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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더비에서 승리를 가져간 맨유


최근 솔샤르 감독의 맨유는 전술체계를 철저하게 확립해나가며 과거 잘나갔던 명가의 재건을 꿈꾸고 있다. 그동안 전술을 운용하면서 애매했던 부분과 명확했던 단점 등을 보완하고 수정하면서 본인들만의 새로운 전술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맨유가 현재 새롭게 보여주고 있는 전술은 분명하다. 후방을 단단하게 한 다음 빠르게 치고 나가는 카운터 역습을 바탕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전술, 그것이 현재 맨유의 주 전술이다. 솔샤르 감독은 상대에 따라 포백, 스리백을 유기적으로 활용하며 전술의 유연함을 더해주기도 하는데, 이 부분을 통해 팀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켜 나가고 있다.


이렇게 솔샤르 감독의 전술 변화를 바탕으로 경기력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맨유는 최대 고비가 될 수 있었던 맨시티전을 철저하게 준비해오며 승리로 장식했다. 본인들이 잘하는 걸 어김없이 보여주면서 동시에 상대의 강점을 완전히 묶어낸 솔샤르 감독은 ‘맨더비’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을 상대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맨유의 선발 라인업


솔샤르 감독은 이날 맨시티를 상대로 3-4-1-2 대형을 들고나왔다. 맨유가 전력이 대등하거나 우위에 있는 팀들을 상대로 자주 들고나오는 대형이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맨유의 대형이 단순히 전력이 대등 혹은 우위에 있는 팀을 상대할 때보다는 맨시티를 완벽하게 묶어낼 수 있는 맞춤 전술에 더 가까웠다. 솔샤르 감독이 어떻게 해서든 승리를 거머쥐겠다는 다짐 하에 맨시티의 특징과 틈새를 정확히 파악, 파고들면서 들고나온 전술이었다.


솔샤르 감독은 1차적으로 맨시티가 잘하는 걸 막아내고자 했다. 홈인데도 불구하고 절대 무리해서 라인을 끌어올리거나 공격적으로 임하지 않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도록 대형을 유지했다. 특히 수비 시에는 완전히 뒤로 물러서서 상대에게 공간을 최대한 내주지 않으려고 했다. 이날 맨시티가 90분 내내 고전했던 이유도 여기서 나타난다.


맨유 수비 시 5-3-2 대형


맨유는 3-4-1-2 대형이 본 대형이었지만, 수비할 때만큼은 5-3-2 대형으로 전환을 꾀했다. 좌우 윙백이 스리백과 라인을 똑같이 유지하고,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마티치, 프레드와 함께 5백 앞에 위치하여 수비라인을 보호했다. 이는 맨시티의 주공격 루트인 좌우 측면과 하프 스페이스 공간을 완벽하게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맨시티는 공격 시 좌우 측면 공격수들이 터치 라인 근처에서 넓게 움직임을 가져가며 상대를 흔들어놓고, 이때 수비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틈이 생기면 중앙 미드필더가 하프 스페이스 공간으로 침투하여 공격 찬스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솔샤르 감독은 이런 맨시티를 잘 알고 있었고 이를 막아내고자 했다. 좌우 윙백으로 하여금 수비 시에 완전히 내려와 측면 공격수를 대인 방어하도록 했고, 마티치와 프레드에게는 하프 스페이스 공간을 막아내도록 했다. 여기다 중앙 수비수까지 전방위적으로 움직임을 가져가며 측면과 하프 스페이스 공간을 커버하도록 지시했다.


이 같은 봉쇄 전술은 적중했다. 맨시티는 맨유가 철저하게 공간을 틀어막고, 틈을 주지 않자 당황한 나머지 공격 전개를 원활하게 하지 못했다. 실제로 맨시티는 전반 45분 동안 69.4%의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정작 때려낸 슈팅은 1회에 그쳤다. 여기다 중원에서 득점 찬스로 이어지는 패스는 단 한 차례도 연결되지 못했다. 아구에로가 이날 슈팅을 단 한 차례도 때려내지 못한 건 맨유의 스리백을 뚫어내지 못해서이기도 했지만, 중원에서 패스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부분도 무시할 수 없었다.


물론 맨시티는 후반에 제주스, 마레즈의 투입으로 조금은 활기를 되찾으면서 분위기를 조금씩 반전시켰고, 실제 전반전보다는 많은 찬스를 가져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완벽하게 준비를 해온 맨유의 철옹성 같은 수비를 뚫어내기에는 버거움이 많았고, 끝내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패배를 가만히 지켜봐야만 했다.


전술적으로 철저하게 준비해오면서 승리를 거머쥔 솔샤르 감독


솔샤르 감독의 맨유가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던 건 상대를 꽁꽁 묶어내기만 해서가 아니었다. 그들이 잘하는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의 약점을 또다시 간파하면서 승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맨유는 이날 최전방에 마샬과 제임스, 두 명의 발 빠른 자원을 배치하여 날카로운 역습과 지속적인 압박을 보여주었다. 특히 솔샤르 감독은 오타멘디, 페르난지뉴 중앙 수비수 조합이 발이 느리다는 걸 명확하게 알고 이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자 했다. 실제 맨유가 만들어낸 찬스를 보면 상대 중앙 수비수의 허점을 노렸던 부분이 대다수였다. 상대 중앙 수비수 뒷공간을 노리거나, 그들을 앞에 두고 빠른 스피드로 제쳐내면서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러한 가운데 전반 29분 얻어낸 프리킥에서 상대 수비라인을 무력화시키는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기막힌 패스와 마샬의 재빠른 침투로 선제골을 만들어냈고, 리드를 가져오는 가운데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전방 압박 역시 지속적으로 들어갔다. 마샬과 제임스는 완전히 내려서서 수비할 때가 아니라면 맨시티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하고자 높은 위치에서부터 곧바로 압박을 시도했다. 여기다 브루노 페르난데스까지 압박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투톱을 도왔다. 세 선수의 압박에 맨시티는 후방에서 빌드업이 생각만큼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했고, 실점으로 직결될 만큼 위기의 상황도 맞이했다.


이처럼 맨유는 본래 활용해오던 전술을 좀 더 디테일하게 체계적으로 다듬으면서 상대가 잘하는 걸 완벽하게 묶어내고, 본인들이 잘하는 걸 명확하게 보여주며 승리를 일궈냈다. 무엇보다 솔샤르 감독이 과르디올라 감독을 완벽하게 간파하면서 전술적으로 돋보였던 경기이기도 했다. 근래들어 전술적으로 완벽해지는 가운데 무서운 기세를 뽐내는 맨유, 그들은 자신들만의 확실한 컬러를 다시 한 번 더 입증했고,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카이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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