들이 많았다. 파브레가스, 램지, 월콧, 클리쉬, 체임벌린 등 년 시절에 아스날로 넘어와 벵거 감독 지휘 아래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했다아스날은 자체적으로 유소년 시스템을 활용하여 젊은 선수들을 팀의 주축으로 키워내기도 했는데, 애슐리 콜, 시드웰, 윌셔, 깁스, 이워비 같은 선수들이 그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하지만 이렇게 찬란했던 아스날의 유소년 정책은 어느 순간부터 점점 빛을 잃었다. 가장 큰 이유는 성적과 직결됐다. 아무래도 유망주를 키워내는 것만으로는 매 시즌 순위싸움이 치열한 프리미어리그에서 당장 성적을 내기에 한계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에 아스날은 외질, 산체스 영입을 시작으로 사카, 무스타피, 오바메양, 라카제트 등 거액의 이적료를 쏟아부으면서 영입 전쟁에 뛰어들었다.


물론 투자를 통해 선수 영입을 하더라도 벵거 감독은 젊은 선수 기용정책을 꾸준히 유지했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성장에 한계가 오고, 하나둘씩 팀을 떠나기 시작하면서 아스날 유소년 정책은 완전히 잊혀져 갔다. 벵거 감독이 떠나고 에메리 감독이 부임하면서 토레이라, 레노, 소크라티스, 리흐슈타이너 등이 영입되고, 아스날 유소년을 총괄하던 모로우가 해임되면서 잊혀짐은 더욱더 빠르게 진행됐다.



최근 주목받는 신성, 부카요 사카


그러나 최근 유소년에서 콜업 된 메이틀랜드-나일스가 좋은 활약을 통해 입지를 넓혀가면서 아스날 유소년 출신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고, 윌록, 넬슨과 같은 선수들도 조금씩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올 시즌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한 명인 사카의 맹활약 속에 아스날은 과거 잘 나갔던 유소년 시스템 명성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사카는 만 18세밖에 되지 않은 상당히 젊은 층에 속하는 가운데 최근 아스날 상승세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바메양, 페페, 외질, 자카 등 주축 선수들의 활약도 뛰어나지만, 사카가 버텨주는 가운데 아스날은 좋은 성적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본래 공격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왼쪽 풀백 포지션을 성공적으로 소화하면서 사카의 주가는 치솟고 있다.


실제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1경기 출전, 그것도 7분 뛰는 데 그쳤던 사카는 올 시즌 벌써 리그에서만 17경기를 소화했다. 여기다 유로파리그, FA컵, 리그컵 모두 다 합치면 공식경기에서 27경기를 뛰었다. 총 출전 시간이 팀 내에서 9번째로 많은 수치로, 이는 외질, 라카제트, 베예린, 무스타피 등보다 많은 출전 기록이기도 하다. 출전 기록에서 그가 올 시즌 얼마나 중요한 자원으로 분류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공수 양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사카


단순히 출전 시간이 늘고 있다고 해서 그의 가치가 빛난다고 착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실제로 경기장 내에서 보여주는 활약이 있기에 그를 극찬하면서 동시에 많은 기대를 걸 수 있었다. 사카는 올 시즌 아스날의 주요 공격 스탯에서 선두권을 휩쓸고 있다. 모든 대회 통틀어 9개의 도움을 올리면서 팀 내 최다 도움을 기록 중이고, 득점 역시 3골로 팀 내 6번째 많은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분당 공격포인트(1,000분 이상 출전 기준)로 환산하더라도 4번째로 높은 순위다.


이뿐만 아니라 리그를 기준으로 했을 때 팀 내에서 드리블 돌파 성공이 3번째로 높고, 패스가 득점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가늠하는 통계 기록, 즉 기대 도움을 나타내는 xA(Expected Assists) 수치도 2.22로 4번째로 높다. 사카가 최근 들어 왜 주목받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사카의 경쟁력은 수비 스탯에서도 나타나는데, 그는 리그를 기준으로 봤을 때 경기당 태클 성공 1.8회로 메이틀랜드-나일스, 챔버스 다음으로 높다. 가로채기, 클리어링, 블록 역시 순위권에 위치해 있다. 다시 말해 공격도 공격이지만, 본래 임무인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쉽게 잃지 않으면서 팀의 승리에 공헌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르테타 감독도 이런 사카의 활약에 “사카는 공격과 수비 모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자원이다. 나는 그를 계속해서 기용할 생각이며, 반드시 팀에 남도록 돕겠다.”라고 밝히며 극찬했다.


아르테타 감독이 신뢰하고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기대된다.


붙박이 주전이었던 콜라시나츠가 잦은 부상으로 기량이 예전만 못하고, 기대를 모으고 영입했던 티어니는 장기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웠던 가운데 예상치 못하게 등장한 '사카 카드'는 성공적인 효과를 거두었다. 특히 그는 아스날 유소년 출신으로 과거 벵거 감독 시절 유소년 시스템의 향수를 다시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고 있다.


과연 앞으로 사카가 아르테타 감독 밑에서 주전으로 기용되면서 얼마나 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끌어내는 가운데 더 높은 위치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를 기대하며, 그의 앞날을 응원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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