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무리뉴 감독의 의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경기 전만 하더라도 토트넘이 승리를 거둘 거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토트넘은 재개 이후 1승 1무를 거두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간 반면,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FA컵 포함 3연패 부진에 빠지면서 이번 라운드마저 극복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막상 경기에 돌입했을 때 경기의 양상은 전혀 다른 흐름으로 전개됐고, 결국 토트넘은 셰필드에 패배했다. 그것도 3골이나 실점하면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토트넘으로선 최근 경기에서 공격과 수비 모두 문제점이 제기된 셰필드를 상대로 패배였기에 충격이 쉽사리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토트넘이 이렇게 무너진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선수들의 부진을 탓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토트넘 선수들은 앞선 2경기와 비교했을 때 잦은 실수가 반복됐고, 원활한 연계가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경기를 쉽게 풀어나가지 못했다. 여기다 VAR 골 취소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조세 무리뉴 감독의 전술적 변화 실패를 말할 수 있다.


양 팀의 선발 라인업, 토트넘은 2선에 변화를 가져갔다.


이날 무리뉴 감독은 셰필드를 공략하고자 전술과 라인업 일부 변화를 택했다. 특히 2선에 중앙 지향적인 미드필더가 아닌 손흥민, 스티브 베르흐베인, 루카스 모우라를 배치했다. 이들 모두 측면에서 주로 움직임을 가져가는 선수들로 무리뉴 감독이 셰필드를 상대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셰필드는 좌우 윙백의 공격 가담도 활발하지만, 좌우 센터백이 하프라인 윗선까지 올라오면서 공격작업에 가세하는데, 이때 측면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면서 크로스를 통해 득점을 뽑아내는 패턴이 많다. 이에 무리뉴 감독은 셰필드 측면을 봉쇄하고자 이와 같은 선택을 가져갔다. 공격적인 오버래핑을 자주 시도하는 셰필드의 스리백에 부담감을 안겨주겠다는 무리뉴 감독의 의도였다.


경기 초반만 하더라도 무리뉴 감독의 전술 변화는 나쁘지 않았다. 토트넘은 손흥민, 베르흐베인, 모우라가 유기적인 움직임을 가져갔고, 이를 통해 셰필드 수비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셰필드 수비는 측면의 선수들이 계속 바뀌자 마크 과정에서 혼선이 왔고, 생각만큼 오버래핑을 시도하지도 못했다.


양 팀 선수들의 전반전 평균 움직임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전술 변화는 악효과로 나타났다. 손흥민, 베르흐베인, 모우라는 서로의 동선이 겹치면서 비효율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졌고, 측면에서 활발한 공격도 이어지지 못했다. 그리고 이는 셰필드가 부담을 덜게 되면서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전반 31경, 셰필드의 오른쪽 센터백으로 나선 크리스 바샴이 오버래핑 이후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산데르 베르게가 마무리하면서 선제골을 뽑아냈다.


뿐만 아니라 2선 중앙에서 볼배급을 해줄 자원이 없다 보니 공격 전개 시 패스 연결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셰필드가 5백으로 내려앉을 때 공격에 창의성을 불어 넣어주질 못했다. 그리고 이는 해리 케인이 전방에서 고립되는 상황으로까지 연결됐다. 토트넘이 전반 내내 유효슈팅 1차례에 그친 이유도 여기서 나타난다.


3선에 위치한 지오바니 로 셀소가 높은 위치까지 올라오며 공격 전개를 하고자 했으나 이 역시 한계가 있었고, 오히려 상대 중원 싸움에서 밀리는 현상까지 초래했다.


셰필드에 패배한 토트넘


결국 무리뉴 감독은 공격이 풀리지 않자 후반 이른 시간 베르흐베인을 빼고, 중앙 지향적인 에릭 라멜라를 투입하면서 전술의 패착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후로도 토트넘은 흐름을 가져오지 못했고,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26분경 델리 알리, 탕귀 은돔벨레 투입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사실상 무리뉴 감독은 선수 교체만 했을 뿐이지 전술에서는 이렇다 할 반전을 만들 수 있는 변화를 주지 못했고, 토트넘은 한 골을 더 실점하면서 최악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케인의 만회골로 영패는 면했지만, 사실상 전술적으로나 경기력으로나 완패나 다름없었다. 참고로 토트넘은 후반전엔 슈팅 한 번에 그쳤다.


이를 놓고 봤을 때 셰필드가 홈에서 연패 탈출하고자 절치부심하며 잘 준비해 나오기도 했지만, 그보단 무리뉴 감독의 전술이 완벽하게 실패로 돌아갔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후반 교체 이후로도 플랜B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 부분에 있어서도 무리뉴 감독은 당분간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피드백 환영합니다. 공감 많이 눌러주세요.

반응형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방문자수
  • Today :
  • Yesterday :

축구를 좋아하는, 칼럼리스트를 꿈꾸는 대학생의 블로그입니다.